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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살살이v Dec 27. 2022

[돈의 심리학]

" 당신은 왜 부자가 되지 못했는가" by Morgan Housel

" 당신은 왜 부자가 되지 못했는가"


부제목부터 도발적이다.  이 책은 '모건 하우절 (Morgan Housel)'이라는 월스트리트저널 기자이자 칼럼니스트가 많은 부자를 만나면서 정리한 부에 대한 태도에 관한 책이다. 대부분의 세계 여러 국가들이 시장주의와 자본주의를 채택하고 있고, 점점 인류의 보건 복지 수준이 좋아지면서 현대인들의 관심사는 결국 돈과 건강으로 수렴하는 것 같다. 이 책은 일반 재테크 투자서와는 달리 돈에 대한 인간의 심리에 특별히 주목한다. 저자의 설득력 있는 근거들을 따라가며 읽다 보면 절로 당연한 사실에 고개를 끄덕이게 되고, 어느덧 마주한 인간 내면의 심리를 발견하게 된다. 그렇게 얻어진 결론은 자칫 간과하기 쉬운 인간의 본성에 대한 내용이며, 향후 투자를 대한 현대인들에게 꼭 필요한 교훈을 담고 있다.


 돈에 대한 세상의 원리가 극히 짧은 개인적인 경험에 기반한다는 초반 도입부가 특히 설득력이 있었다. 이를테면 10년 이상 저금리를 살아왔다면 저금리의 세상이 기본 원리인양 착각하게 되고, 대공황과 같은 불경기에  대부분의 경제 활동을 했다면 후에 생길 엄청난 호황이 낯설게만 느껴진다는 것이다. 꽤 긴 수명을 갖게 되었지만 여전히 대부분의 어린 시절과 경제활동이 끝나는 노후를 감안한다면, 인간의 수명 대비 경제 사이클 주기는 훨씬 길게 느껴질 것이다. 짧은 개인적인 경험에 근거해서 미래를 함부로 재단하는 오류를 지적하며 사람이 얼마나 근시안적일 수 있는지에 대해 언급한다. 이러한 판단 오류는 비단 경제 활동에만 국한되지 않는다고 본다. 나를 포함해서 대부분 사람이 내리는 결정의 많은 수가 이전에 겪었던 개인적인 경험에 바탕을 두는 까닭에 치우침 (bias)를 내포할 수밖에 없다. 다만, 일상적인 생활에서 결정한 선택은 취향 내지 내가 책임지면 되는 고유한 삶의 방식으로 여겨질 수 있는 반면 경제적인 선택은 곧 손익과 연관된 숫자로 돌아오기 때문에 더욱 신중할 필요가 있다. 이런 '치우침 (bias)'를 경계하기 위해서라도 더욱 시공간적으로 확대해서 사안을 입체적으로 보아야 하며 매번 독립시행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되겠다.


 두 번째 스토리에서는 어디까지가 행운이며 어디까지가 리스크인가를 물어본다. 실제로 성공했다고 책을 쓰거나 유튜브와 같은 매체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과연 그들이 주장하는 그런 과정을 거쳤기에 성공했을까? 상당수가 운이 작용했음에 틀림없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같은 방식으로 행동했음에도 실패한 수많은 사람들은 세상에 노출되지 않는다. 레버리지 (빛을 내어 투자 수익을 극대화)를 사용한 수많은 사람이 큰돈을 벌었고, 또 수많은 사람이 파산했다. 잘된 선택을 후향적으로 돌이켜 본다고 하더라도, 어디까지가 행운이고 어디까지가 리스크였는지 알기가 어렵다. 개인적으로는 이전에 채식 습관이 육식에 비해 혈중 염증 물질을 줄인다는 연구결과를 주변 지인들에게 말했던 적이 있다. 그러니 곧잘 자신이 아는 스님은 육식을 일절 하지 않는데도 위암이 걸렸다고 그 연구결과는 엉터리라고 하였다. 일반화의 오류에 대해서 인지는 하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몇몇 사례를 바탕으로 전체를 생각하려는 경향이 있는듯하다. 따라서 좀 더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하기 위해서는 저자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특정 개인이나 사례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좀 더 큰 패턴이나 경향에 주목하여야 할 것이다. 


 이 책은 이밖에도 다양한 사례를 들어 부에 대한 오해를 지적한다. 

이를테면 슈퍼카에 대한 욕망을 지적하면서 본인이 슈퍼카 (e.g. 페라리)를 타게 되면 사람들이 자신의 존재가치를 인정하고 우러러볼 것이라고 여긴다. 하지만, 실제 사람들은 순간적으로 멋진 페라리를 부러워하지 페라리 차주가 얼마나 훌륭한 사람인지에 대해 부러워하진 않는다. 왜냐면 자신이 페라리를 탔을 때를 상상하기 때문이다. 이를 페라리의 역설이라고 하며, 저자는 호감을 얻고 싶고 칭찬받고 싶은 '자신'의 욕망에 대한 벤치마크로 당신의 부를 사용한다고 말한다.


 또 저자가 기술한 것들 중에 한 가지 인상 깊었던 것을 고르라면 [시간의 힘]이었다. 다른 책에서도 부자와 아닌 사람들을 가르는 기준이 '복리의 마법'을 아는지 여부라고 했다. 다만, 여전히 일반 대중들은 단기간에 큰 부를 이룬 것에 열광한 나머지 부를 유지하고 꾸준한 성공률을 유지한 것에 덜 환호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긴 투자 인생을 고려했을 때 쉽게 지치지 않는 마음 수련이 꼭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여러모로 돈을 모으는 방법은 다이어트와 비슷한 점이 있는 것 같다.  덜먹고 더 움직이면 체중은 감소하게 마련이다. 다이어트의 원리는 매우 간단하지만 꾸준히 지키기가 어렵다. 부도 마찬가지다. 덜 쓰고 더 벌면 돈은 축적될 것이지만 이를 꾸준히 지키기가 어려울 따름이다. 구체적인 목표와 확고한 동기부여가 있어야 장기적으로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작은 좋은 습관을 하나둘 만들고 이를 항상 기록으로 남겨야 할 것이다.


 저자와 마찬가지로 내가 생각하는 '부'의 기준 역시 '자율성'으로 귀결된다. 마음먹은 대로 하루 일과를 짤 수 있고 마음 맞는 사람들과 가고 싶은 곳에서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다면 그게 바로 부자일 것이다. 꼭 특정 금액을 달성해야 부자가 아니다. 자본주의 시대에서 자율성이 보장되는, 즉 자신이 원하는 대로 살 수 있으려면 어느 정도의 부는 반드시 필요하다는데 전적으로 동의한다. 다만 과욕은 경계하며 초심을 잃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 책에서 몇몇 귀감이 되는 구절들을 아래에 정리해 보았다. 꼭 투자뿐만 아니라 모쪼록 인생 전반에 귀감이 되는 교훈들이라 생각한다.



 록펠러 - "현명한 늙은 부엉이가 떡갈나무에 살았습니다. 부엉이는 보는 게 많아질수록 말이 줄었습니다. 말이 줄어들수록 듣는 게 많아졌습니다. 우리 모두 그 현명한 늙은 새처럼 되면 안 될까요?"


도널드 럼스펠드 (전 미 국방부장관) - "우리가 모른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경우가 있다."


빌게이츠 - "성공은 형편없는 스승이다. 똑똑한 사람들을 꾀어내어 자신은 절대 실패하지 않는다고 믿게 만든다."








원제: The Psychology of Money: Timeless lessons on wealth, greed, and happi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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