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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 이해 Oct 30. 2022

비난하고 과시하는 심리

"너는 대체 잘하는 게 뭐야."
"아는 게 있긴 하니?"
 


이런 말을 들을 때면, 너무 화가 나고 수치스럽다. 

‘남들이 보기에 내가 정말 그런가?’ 


그렇게 마음속으로 고민하고 끙끙 앓다 보면, 그것이 어느새 나에게도 사실처럼 다가온다. 

‘나는 왜 이렇게 쓸모없을까?’  

    


주변 사람들이 하는 말은 이처럼 열등감을 만들어낼 수 있다. 그들은 왜 그런 행동을 하며 깔깔대고 좋아할까? 남을 비난하고, 깎아내리는 것이 내가 우위에 있음을 느낄 수 있도록 하기 때문이다. 열등감을 느끼는 사람들은 그 열등한 자신의 모습을 견디지 못한다.


그래서 나와 비슷한 사람들을 주위에서 찾으며 안도하거나, 나보다 더 못 나보이는 사람들을 보며 깔본다. 강자에겐 약하고, 약자에게 강한 그런 사람들이다! "내가 그래도 너보단 낫지." 그런 사람들의 내면을 들여다보면 엄청난 열등감으로 똘똘 뭉쳐있다. 그런 자신을 견딜 수 없어 남을 욕하고 깎아내리는 것이다. 그래서 그 위에 자신을 놓으면서 우월감을 느낀다. 잠시나마 열등감에서 해방된 기분을 느끼는 것이다.    

 

나 역시 아무 이유 없이 비난하고 함부로 말하는 사람들을 자주 마주쳤다. 그때 생각했다. ‘왜 무례하게 저런 말을 하지? ’ 분노와 짜증이 치밀어 올랐지만, 화를 잘 내지 못하는 나는 웃으며 넘겼다. 그렇게 분노하는 나의 감정은 해소되지 못하고 억눌렸다. ‘대체 왜 저렇게 남을 못 잡아먹어서 안달일까?' 그 이유에 대해서 고민해 보았고 알게 되었다. '결국 저 사람도 스스로를 혐오하고 있는 사람이구나.'


이런 사실을 알고서는 오히려 불쌍하고 안쓰러운 사람이란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 이유 없이 나를 비난하면 속으로 생각한다. ‘어휴. 얼마나 자기혐오가 심하면 저럴까?’, ‘나한테 중요한 사람도 아니니까 심각하게 받아들일 필요가 없겠다.’ 이런 마음가짐으로 사회생활을 하기 시작하자, 불필요한 감정 낭비를 하지 않아도 됐다.   

     



나는 타인이 하는 말과 행동에 자주 상처를 받고 수치심을 느꼈다. 그런 말을 계속 듣다 보면 어느새 내가 스스로에게 그 말을 똑같이 하고 있었다. 떠오르는 생각과 느낌들은 나를 끝도 없이 괴롭혔다. 누군가에게 인정받았을 때만 내 존재의 가치를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 잘 보이고 인정받기 위해 가면을 쓰고 살다 보니, 어느새 진짜 ''는 사라지고 가짜 ''만 있었다. 내 마음 안에는 타인만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참 아프게 다가왔다.      


하지만 이제는 남들이 하는 말은 그저 개인적인 의견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 주관대로 판단하고 말한다는 사실을 이제는 알기에, 그들이 하는 말을 신경 끄기로 했다. 타인이 아닌 나를 먼저 챙기기로 결심했다. 그 결심은 완전히 다른 인생을 살 수 있도록 만들어주었다.

    



나에게 이유 없이 쏟아지는 비난, 난무하는 욕에 그 누가 상처받지 않을 수 있을까? 정말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힘듦과 아픔은 늘 비난한 사람이 아닌 비난받은 사람의 몫이 아니던가. 그들을 이해하라는 말이 아니다. 자신을 지키기 위해 그들의 행동에 의미부여를 다르게 해 보자는 말이다. 자신이 얼마나 혐오스럽고 불만족스러우면, 약해 보이는 사람에게 가서 강한 척하며 자기를 내세울까? 오히려 진짜 강한 사람들이 과시하지 않고 자랑하지 않는다. 반응해주지 않는 것이 그들에게 복수하는 길이다. 그대로 두면 알아서 스스로를 괴롭힐 게 뻔하기 때문이다.

     

당신에게 말과 행동으로 상처 주는 사람이 있는가? 만약 그 사람이 가까운 가족이나 친구, 연인이라 해도 상처 줄 자격은 없다. 당신의 인생은 당신 것이다. 부모라고 해도, 연인이라고 해도, 타인의 삶을 억압하고 휘두를 권리가 없다. 자신을 남들로부터 지켜내자. 스스로에게 질문해 보자. '이 사람이 내게 정말 중요한 사람일까?' 중요한 사람이 아니라면, 그 사람이 하는 말 또한 중요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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