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받고 있다는 느낌
엄마가 날 사랑한다고 하는데 사랑받는 느낌이 뭔지는 잘 모르겠어.
저녁 7시 하원길.
반짝이는 아침 9시가 좀 넘어서 등원을 하고 오후 7시가 될 즈음 하원을 한다.
어린이집에서 있는 시간이 길어서 미안하지만
매일매일 하고 싶은 놀이가 너무 많은지 집에 가기 아쉬워하는 아이라 나름 다행이라고 위안을 삼아 본다.
집으로 가는 차 안에서 늘 그렇듯 이런저런 하루 일과를 나누다가 아이에게 물었다.
“엄마한테 뭐 바라는 점이나 해줬으면 하는 게 있어?”
“음……엄마가 매일 늦지 않고 하루는 늦고 하루는 빨리 오고 했으면 좋겠어. “
“어? 반짝이가 하고 싶은 놀이가 많다고 해서 오늘 좀 천천히 온 건데??? 아까도 나오면서 엄마 좀 늦게 오라고 하지 않았어? “
“응. 그건 맞는데 그래도 내가 빨리 가고 싶은 날도 있거든..”
”아… 그렇구나. 그럼 빨리 가고 싶은 날은 그날 아침에 미리 이야기를 해줄래? 그럼 엄마가 빨리 올 수 있도록 노력해 볼게.”
“응. 고마워”
“또 다른 건 없어?”
“엄마가 날 더 많이 사랑해 줬으면 좋겠어.”
“뭐?? 엄마가 나희를 사랑하지 않는 느낌이야?”
“아니 그런 건 아니고……. 엄마 나는 사랑받는다는 느낌이 뭔지 잘 모르겠어. 엄마는 늘 항상 날 아껴주고 따뜻해.
그런데 엄마가 날 더 사랑해 줬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어”
“아… 그렇구나. 엄마가 더 노력해 볼게”
아이가 사랑받는다는 게 뭔지 잘 모르겠다는 말이 충격적이라
내 사랑이 부족한 건지
아니면 아이가 뭔가 정서적으로 부족함을 느끼는 건지 걱정이 되었다.
한편으로는 내가 할 수 있는 선 안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기에
더 이상 뭘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당황스럽기도 하고….
차분히 생각해 보면 태어나서 늘 사랑받고 주목받고 본인이 늘 1순위가 되었던지라
이 아이에겐 이게 당연한 거고 이 자체가 사랑을 받고 있다는 거라는 것을 모르는 게 당연한 게 아닐까?
아껴주고 따뜻하지만
더 사랑을 해줬으면 좋겠다는 건 무엇인가 정서적인 부족함을 느끼고 있다는 것인가….
그렇다면 난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지금까지 나의 육아가 잘못된 것일까?
이런저런 생각에 머릿속이 복잡해지는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