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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다그림 Oct 21. 2022

녹도문에서 나온 갑골문

- 갑골문과 집 家


1. 녹도문에서 나온 갑골문     


다시 앞서 《환단고기》의 기사를 돌아보자.                     

             


역사 기록을 ‘①구전’으로 전하다가 ‘②그림’으로 전했고, 다시 ‘③글자’로 전했다.

그런데 이 ‘③글자’는 ‘②그림’이 변한 것이다.



위에서 분명히 ‘②그림’으로 전했다고 했으니 이것은 앞서 찾은 녹도문이다.

그런데 이 ‘②그림’이 ‘③글자’로 변했다는 것이다.     


이 ‘그림이 변한 글자’는 무엇일까?

문맥으로 보아 ‘②그림’과 ‘③글자’는 일대일로 대응되는 글자로 보였다.

따라서 ‘남해 낭하리 각석(용서 龍書)’은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보였다.

또 ‘평양 법수교 비문과 산동 창성조적서 비문(우서 雨書)’은 아래 《환단고기》〈단군세기〉에 나오는 가림다(加臨多) 또는 가림토(加臨土)와 같은 표음문자(소리문자) 계열로 보였다.

즉, 녹도문은 표어문자(그림문자, 상형문자, 표의문자) 계열로 문자 계열이 다른 것이다.  

   

《환단고기》〈단군세기〉

『(3세 단군 가륵(嘉勒) 2년) 아직 풍속은 하나같지 않았다. 지방마다 말이 서로 틀리고, 형상으로 뜻을 전하는 녹도문(鹿圖文)이 있어도, 열 집 사는 마을에도 말이 통하지 않는 경우가 많고, 100리 되는 땅의 나라에서도 글을 서로 이해하기 어려웠다. 그래서, 신하인 삼랑 을보륵(乙普勒)에 명하셔서 정음 38자(字)를 만들고 이를 가림토(加臨土) 문자라고 하니 그 글자는 아래와 같다.』                                                               

가림토(加臨土) 문자


그렇다면 남은 것은 치우 천왕의 ‘화서(花書)’와 ‘한자{단군조선의 신전(神篆), 왕문의 부예(符隸)}가 남았는데 필자는 이 중 한자라고 생각한다.

왜냐면 앞서 살펴보았듯 녹도문과 한자가 일대일로 대응되는 실례를 찾았고 그 글자에 담긴 코드(즉, 아재 개그)가 일치함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즉, 치우 천왕의 화서도 ‘③글자’일 가능성이 있지만, 한자는 확실한 ‘③글자’란 것이다.     


한자의 기원으로 여러 설이 있기는 하지만, 가장 확실한 기원은 상나라의 갑골문이다.

상나라는 BCE 1600년에 개국한 나라이다.

그런데 가림토 문자를 만든 가륵단군 시기는 BCE 2182년인 것이다.

그리고 단군조선에서 신전(神篆)을 썼다고 하니 이때는 상나라가 건국한 이후에 상나라가 만든 한자를 수입해 쓴 것일 것이다.     


그 한자가 녹도문이 변한 글자라고 말하고 있는 《환단고기》의 수수께끼를 이제부터 풀어보려고 한다.

《환단고기》의 이 기사가 사실이라면 상나라가 단군조선의 녹도문을 수입해 간 것이다.

그런데 갑골로 점을 치고 이 점괘(占卦)를 갑골에 새겨넣기를 즐겼던 상나라는 딱딱한 갑골에 무딘 청동 칼로 녹도문, 즉 그림을 새겨넣기가 여간 어렵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녹도문의 그림을 단순화시킨 것이 갑골문이 되었다.    

 

예를 들어 이미 찾아낸 태양을 뜻하는 녹도문(일중삼족취)과 갑골문을 비교해 보자.                                               

태양을 뜻하는 녹도문과 갑골문 비교


자료 그림의 위의 녹도문 일중삼족취를 갑골에 새기는 과정을 살펴보겠다.

그런데 갑골에 칼로 동그라미(원 圓)를 새기기가 어렵기에 ‘원’은 ‘네모’로 표현했다.

이어서 삼족취를 새겨야 하는데, 이 삼족취를 갑골에 새기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미션이므로 ‘작대기’ 하나를 그어놓고 이를 ‘삼족취’로 간주한다.

그러면 최종 결과물로 자료 그림 아래의 갑골문 한자인 ‘日’이 나오는 것이다.    

 

 이번엔 이미 찾아낸 달을 뜻하는 녹도문(월중섬여)과 갑골문을 비교해 보자.                                                            

달을 뜻하는 녹도문과 갑골문 비교


위 자료 그림 위쪽의 녹도문 월중섬여를 갑골에 새기는 과정을 살펴보겠다.

그런데 원 속에 ‘작대기’ 하나를 그어놓는다면 갑골문 한자인 ‘日’과 똑같아지는 것이다.

그래서 달은 반달이 있지만 해는 없다는 것에 착안하여 반달을 그리고 ‘작대기’ 하나를 그어놓고 이를 ‘두꺼비’로 간주한다.

그러면 최종 결과물로 자료 그림 아래의 갑골문 한자인 ‘月’이 나오는 것이다.     


위의 두 사례를 보면 그냥 네모를 그려놓고 태양을 나타내거나 그냥 반달을 그려놓고 달을 나타낼 수도 있지만, 굳이 가운데 작대기를 그어놓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것은 네모와 반달의 가운데에 뭔가가 있다는 것을 강조한 것으로 바로 이 점에서 이 갑골문 日과 月이 녹도문 일중삼족취와 월중섬여를 표현한 것임을 알 수 있는 것이다.     


2. 한자가 녹도문에서 나왔다는 또 다른 증거     


일중삼족취 녹도문을 분해해 보면, 동그라미는 태양이라는 ‘뜻’을 나타내고 삼족취는 술이라는 ‘발음’을 나타낸다.

이렇게 문자를 만드는 방법을 한자 조자 원리인 육서법 중 ‘형성(形聲)’이라고 한다.    

 

즉, 한자의 조자 원리를 육서(六書)라고 하는데 상형(象形), 지사(指事), 회의(會意), 형성(形聲), 전주(轉注), 가차(假借)이다.

이 중 형성(形聲)은 의미와 관련 있는 형부(刑部)와 발음과 관련 있는 성부(聲部)로 구성하는데 대부분의 한자가 이에 속한다.  

   

하지만, 같은 형성의 원리로 글자가 만들어졌지만, 현대 한자의 성부는 ‘다른 한자 발음’으로 구성된 데 반해 녹도문의 성부는 ‘한국말 발음’으로 구성되었다는 차이점이 있다.     


이 대목에서 주목할 점이 있다.

기존에 日은 상형(象形)의 원리로 만들어진 글자로 분류했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해당하는 녹도문을 찾고 보니 형성(形聲)의 원리로 만들어졌다는 것이 새롭게 드러난 것이다.

그렇다면 기존에 특정 조자 원리로 분류했었는데 한국말이 들어간 형성(形聲)의 원리로 만들어진 것이 있는지 알아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필자는 이러한 글자를 찾아냈는데, 바로 집 가(家)다.

기존에는 집 가(家)를 회의(會意)의 원리로 만들어진 글자로 분류했었다.

회의(會意)의 원리란 각각의 의미를 모아서 새로운 의미의 한자를 만들어내는 것을 말한다.

그래서 家의 경우엔 ‘① 宀(집 면)과 豕(돼지 시)를 모아서 ’집‘이라는 의미를 강조했다는 것’이다.

또는 ‘② 집 밑 화장실에 돼지가 있어서 대변을 처리하던 시절에 만든 글자’라는 의견도 있다.

아무튼, 회의의 원리라는 것은 동일하다.  

   

그런데 집(宀)만으로 충분히 의미가 통하는데 굳이 돼지를 갖다 붙이는 이유가 없는 것이다.

특히 위의 ‘설명①’의 경우엔 집이라는 의미를 강조하는데 왜 하필 ‘돼지’를 갖다 붙이냐는 의문이 든다.

그리고 아래 ‘설명②’의 경우엔 뭐 좋은 거라고 굳이 화장실 돼지를 꼭 언급했어야 했느냐는 의문이 든다.

한마디로 家의 경우엔 한자의 조자 원리인 육서로 분류하기 곤란한 한자였던 것이었다.    

 

하지만, 이것이 ‘녹도문 집’이라는 글자를 그대로 갑골문으로 만든 것이라면 쉽게 이해될 수 있다.

즉, 집(宀)은 ‘뜻’을 나타내고 돼지는 ‘발음’을 나타낸다는 것이다.

그 발음은 한국말 ‘돼지’이다.

즉, 녹도문이었을 당시 ‘녹도문 家’의 발음은 ‘집’인 것이다.

이 돼지에서 ‘지’의 발음이 ‘집’의 발음과 고대에는 같았을 것이다.

‘지’와 ‘가’와 ‘집’의 자음 음가는 서로 호응하는데 영어도 보면 g의 발음이 girl일 땐 ‘ㄱ’이고 general일 땐 ‘ㅈ’임을 알 수 있다.

현재 집 家의 한자음 발음이 ‘가’로 정해졌지만, 이것은 ‘자’로 다시 ‘지’로 되어서 돼지의 ‘지’에서 나오고 ‘지’는 다시 받침이 붙어서 ‘집’이 되는 변천 과정을 밟은 것이다.

즉, ‘가’와 ‘집’의 변천 발음이 만나는 것이 ‘지’이며 이것은 돼지의 ‘지’란 것이 결론이다.    

  

이것은 마치 술이에서 ‘술’을 발음으로 한 일중삼족취 녹도문과 같은 방식인 것이다.

아래는 고구리 안악3호분의 주방도 중 고깃간 그림이다.                    

    

고구리 안악3호분의 주방도 중 고깃간 그림


 고깃간에 개고기와 돼지고기 등이 걸려 있는데 아마도 ‘녹도문 지’는 이런 식으로 그려졌을 것이다.

이것을 상나라가 갑골문 한자 ‘家’로 새기기 좋게 바꾸어 갑골에 새겨넣은 것이다.                                             

갑골문 家와 금문 家


위 그림은 갑골문 家와 금문 家인데, 고구리 안악3호분 주방도 중 고깃간 그림과 깜짝 놀랄 만큼 똑같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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