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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aemyungdan May 15. 2024

부처님 오신 날



틈에 잡초들이 자란다

틈엔 이렇게 세상이 생긴다

틈이 있어 설 수 있고

틈이 있어 다가서고

틈이 있어 한명 더 앉으며

틈으로 귀를 기울인다

틈은 뜨거운 자취다

틈이 통로가 된다

틈은 어느새 길이 된다

틈은 그 길 위에

생명으로 들어서고나서부터이다

생로병사 희로애락

틈에 때가 낀다

틈이 없다면 예수님도 부처님도 없겠지

틈이 없다면 우린 천사거나 악마거나

틈으로 개울이 흐르고

틈으로 내가 흐르고

틈으로 강이 흐르며

물소리가 울린다

그러나 오늘은

틈이 사라져 고요가 머무는

부처의 바다로 가 보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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