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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살살이v Mar 21. 2023

속초 세컨드하우스에서 살아보기

1부. 세컨드하우스, 왜 안 하지?

(1) 세컨드하우스 장점


- 체크인, 체크아웃 스트레스가 없다. 

호텔이나 리조트에 잘 경우 좀 더 좋은 방을 선점하기 위해 체크인 시간 보다도 좀 더 일찍 가서 체크인 센터에서 대기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리고 다음날 11시 체크아웃을 하려면 그날 아침에 편히 쉬지도 못하고 짐을 다시 싸야 한다. 무엇보다 체크인, 체크아웃 시간이 있다는 것은 남들과 같이 움직인다는 뜻이고 다 같이 차가 막히는 시간대에 이동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 차가 막히지 않는 시간에 갈 수 있다. 

우리는 차가 막히지 않는 금요일 밤-일요일 밤에 움직인다. 주말에 막히면 서울에서 속초까지 4시간~5시간이 걸리지만, 막히지 않는 시간에 가면 2시간 조금 넘는 시간으로도 충분히 가능하다. 


 - 내 집이라 깨끗하다. 

특히 침구는 다른 사람이랑 같이 쓰면 늘 찝찝한 마음이 들었다. 호텔, 모텔의 청소 상태에 늘 의구심이 들었는데, 침구는 보기에 깨끗하면 빨지 않거나, 양말을 커피포트에 빤 흔적을 발견했거나, 바닥에 머리카락이 남아있으면 여행 시작부터 기분을 망치곤 했다. 


 - 집에 자질구레한 물건을 둘 수 있다. 

집에서는 잘 쓰지 않고 창고에 보관해두던 물건들을 세컨드하우스에 가져가서 쓰면 아주 유용하게 쓸 수 있다. 자리만 차지하고 있던 여분의 그릇, 식기, 옷, 수건, 심지어 작은 가구들 까지도... 세컨드하우스에 옮겨 놨더니 우리 집이 미니멀리즘을 실천하고 있는 집처럼(?) 아주 깔끔해졌다!


 - (바다 가까이 세컨드하우스를 구할 경우) 바다를 원 없이 볼 수 있다.

   바다를 정말 좋아하는 친구가 있었는데 친구가 한 말이 내 마음에 크게 와닿았다. 그 친구는 ‘매년 여름 바다를 보러 간다고 하더라도 건강한 몸으로 30번 정도밖에 못 보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너무 슬픈 일 아닌가! 주중에 다니는 직장과 직업은 가족의 삶에 안정감을 주기에 포기할 수 없다. 하지만 바다도 너무 보고 싶다. 그렇다면 주말이라도 바다를 실컷 보며 알차게 보내자는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인생은 짧고 아이들은 커가고 가족끼리 오손도손 바다로 여행 다닐 일이 얼마나 남았겠는가. 돈은 조금 들고 몸은 좀 고생스럽더라도 나중에 죽을 때 아무것도 하지 않아 후회하게 될, 그런 삶을 살고 싶지는 않았다. 


 - 미세먼지로부터 도망올 수 있다. 

강원도는 태백산맥을 기점으로 기후가 확연히 바뀐다. 큰 산맥이 막아주고 있어서 중국발 미세먼지의 영향이 덜한 탓에 서울 및 수도권의 공기와 다르게 강원도의 공기는 깨끗하다. 특히 봄, 가을 하늘의 색깔이 다르다. 


(2) 세컨드하우스 단점?


- 여행지를 다양하게 갈 수 없다?

  아무래도 세컨드하우스를 한 곳에 마련해놓고 나면 다른 여행지는 보통 고려하지 않는다. 예를 들면, 강원도 동해 쪽에 세컨드하우스를 구했다면 인천 등 서해 쪽으로는 덜 가게 된다. 해외로 나가고 싶을 때도 해외 대신 강원도 세컨드하우스를 생각하여 비행기 티켓 발권을 미루게 된다. 하지만 다르게 생각해 보면 인천 등 서해바다는 당일치기가 가능하다. 서울이 우리나라 국토에서 약간 서쪽에 위치해 있기 때문이다. 인천이 아닌 좀 더 남쪽의 서해바다를 보고 싶으면? 1~2년간 동해바다를 실컷 보았기 때문에 다음 세컨드하우스를 구할 때 서해 쪽으로 구하면 된다. 해외의 경우 아직 코로나 이슈가 완전히 해결되지 않아서 이번 세컨드하우스의 계약 만기가 다가오고 새로운 세컨드하우스를 구하기 전 그 사이에 한번 다녀와도 좋을 것이라 판단했다. 


-      의무감이 생긴다?

전세든 월세든 고정 지출이 생기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더 많이 가야 본전이라는 생각이 들 수 있다. 하지만 그런 의무감은 여행을 많이 가는 가족이라면 갈 때마다 지출하는 호텔비와 비교해 보면 조금 내려놓을 수 있다. 코로나 이후 국내 여행지의 숙박비, 렌터카 비용, 식사비 등 오르지 않은 것이 없다. 강릉, 속초 등 동해에서 핫한 지역일 경우 성수기 기준 주말 1박은 20만 원 가까이한다. 그렇다면 보통 금, 토 2박을 자고 오니까 한 번의 여행에 40만 원의 지출이 생긴다. 일 년에 한, 두 번 여행을 가는 가족이라면 세컨드하우스보다는 호텔비가 쌀 수 있다. 하지만 한 달에 한, 두 번 여행을 가는 가족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40만 원 * 2회면 월 호텔비만 80만 원이 든다. (물론 비성수기는 이것보다 적게 들 수 있다.) 세컨드하우스를 구할 경우 월세는 50~60만 원선, 전세는 대출 금리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보수적으로 4%로 잡았을 때 월 33만 원이면 된다. 구축 아파트의 경우는 평수에 따라서 다르겠지만 월 관리비가 5만 원~10만 원가량이고, 신축 오피스텔의 경우는 15만 원 정도이니 그만큼을 계산에서 추가하면 된다. 보통 구축 아파트의 경우 지하 주차장이 없거나 있어도 주차하기 불편한 경우가 많아 관리비가 좀 저렴하다. 하지만 사용승인 3년 내외의 신축 아파트나 오피스텔의 경우 주차나 커뮤니티 시설이 잘 되어 있는 반면 관리비가 좀 더 비쌀 수 있으니 가족의 상황에 따라서 선택하면 된다. 


- 돈이 묶인다?

물론 부동산을 계약하는 것이기 때문에 짧게는 1년, 길게는 2년이라는 계약 기간 동안 돈이 묶일 수 있다. 한 곳이 금방 질리거나 여유돈이 부족한 경우가 있을 수 있으므로 계약기간은 가급적 1년으로 잡는 것이 좋다. 1년으로 잡고 나중에 연장할 수 있다. 아니면 최근에는 ‘단기 임대’로 구할 수 있는 집들도 꽤 있기 때문에 짧게 자주자주 움직이고 싶은 집은 단기 임대도 고려해 보자. 



2부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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