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일기
이맘 때면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를 한다. 그래서 매년 가을이면 처음 브런치에 가입했던 때가 기억 난다. 출판 프로젝트에 참여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그때.
뭐 뻔하지만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어떤 책들이 나왔을까 쓱, 둘러보자 제목부터 눈에 띄는 작품들이 많았다. 그 후, 브런치북 프로젝트엔 쳐다도 보지 않게 되었다. 그렇게 작년은 쓱, 지나갔던 거 같다. 브런치엔 나도 별 관심이 없어지기 시작했고
그냥 네이버보단 좀 덜 공개적인 느낌이라서 좋았다. 네이버 블로그는 이미 체험단으로 잠식되었고 만인에게 공개되었다. 일일방문자 수를 신경 쓰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일기는 브런치에만 쓰게 되었다. 종이 일기도 이제 쓰지 않기에 노트북으로 타닥타닥, 키보드로 새기는 일기가 소중해졌다.
브런치가 사라지지 않는 한 내 일기들은 사라지지 않을 거다. 노트는 책장을 차지하기 마련이었고 나는 데이터에 쌓이는 일기가 마음에 들었다. 이사를 가도 짐이 되지 않았으니까.
유튜브 구독자는 500명을 찍을 수 있을 줄 알았다. 그것도 이번 달 안에. 물론 아직 보름 정도가 남은 시간이지만 사실 잘 모르겠다. 거의 이틀에 2명이 오르는 꼴이라 안 될 거 같다. 현재 구독자 466명. 플리를 올리는 중인데 자꾸만 저작권 침해로 차단되고 있다.
어떤 노래는 차단되고 어떤 노래는 상관 없고. 그 기준을 모르겠다. 내가 출처 표기를 안 하는 것도 아닌데, 유튜브는 책과 다른 건가.
추석을 앞두고 집으로 내려가는 길이다. 그렇다 기차 안에서 쓰는 일기다. 새벽 6시에 무거운 몸을 일으켰는데 사람들은 분주히 출근 중이었다. 게으른 건 이 세상에 나 혼자인 거 같았다. 어떻게 이 많은 사람들은 아침 일찍부터 일을 할 준비를 할까. 난 천성이 한량이었고
열차 안엔 코레일 잡지뿐 아닌 K-공감 매거진까지 들어왔다. 한복을 입은 양궁 선수가 보였다. 이번 올림픽으로 스타덤에 오른 스포츠 선수들이 최근에 눈에 띄었다. 바나나 우유 광고를 찍고 있는 신유빈 선수를 보면서 나도 모르게 미소를 지었던 거 같다.
김예지 선수의 루이비통? 화보도 놀라웠다. 외국에서 인기가 장난 아니었나 보다. 외모에 열광하는 건 한국뿐 아닌 세계 만국의 공통인 거 같다.
패럴림픽을 챙겨본 건 아니지만 놀라운 걸 봤다. 중국의 수영선수였는데 팔 없이 은메달을 쟁취했다. 그게 너무 놀라웠다. 난 두 팔이 멀쩡한데도 수영 못 하는데
책인감에 갔었다. 책인감은 공릉에 위치한 동네서점, 동네책방이다. 자연스럽게 지구불시착과 비교하게 되었다. 아무래도 공릉에 존재하는 동네책방이 두 개뿐이어서 그런가.
넓고 쾌적하고 시집도 많고 신기했다.
옛날 1층엔 응파이가 있었다. 공릉에 파이집이라니 신기해 했던 게 엊그제 같은데 그 가게는 사라졌고 나는 학교를 졸업했다. 철길엔 많은 가게가 들어왔고 소위 분위기 좋은 곳이 많아졌다.
도깨비시장에서 알바를 이틀 간 했고 그 이틀 동안 많은 어르신들을 보았다. 솔직하게 말하면 내 기준 진상 고객은 제일 많았던 곳이다. 행사 알바를 종종 하는 나지만, 아무래도 나이대가 있는 고객이 많이 올수록 힘들다. 젊은 사람들이 많이 오는 행사일수록 상대적으로 쾌적한 편인데
이런 편협한 사고를 가지게 된 게 내 성격 탓만은 아닐 거 같아서 더 슬프다.
그럼에도 재밌었던 행사였다. 시장의 삶을 그렇게 오래 본 건 처음인 거 같으니까. 정말로 연령대가 높았고 젊은 사람들은 적었다. 어린아이들도 적었고. 어르신들은 자기 몸 하나 간수하기도 힘드실 거 같았는데 일하시는 분이 정말 많았다. 일한다는 건 어떤 의미이기에.
나는 일하기 싫다. 태생이 글러 먹었지만 돈은 많고 싶다.
아 모르겠다.
다들 추석 잘 쇠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