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빨간지붕 Jul 28. 2024

슬기로운 노년일기

봉숭아 꽃물 들이기


                                                      옆 집 꽃밭에 핀 봉숭아 꽃


언제 적 봉숭아 꽃인가?

봉숭아 꽃잎을 따라가다 보니 어린 날의 기억들이 꼬물꼬물 따라 나온다

여름방학이면 넓적한 돌멩이 찧은 빨간 봉숭아꽃물을 손톱 위에 얹고 

비닐로 둘둘 말고 실로 묶고는 하룻밤을 잤다.

밤새 손가락에서 빠져나온 봉숭아 꽃물은 이불에도 여기저기 빨간 꽃물을 들여놓곤 했다.




옛날 생각에 몇 잎 얻어와서 손톱 위에 얹어 물을 들인다.

오래된 손은 오래된 추억을 기억이라도 하는지 예쁘게 물이 들었다.

남편도 손가락을 내밀기에 엄지손가락에 얹어 주었다.





사소하고 소박한 것들이 주는 행복감

계속되는 폭염 속에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다 보니

이런 소꿉놀이의 즐거움도 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 슬기로운 노년 일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