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을 퇴직한 후론,
구두신을 일이 별로 없었다.
어디 구두뿐이랴!
원피스, 투피스 등 정장 입을 일도 없다.
노년이 된 지금은 더 더욱이 없다.
특별한 사이의 경조사가 아니면 . . .
오늘은 그 특별한 경조사, 조카의 결혼식이다.
이 옷 저 옷을 입어봐도. . . .
세월아, 어쩌란 말이냐
어찌어찌하여 그래도 정장에 스타킹도 신고 구두도 신어 보았다.
신부가 입장한 버진로드옆으로 슬며시 구두를 내밀어 본다.
원피스 떨쳐 입고 뾰족 구두 신고 다니던
젊은 시절도 좋았지만,
이렇게 오랜만에 신게 된 구두를 바라보며
지나간 세월을 회상하는 지금의 시절도 그리 나쁘지는 않다.
구두,오랜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