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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에게 티니핑이란?

좀 더 커서 봐야 할 거 같다는 그녀

by 초승달

만 5세, 한국나이로 여섯 살인 딸내미는 남들보다는 조금 늦게 티니핑에 입문했다.


어릴 때부터 영상 노출을 최소화하기도 했고

티니핑은 7세 이상 권장 영상이라 전혀 보여줄 마음이 없었는데

직장동료 결혼식에 데리고 갔다가

거기 본인보다 어린 동생이 티니핑 영상을 보며 점심을 먹는 자리에 합류하게 되면서

그녀도 티니핑 세상으로 빠져들었다.


워낙 작고 귀여운 것을 좋아했던 아이라 그녀에게 티니핑은 신세계였을 거 같다.


엄마인 내가 보기엔 눈, 코, 입이 다 똑같고 헤어스타일과 소품만 다른 캐릭터들의 모양에

지나친 상술로만 보여서 너무 상도가 없는 거 아닌가 비판 아닌 비판의 마음을 가지기도 했다.


영상의 내용은 왜 7세 이상인지 이해가 되는 유치원 아이들이 보이겐 성숙한 에피소드가 많아서 지금 노출을 해도 되는 건지 고민에 빠졌었다.

대학교 때 독립영화를 만들어본 경험이 있어서 영상물 심의가 얼마나 까다로운지도 잘 알고 있었기에

7세 이상이면 최소 7세 이상부터 봐야 한다고 생각하는 어미라 그 선을 내려놓는 게 좀 힘들었던 거 같다.


다행히 아이는 시즌 1 티니핑을 다 볼즈음부터

티니핑 영상은 좀 무서운 거 같다며 영상을 보지 않았겠다고 했다.


“엄마 좀 더 커서 봐야 할 거 같아. 좀 무서워” ㅋㅋㅋㅋ(어미 마음의 준비 왜 했니 ㅋㅋ)


워낙 서로 괴롭히거나 갈등상황의 모습은 것을 싫어하는 아이이고

(평소 영상도 부모님이 죽거나, 아프거나, 서로 괴롭히거나 싸우는 건 안보는 아이임)

로미가 엄마 아빠와 같이 살지 못하고 혼자 지구로 와서 사는 설정도 마음에 들지 않았던 아이는

영상은 더 이상 보지 않고 책을 구해달라고 하더니 책으로 줄거리를 읽히고 마법을 상상하기 시작했다.


캐릭터 도감을 사주니 캐릭터를 다 외우고

위키백과에서 줄거리를 읽어달라고 해서 시즌별 줄거리를 다 외우고

캐릭터별로 마법 설명을 듣더니 마법 부리는 장면을 상상하면서

너무 즐겁게 노는 것을 보니,

직접 겪어보지 않고 걱정부터 앞서서 막기 급급했던 내 모습을 반성했다.


사촌언니에게 받은 피규어 하나만 가지고 놀며 더 사달라고 하지 않고

캐릭터 도감과 소소한 스티커북, 그리고 색칠놀이로도 충분해하는 아이를 보면서

앞으로 다른 조언에 대해 참고는 하되 먼저 겁을 먹진 말자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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