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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너빈 Oct 10. 2024

자랑하고 싶어 안달 난 사람 특.

아주 안달이 나요 그냥.

"난 자랑질 하고 그런 사람 아냐"

하지만, 이 말은 해야겠어.

(깨톡!) TV가 거실크기에 딱 맞는 거 같다.(본인 아파트 입주 후 거실에 걸린 새로 산 대형 TV사진과 함께)

(깨톡!) 사고 안 나길 기원해 주라.(벤츠 사진과 함께)

(깨톡!) 집 값이 이게 말이 되냐?(하면서 본인 집 값 캡처해서 보냄)


위는 제 지인이 보냈던 메시지입니다.

누가 봐도 자랑하고 있다 그죠? 저 말들의 특징이 무언지 느껴지시나요? 은근히 자랑질을 하고 있다는 거죠. 마치 무언가 아쉽고, 평범한 듯 이야기하지만 결국 본인자랑입니다. 어떤 이야기가 이어지다가 나온 것도 아닌, 갑자기 뜬금없이 메시지가 온 겁니다. 저런 자랑질은 제가 알고 지내던 시간 내내 잔잔하게 지속적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지인과의 예전 카톡내용을 보다 보면 정말 가관입니다. 저런류의 자랑질이 어마무시합니다. 왜 그랬을까를 생각해 보니 원인은 저에게 있었더군요. 원인을 찾는데도 시간이 오래 걸리지도 않았어요. 저 메시지의 답을 어찌했는지 눈에 바로 들어왔거든요. 원인은 바로 저의 리액션.


지금 다시 읽어보아도 저의 리액션이 기가 맥힙니다. 마치 부장, 팀장, 본부장에게 짜웅하는 수준.

글로 다 쓰긴 어렵지만 정말 상대방이 느끼기에 어깨 으쓱함이 차오르도록 리액션을 찐으로 해주었어요.


이러니 저에게 저런 식의 자랑을 했던 거 같네요. 한편으론 나 자신이 더 한심해 보입니다. 지금은 별생각 없는데 저 땐 왜 그랬을까 하고 말이죠. 아마도 저 때는 진심으로 부러운 마음이 있어서 그랬을 겁니다. 내가 가지지 못한 것을 가진 그 사람이 대단해 보였거든요.


이런 사람들의 특징이 눈에 들어옵니다.

- 차를 새로 사는 등의 좋은 일이 생기면 자랑하고 싶어 입이 근질근질.

- 무슨 얘기가 나와도 어떻게든 방향을 틀어서 나에게 생긴 좋은 일로 연결시킬 수 있게끔 갖은 노력을 함.

- 이야기의 앞, 뒤 맥락은 중요치 않음. 나는 이걸 자랑해야겠음.

- 정말 갑자기 대화의 맥락을 바꿔버리는 거 보면 혀를 내두를 정도.


물론, 퇴사 후에는 저런 식의 자랑질은 거의 끊겼다시피 했지만, 며칠 전에도 저의 리액션을 기대하는 듯 애매한 자랑질을 시전 하길래 단칼에 단답으로 메시지를 보내고 더 이상 대화를 이어나가지 않았습니다.

그저 들었던 생각은, 아 이걸로 글 하나 써봐야겠다 정도.


아내가 운영하는 사업장에서도 저런류의 직원이 있었습니다. 지금은 퇴사를 했어요. 다른 직원들의 사기를 죽이고, 분위기를 흐리는 사람이었던지라 빠르게 정리했습니다. 제가 아는 지인과 혹시 남매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비슷한 행보를 보이는 사람들. 기승전자랑. 아니, 기승전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기승전의 맥락이 없어요. 그래도 제가 아는 지인은 말은 자르지 않고 자랑질을 했는데, 와이프의 직원으로 있던 사람은 말을 자르면서 자랑질을 하더라고요.


상대방의 이야기는 귀에 하나도 들어오지 않습니다. 오로지 나의 자랑질에만 온 신경이 집중되어 있어요. 이야기의 흐름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빨리 이거를 자랑하고 싶어 뒤집니다 아주.


실제 있었던 대화내용을 간단히 보면 이런 식입니다.

. 뉴스에 자동차화재가 나온다.

-> 특정 브랜드의 자동차였다.

-> 그것에 대한 이야기들을 직원과 아내가 한다.

-> 조용히 듣고 있던 그 직원이 갑자기 말을 짜르고 들어온다.

-> 남편은 집에 아우디를 세워놓고 회사차량만 몰고 다니네 어쩌네. 뜬금없는 자랑질 시작.

-> 다음차는 아우디 말고 벤츠를 사야겠다느니 어쩌니. 아우디는 어쩌고 벤츠는 저쩌고.

-> 처음 시작했던 자동차화재 이야기는 안드로메다로.


저 직원의 이야기흐름은 이런 식이 었다고 합니다. 자기 남편차가 아우디라는 것을 자랑하고 싶었나 봐요. 무슨 얘기를 해도 신기하게 그 직원의 자랑이야기로 흘러간다며 다른 직원들이 대화를 꺼려한다고 하더라고요. 비단 자동차만 그랬겠나요. 옷 자랑, 남편 자랑, 명품 자랑 등등.


와이프가 한 날은 대체 어떤 식으로 바꾸는지 지켜보려 이런저런 얘기를 해봐도, 심지어 대표가 말을 하는데도 말을 자르고 본인말을 한다더군요. 대표한테도 이러는데 직원들끼리 있을 때는 뭐 상상이 가죠. 이러니 다른 직원들이 대화를 꺼려했겠지요.


근데 생각해 보니, 저도 이런 적이 있는 거 같습니다? 네, 확실히 그런 거 같아요. 얼마나 재수 없었을까. 주변사람들에게 너무나 미안하고 죄송한 마음. 앞으론 절대 이러지 말아야겠다는 생각. 반면에 아내는 누가 봐도 자랑할 만한 일이 생겨도 절대 입 밖으로 내지 않는 편입니다. 제가 '이런 건 좀 티 좀 내라. 누가 보면 우리 궁상맞게 사는 줄 알잖아'라고 해도 그냥 못 하겠다네요. 이런 사람도 있습니다.


한편으론 자랑러들이 이해도 갑니다. 저역시도 좋은 일이 생기거나, 나름의 성과를 냈다면 주변에 알리고 인정받고 싶거든요. 하지만 직접적으로 내 입을 통해 자랑하기보다는 다른 방법을 한 번 고려해봄이 어떨까 하는 생각도 해 봅니다.


물론, 한동안 저는 자랑할 만한 일이 생기지 않을 거 같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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