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6개월이나 지난 주절주절. 여러분 잘 지내셨나요?
1. 브런치에 들어온 지 진짜 오래되었다는 걸.. 이제야 알았다. 사실 다른 사람의 글 들은 잘 읽고 있었는데 왜 이렇게 글이 쓰기 싫었는지, 아니 두려웠는지. 마지막 글이 눈이 오던 1월이었는데 이제는 인위적으로 온도를 낮추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하는 날씨가 되었다. 그만큼 시간이 많이 지났다는 거겠지. 그리고 그만큼 나도 많은 날이 있었던 것 같다. 다 설명하긴 어렵겠지만.
2. 일하는 환경이 많이 바뀌었다. 같이했던 동료들이 떠나가고 리더도 바뀌면서 이직한 것처럼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만 했다. 그때는 '뭐~ 그냥 하면 되겠지'라는 생각을 했는데 다시 되돌아보면 생각보다 많이 힘들었다. 근데 다른 팀원들도 힘들겠지ㅠ 내가 이야기하면 더 힘들어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더 강해서 속 이야기를 못했었다. 시간이 지나 팀원들과 원오원을 했는데 다들 힘든 시간을 버텼던 것 같아 마음에 있는 이야기를 꺼내지 못한 게 미안했다. 그래도 다시 한번 다 같이 잘해보면 되겠지.
3. 자신감이 많이 떨어졌다. 지금도 떨어져 있고. 특별한 계기는 없었던 것 같다. 그냥 많은 게 겹쳐진 느낌. 허허. 환경도 바뀌고, 기존에 함께했던 사람들도 바뀌고, 그리고 모종의 일이 일어나면서부터 내 탓이 아닌데도 점점 내 탓을 하고 있다. 내 탓이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왠지 나 때문인 것 같다는 생각을 항상 나를 좀먹는다.
4. 취미가 하나 생겼다. 베이스를 배우기 시작했다. 사실 배운 지 이제 한... 5개월? 6개월 정도 된 것 같다. 어렸을 때 진짜 어렸을 때는 피아노, 성악 등 음악을 많이 배웠는데 어느 정도 지나서는 음악을 '하'기 보다는 '듣'기에 가까웠다. 항상 피아노 전공을 하는 동생을 보면서 음악으로 본인의 감정을 나타낸다는 게 너무 부러웠다. (실제로 동생은 화나면 방음방에 들어가 시끄러운 피아노를 치고는 했다.) 어쩌다가 밴드 공연에 빠지게 되었고, 나도 한번 해볼까?라는 생각에 베이스를 시작하게 되었다. 이제는 쉬운 악보면 짧은 시간 안에 한 곡을 어렵지 않게 칠 정도다. 벌써 내돈내산 악기도 구비해 두었다. (이름은... 충배다ㅎ... 충동적으로 산.. 배*진의 베이스...) 주말이나 퇴근 후 베이스를 잡으면 나름 생각도 없어지고 좋은 것 같다. 내 베이스 최애곡인 just two of us를 배울 수 있는 날까지...!
5. 근래에 나를 돌보는 시간을 많이 가지지 못했다. 왠지는 모르겠지만, 휴가를 내는 것도 눈치 보이고 괜히 재고 따지게 된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 일상생활에 화가 많아졌다는 걸 느낀다. 내가 느낄 정도면 다른 사람도 느끼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 빨리 내가 불안한 이유를 찾고 싶다.
6. 이 전에 잠깐 이야기했던 고등학교 친구들과 고등학교를 다닐 때보다 더 친해졌다. 요즘은 공연도 같이 보러 다니고, 작년에는 혼자 갔던 호주를 이제는 친구들과 함께 계획하여 가게 되었다. 어렸을 때부터 나는 항상 늦는다는 생각을 했다. 모든 것에 대한 시작이 난 항상 늦었다. 고등학교 친구들과 이제야 더 친해졌다. 예전에는 느렸던 내가 너무 싫었는데, 요즘따라 느린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을 한다. 30 중후반으로 넘어가는 때에 이렇게 항상 만날 수 있는 친구들이 있다는 게 럭키비키니까...⭐
7. 요즘 안 좋은 생각을 종종 하게 된다. 살아가는 데에 하등 쓸모없는 생각이고, 오히려 나를 갉아먹는 생각이라는 걸 알면서도 이런 생각을 끊어내긴 힘들다. 그래도 이 전처럼 원인을 찾아 다시 한번 극복해 나가겠지, 나는 이미 겪었으니까!
8. 현 회사를 다닌 지 이제 약... 1년 하고도 11개월이 되었다. 진짜 한 30일만 있으면 꽉 채운 2년이다. (연차로는 3년 차 헤엑!) 지난 1월 이후에 나 자신에 대한 회고를 한 적이 없다. 그래서 그런가? 내가 이제까지 뭘 해왔는지 정리하지 못하겠다. 이번에 2주년. 되는 날에는 2주년 회고를 꼭 해야겠다.
9. 자주 오자. 이제까지 못 왔던 건 다 핑계고 한 달에 한 번이라도 꼭, 브런치에 글을 올려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