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름을 묻는다』중 '마도'
마도
이젠 더 이상
섬일 수 없다 다만
그 뜨거운 이름 간직하며
한숨 몇 조각 떨구면
부서진 가슴이
육지 한켠에 매달려 있다
갈매기의 살가운 부빔도
호작호작 간질이는 파도의 위로도
한스런 몸부림일 뿐
눈물 속에 걸터앉아
추억의 현 두드리는
마도의 절규
출처: 김미향 시집 <나의 이름을 묻는다>
작은 섬이면서도 자연 경관이 아름다운 마도, 생김새가 달리는 말과 같이 보인다고 하여 마도(馬島)가 되었다고 한다.
신진도와 시멘트 포장길로 연결되어 이젠 더는 섬이라고 볼 수 없게 되어 버리게 된 마도, 크고 작은 섬과 배들 사이로 바라보는 일몰과 바다의 풍광이 아름다워 많은 사랑을 받았던 때를 추억한다.
필사 흔적
짧은 시이지만 가슴 한켠이 아리면서 먹먹하다.
'그 뜨거운 이름 간직하며'를 '그 뜨거운 가슴 간직하며'로 필사를 하여 몇 번이고 다시 쓰게 만드는 건 갈매기의 살가운 부빔도, 호작호작 간질이는 파도의 위로로도 채워지지 않는, 작지만 아름다운 섬이었던 때를 추억하는 마도의 절규 때문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