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메간 Mar 11. 2023

봄이 오고 있습니다

요즘 근황에 대하여

현관문 옆에 꽃이 피었습니다.





매일 춥다, 춥다 옷깃을 여미던 게 엊그제 같았는 데 


집 앞마당에는 꽃들이 하나, 둘씩 꽃을 피우고, 


싹을 내고 겨우내 얼어 죽은 것 같이 흐물거리던 다육이들은 다시 옹골찬 모습으로 단단해지고 있습니다.







그간 저의 내면도 겨울을 지냈습니다. 


브런치에 바로 이전 글을 남길 때쯤 다시 울증시기가 심해졌거든요.


꾸역꾸역 글을 쓰고 나니 더 이상 글을 쓸 기력이 나지 않아 한동안 글쓰기를 멈췄습니다. 


사람을 만나는 것도 조금 피했습니다. 사람들과의 대화가 피곤한 것도 있었지만 제 피해망상이 괜히 저를 더 괴롭게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대신 강아지와 함께 보내는 시간을 늘렸습니다. 강아지와 함께 출근하고, 산책하고, 놀아주고, 함께 사는 고양이, 강아지 밥과 약을 챙기며 더 이상 우울의 늪으로 파고들지 않도록 노력했습니다. 


참, 아직 도자기도 열심히 만들고 있습니다. (이번에 계영배를 만들었습니다! 이 얘기는 나중에 따로 올리겠습니다.) 주말엔 누워서 우울한 생각에 빠지지 않도록 일부러 도예 공모전에 참여해서 바쁘게 지냈습니다.


그러는 와중에 조울증 약은 반개가 줄었고, 항우울제는 한 알 더 추가되었습니다. 항우울제가 하나 더 늘으니 그래도 생활이 낫더라고요. 





오늘은 강아지와 조금 더 멀리까지 산책을 했습니다. 전원주택에 이사 온 지 2년이 넘었는 데 처음 가보는 길이었습니다. 그 끝에 있는 카페까지 걷다 보니 땀도 나서 테라스에 앉아 아이스 아메리카노도 한잔 마셨습니다. 


멀리 보이는 산, 카페 화단에 올라온 튤립 이파리, 테라스에 누워 햇빛을 즐기는 강아지 소소한 행복에 기분이 좋았습니다. 


오늘은 그렇게 얻은 에너지로 글을 올려봅니다. 


다시 글을 쓸 힘이 생긴 것 보니 제 맘 속에 겨울도 곧 끝나려나 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내 안에 감춰놨던 동은이를 꺼내보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