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살살이v Oct 19. 2022

'압구정'에서 든 생각들

인적 교류의 중요성


Hotel California로 알려진 전설적인 밴드 Eagles의 기타리스트 Joe Walsh는 다큐멘터리 History of Eagles에서 말한다.



 "살다 보면 무정부 상태의 혼란, 우연한 사건, 서로 상관없는 일들이 격돌하여 이런저런 상황을 만든다. 그 당시에는 너무 혼란스러워 방향조차 잡을 수 없지만, 돌이켜 보면 아주 정교하게 짜인 소설과 같다."



 어떠한 유명인의 성공담을 들어보아도 분명 시련의 시기 혹은 선택의 순간이 있었다. 여기에는 수많은 기회비용들이 존재하고 있고 불확실성은 카오스계에서 필수적인 요소이다. 나 하나도 제대로 통제하기 힘든 와중에 수많은 개인들이 모여서 시너지를 일으키는 사회는 얼마나 혼란스러운가. 때로는 너무 미래를 예측하려고 하지도 말고 또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도 말라. 그 자체가 난센스이다. 당시에 혼란스러웠던 이런저런 상황들이 돌이켜보았을 때에만 '이게 이렇게 되려고 그런 과정이 있었구나'라고 생각되는 경험들이 다들 있을 것이다. 구체적인 목표에 얽매여 현재를 희생하고 괴로워하는 많은 대한민국의 젊은이들에게 귀감이 된다. 미래는 역시나 알 수 없는 것이다. 그렇다고 아무 준비도 하지 말란 말인가?



  흔히들 말하는 '성공'이라는 것을 이루기 위해서는 어떠한 자질이 필요할까? 여기에서 중대한 모순점이 바로 보인다. 성공이라는 기준 자체가 사람에 따라 다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질문을 바꾸어 '(자신의 기준에서) 나름대로의 성공'을 이루기 위해서는 어떤 보편적인 원칙을 따라야 할까?



 내가 생각하는 '나름대로의 성공'의 원칙은 '시대의 흐름', 소위 트렌드를 잘 파악하는 것이다. 내가 중요시 여기는 것 이외에도 다른 사람과 상호작용 하는 이상 타인들의 욕망을 읽을 줄 알아야 한다. 트렌드란 그런 것이다. 타인들의 욕망을 시간에 따라 나열한 것들. 그러한 의미에서 타인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능력은 앞으로 더욱더 중요해질 것이다. 앞으로의 트렌드는 과연 어떤 것일까? 

 그중 하나가 '제너럴리스트(generalist)가 스페셜리스트(specialist)를 이긴다.' 일 것이다. 전문 지식이 문서화 상품화되면서 이제는 더 이상 전문가가 특유의 직위를 갖기 어렵게 되었다. 학벌이나 특정 정보로의 접근성에 대한 벽이 허물어지는 과정을 거치며 더 이상 전문가 집단이라고 수익을 보상받는 시대는 아닐 것이다. 이미 미디어의 권력이 유튜브나 개인방송으로 넘어갔으며, 법률 의학 지식에서 나오는 권위 역시 동종 관심사를 가진 카페나 블로그, 플랫폼으로 많이 이전되었다. 이러한 경향은 점점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한다. 


 


 유명 레이서 Jimmie Johnson은 인맥이 기회를 만든다라고 했다. 무엇을 할 수 있는지가 아니라 '누구를 아는지'가 성공 비결이라고 한다. 이러한 의미에서 미래를 대비하는 두 번째 전략은 바로 '타인에 대한 이해'라고 할 수 있다. 우리에게 선박왕으로 유명한 아리스토텔레스 오나시스 (Aristotle Onassis) 역시 '새로운 사람을 만나면 아는 것을 전부 적어라.'라고 했다. 물론 메모의 중요성을 설파한 문장이긴 하지만 새로운 사람을 대하는 그의 태도를 알 수 있다. 일생동안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그들과 의미 있는 관계를 맺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관심을 표하는 능력이 필요할 것이고 그의 한 수단으로 메모하는 습관이 있을 것이다. 



 압구정과 갑자기 웬 뜬금없는 자기 계발 얘기냐고? 압구정에서 생각한 것들이다. 어느덧 자체가 브랜드가 되어 선망의 대상이 되어 버린 그곳.  현재로서는 혼란스러운 것들이 나중에는 하나의 멋진 스토리로 남게 되지 않을까. 트렌드를 좇아가다 보면, 혹은 타인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소위 자본주의 사회에서 능력 있는 자들이 모여 있는 곳에서는 어떤 일들이 벌어질지 궁금하다. 특정 일을 반복하다 보면 스스로를 전문가가 될 수 있지만 그를 능가하는 것이 그런 전문가들과 교류할 수 있는 것이 generalist가 아닐까 싶다. 이는 비단, 특정 지역이나 장소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닐 것이다. 다양한 사람들과 교류하려면 다양한 사람들이 모인 곳에서 의미 있는 관계를 맺는 것이 우선시 되어야 할 것이다. 에드워드 글레이져의 '도시의 승리'에서도 도시의 집적 이익에 대해 설파하고 있다. 사람들이 모일 수록 부가가치가 증가하며 크게 보았을 때 이는 지대 이상으로 비례한다는 것이다. 



 위 제목 배경의 그림은 정선 선생의 '압구정'이다. 그는 그림을 그릴 당시 이곳이 200여 년 사람들에게 선망의 대상이 될 것이라는 것을 알기나 했을까. 이 또한 앞으로 전개될 소설의 일부일지 모른다. 당분간 끝나지 않을 소설의 일부.


Joe Walsh, Eagles




작가의 이전글 아버지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