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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인 Sep 26. 2024

가을이 오면서 너도 왔구나

취미 계발일까, 사심 채우기일까

저번 주 토요일, 나에게 새로운 친구가 생겼다.

그 이름은 '캐논 EOS R50'.

필름카메라를 딸랑딸랑 들고다니며 산책하는 것도 좋아했고, 원체 사진이 주는 즐거움을 느끼는 편인지라 나에게 카메라는 뗄래야 뗄 수 없는 존재는 맞다.

그러다 필름카메라의 레버가 먹히지 않아 필름 한 통을 해먹고는 그 후로 나도 모르게 자꾸 기기추가 또는 기기변경 욕심을 갖게 되었다.

(결국 내 필름카메라는 수리실에 맡겨져 구매한 가격의 반값으로 수리중이다..ㅜ)


처음에는 워낙 필름맛이 좋은지라  필름카메라를 하나 더 들일까 했다.

그러다 내가 찾는 필름카메라라는 것이 단종된지 오래에 중고시장 위주로 발달되었다는 것을 피부로 느끼곤 이왕 살거면 최근까지도 출시가 된 제품을 사는 게 낫지 않겠나 하는 생각으로 흘렀다.

입버릇처럼 "사려는 건 아니고 공부하는 겸 찾아만 보는 거야."라고 늘 남편에게 이야기를 해왔었는데 그런 지가 두 달 넘게 지나는 시점에 입문기종의 미러리스 카메라를 들이자는 결론에 이르러 드디어 구매를 하게 된 것이다.

기종을 골라내는데 꽤나 고된 과정이었다.


지역에서 유명한 전자상가를 찾았다.

18-45 키트에 내가 갖고싶었던 전천후 렌즈를 추가하여 총 149만원의 금액을 현금결제했다.

지금 당장 최저가를 검색해도 160만원인데 사은품도 알뜰히 챙긴 거 치고는 저렴하게 구매해서 기분이 좋다.

텅장이 되었지만 마음은 풍족한 부자가 되었다.


장노출을 연습하며

덕분에 내 사진생활은 다시 시작되었다.

사진의 가장 큰 묘미는 일상이 여행같아진다는 데에 있다.

뻔하디 뻔한 회사 뒷길에도 피사체는 다양하고 풍성하다.

흐르는 저수지 아래 냇가에서 장노출/단노출을 연습하고 교량 하부에서 그늘샷을 찍는다.


누렇게 익은 벼

가을이 만연했음을 익은 벼를 보고 느끼기도 하고 또 쉽게 지나칠 덩쿨나무에서 노출을 연습한다.


기술이 좋아졌다는 것을 체감하게 된 것은 사진촬영 후 바로 앱으로 사진 다운로드를 받을 때였다.

보정까지 일사천리로 끝내놓고도 점심시간이 10분 남았다.

내 주변 온통 사진 찍을 거리 투성이라 요즘은 일몰시간이 빨라지는 것이 퍽 섭섭키도 하다.

조금 일찍 샀더라면 저 예쁜 일몰을 카메라에 담았을텐데 싶어서.


조리개, 셔터스피드, ISO.. 말이 어려워 지금까지 이리저리 조작하며 손끝으로 먼저 배워왔었다.

이제부터는 어떻게 하면 더 깊은 사진을 찍을 수 있을지 진심으로 고민하며 찍어보려한다.

아끼고 똥될 바에야 부지런히 찍어 닳게 만들어서 언젠가 풀프레임도 도전할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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