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이야기(1994-1998)
어찌 보면 역사의 아픈 이야기다. 내가 근무할 때 특전사 내무반에는 진압봉이 다 있었다. 충정훈련을 위해서. 충정훈련은 말 그대로 5.18 민주 항쟁을 떠 올리면 된다. 헬멧에 철망을 설치하고 진압봉으로 소요를 진압하는 훈련. 내가 근무할 때는 그 훈련이 끝무렵이라 한 번 밖에 하지 않았다. 하지만 내 두 기수 선배 때까지는 사격장에 세워놓고 사과탄(일명 최루탄가스로 지랄탄이라고 함)을 쏘면서 못 움직이게 하고 돌멩이를 던지면서도 맞아도 못 움직이게 했다고 한다. 대모꾼들 앞에서 밀리면 안 된다고. 다행히 나는 그런 지랄탄과 돌멩이는 맞지 않았지만 진압봉을 빼어 치켜 세운 후 대오를 갖춰 자세를 잡고 충, 충, 충하며 앞으로 진군 하는 훈련까지는 했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군입장에서나 시민입장에서나 참 서글픈 훈련이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