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작가 이해 Oct 30. 2022

가치는 무엇을 잘해서 정해지는 게 아니다

쓸모라고도 얘기하는 가치(value)는 사람이 정한 하나의 기준이다. 예로 돈은 국가에서 찍어낸 종이에 불과한데, 그것을 1000원, 10000원이라고 정의하니 돈의 가치가 정해진 것이다. 사회적인 약속이다. 이런 약속이 없었다면, 돈은 쓸데없는 종이 쪼가리가 된다. 무인도에 떨어져서 영영 살아야 한다면 나는 돈을 휴지 대신 쓰고 불태워버릴 것이다.

     

그렇다면 사람의 가치는 어떻게 매겨지는 걸까? 가치는 내가 나를 얼마나 가치 있게 생각하는지로 정해진다. 누군가 와서 "당신은 가치 있는 사람이네요."라고 말한다고 해서 가치 있어지는 게 아니다. 만약 그렇게 되는 거라면, 다른 사람의 말에 나의 가치가 왔다 갔다 하는 것이다. 내가 100만큼의 가치를 느낀다면, 남이 와서 뭐라고 말해도, 그 가치는 변하지 않는다.   

 

5만 원짜리 지폐가 짓밟히고, 더럽혀지면 4만 5천 원의 가치가 될까? 그 지폐를 다시 구기고, 찢으면 가치가 더 떨어져서 3만 원이 될까? 아니다. 다시 붙여서 닦으면 그만이다. 5만 원의 가치는 유지된다. 사회가 가치를 정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가치를 스스로 정하자. 스스로를 얼마나 가치 있다고 느끼고 있는가? 그 기준을 정하지 않는 것은, 남들의 손에 선택권을 쥐어주는 일이다. 즉, 타인이 하는 말에 이리저리 흔들리게 된다.      



나는 인생의 대부분 동안 나 자신이 쓸모없다고 느꼈다. "너는 좋은 사람이야." 지인들이 말해줘야지만 가치를 느낄 수 있었다. 반대로 "너는 대체 잘하는 게 뭐야! 그냥 그만둬라." 이런 말을 들으면 내 가치는 밑바닥 치는 것을 느꼈다. 지인들에게 좋은 말을 듣기 위해 그들이 원하는 모습으로 살려고 애썼다. 칭찬을 들어야만 가치를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것이 내가 서른이 되기 전까지 했던 헛수고다.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나는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고 있어. 그러니 충분히 가치 있는 존재야.' 스스로 생각했다. 그렇게 명확한 삶의 기준이 세워지고, 남에게 잘 보이려 애썼던 바보 같은 행동을 끊어냈다.    


당신은 지금 편하고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살고 있는가? 아니면 남들에게 잘 보이기 위해 애쓰면서 부자연스러운 삶을 살고 있는가? 자신의 본모습을 감춘 채 삶을 이어나가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이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으면 자신의 가치를 느낄 수 없기 때문에, 그 힘듦을 견뎌내고 있음을 안다. 나도 비슷한 상황을 오랫동안 경험하면서 지내왔기에, 그 상처와 괴로움을 진심으로 공감하고 이해한다. 

    


인간은 이 세상에 존재하는 그 자체로 가치가 있다. 그 가치를 누구도 훼손할 수 없다. 당신의 가치는 오직 당신만 정할 수 있다. 그러니 이젠 나는 사랑받을 자격이 있다고 스스로에게 말해보자. 처음엔 거부감이 들지도 모른다. 하지만 사실이다. 당신은 이미 가치 있기에, 사랑받고 행복할 자격이 충분한 사람이다.

작가의 이전글 비난하고 과시하는 심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