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회가 미래를 잃는가〉

by Lee

〈어떤 사회가 미래를 잃는가〉


한국에서 오래 살아오며

나는 한 가지 원칙을 깊이 체감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 원칙은,

한국뿐 아니라 어느 사회든 반드시 기억해야 할 최소한의 토대라고 생각한다.


그 말은 아주 단순하다.


“절대로 어떤 사람도, 하찮아 보인다는 이유로 함부로 대하지 마라.”


우리는 살면서

정신과 병원에서 치료받는 사람을 보기도 하고,

교정시설에 수감된 사람들의 삶을 듣기도 하고,

편의점이나 서비스업에서 숨 돌릴 틈 없이 일하는 사람들을 마주하기도 하고,

길 위에서 위태롭게 하루를 버티는 사람을 만나기도 한다.


겉에서 보기에는

누군가의 인생이 멈춘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혹은 실패한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어떤 사람은 다른 이들보다 출발선이 너무 뒤에 서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 누구도 ‘하찮은 존재’가 아니다.


이 원칙이 무너지는 순간,

그 사회는 아주 중요한 능력들을 잃기 시작한다.


첫째,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는 능력을 잃는다.


창의성은 늘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나온다.

무시당하는 자리, 조용한 자리, 작은 자리에서

혁신의 씨앗이 자라는 경우가 많다.

사람을 하찮게 여기는 사회는

그 씨앗을 발견할 기회 자체를 버린다.


둘째, 실수한 사람이 다시 일어설 여지를 잃는다.


누구나 실수한다.

그 실수를 회복할 수 있는 공간이 있는 사회만이

재능을 잃지 않는다.

한국은 이 구조가 유난히 부족하다.


셋째, 다양성에서 나오는 창의적 에너지가 사라진다.


사람이 다 다르다는 것을 존중하지 않으면

사회는 한 가지 틀로 사람을 재단한다.

그 틀은 편한 대신,

세상을 바꿀 혁신을 태어나지 못하게 한다.


넷째, 신뢰가 사라진다.


존중이 사라진 사회는

두려움과 방어로 움직인다.

앞으로 나아가기보다 서로를 감시하게 된다.

이런 사회는 오래가지 못한다.


나는 한국에서 살아왔기 때문에,

한국이 어떤 방식으로 존중을 잃어왔는지

직접 경험하며 배울 수 있었다.

그리고 나는 그 경험을 기반으로만 말할 수 있다.


반면, 나는 아직 다른 사회에서 살아보지 않았기에

그 사회와 단정하거나 비교하지 않으려 한다.

어디든 장단점이 있고,

모든 사회는 자신만의 과제를 가지고 있으니까.


그러나 이것 하나만은 분명하게 말할 수 있다.


사람을 존중하지 않는 사회는

혁신을 잃고,

기회를 잃고,

미래를 잃는다.


그 사회는 결국

가장 중요한 자원—“사람”—을 스스로 고갈시키기 때문이다.


“당신 앞에 서 있는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이든,

당신이 보기엔 하찮아 보이든,

절대로 함부로 판단하지 말라.

그 작은 존중 하나가 한 사람의 삶을 살리고,

한 사회의 미래를 바꾼다.”


나는 그것을 배웠다.

아주 아프게, 그리고 아주 분명하게.


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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