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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Zero Jun 04. 2024

HEAVEN

잡담

지금 세대는 당연히 모르겠지만 우리 세대의 어린 시절 김밥은 말 그대로 특별한 날에만 먹을 수 있는 귀한 음식이었습니다. 소풍이나 운동회 등 1년에 겨우 서너 번 밖에 먹을 수 없는 귀한 고급식이요. 그런데 어느 날 김밥헤븐이라는 곳에서 이 귀한 김밥을 모두 좀 더 자주 먹어보자는 입장으로 저렴한 가격에 일상 안으로 끌어들이는 일을 벌였죠. 그래서 그때부터 김밥은 길을 가다가 또는 업무를 보는 점심시간이나 출출할 때 어디서든 쉽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되었죠. 그런데 옛 시절 그렇게 귀하고 접하기 어려웠던 김밥이 우리 곁으로 가깝게 다가온 것은 참 좋은 일인데 문제는 김밥이라는 음식의 가치가 한순간 나락으로 떨어져 버렸다는 것입니다. 이제는 그냥 저렴하게  한 끼 때 울 수 있는 가벼운 존재로 치부되어 버린 거죠. 그래서 전 이 김밥을 볼 때마다 그의 추락한 위상이 그저 안타깝기만 합니다. 예전에는 어머니가 새벽부터 일어나 자식을 위해 정성스럽게 말아 도시락에 담아주던, 정말 특별한 날에나 맞이할 수 있는, 정말 접하기 힘든 특별식이었는데 말이예요. 아! 우리의 김밥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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