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떠나는 여행

by Yun


외할머니의 부고 소식을 듣고, 나 혼자 할머니를 만나러 가는 길이다. 세상에서 제일 따뜻한 목소리로 날 불러주던 분.

“OO아, 왔나?”

그 정겨운 목소리… 이제는 다시 들을 수 없겠지, 하는 생각을 하며 차를 몰아 장례식장으로 향한다.


불쌍한 우리 할매.

한평생 고생만 하고, 큰 소리 한 번 내지 못하고 사셨던… 마치 순동이 갑순이처럼.

우리 푼수끼 가득한, 따뜻한 OOO 할매.


어릴 땐 내가 성공해서 할매 꼭 행복하게 해드릴 거라고 마음먹었었는데,

어느덧 머리 굵어진 손자는 그 약속을 잊은 채 바쁘단 핑계로 살아왔네.

미안하다, 할매.

병원에 계실 때 한 번도 찾아뵙지 못하고, 이렇게 마지막 인사도 늦어버렸네.


장례를 치르고, 화장도 하고, 선산에 할머니를 모셨다.

이제 이게 정말 마지막이겠지.

할매, 그곳에서는 아프지 말고, 항상 행복해라.

다음 생에는 자식 같은 거 놓지 말고, 더 좋은 사람 만나서 편안하고 행복하게 꼭 살아라.


엄마 같았던 할머니. 날 불쌍하다고 했던 할매.

손자가 너무 무심해서… 정말 미안타.

잘 가, 그리고 부디 꼭 행복해라.


바보 같은 우리 할매한테

미안해서… 정말 미안해서 어쩌노.

할매 목소리가 들리네. “OO아 왔나?”

할매 많이 늦었제 “OO이 이제 왔다”

OO이 이제야 찾아와서,잠깐이라도 다녀간다. 미안타.

다음 생에도… 꼭 다시 만나자.

그땐, 더 다른 모습으로. 우리 할매가 아니어도 된다. 행복하고 멋진 사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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