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콜미 바이 유어 네임', '파인드 미'를 읽고
어쩌다 고작 그 마음도 못 참고 멍청하게 다 던졌는지
최신가요 가사에서도 애치먼의 향기가 난다.
첫사랑의 풋풋한 감정을 어찌나 잘 다루었던지, 같은 소재의 음악이나 그림만 보아도 그해 여름으로 소환되곤 한다.
열 일곱살과 스물 네살의 사랑은 너무 아름답다. 그래서 섬뜩하다. 이해는 하되 거부감이 드는 것은 막을 수 없는 금기의 사랑을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이 소설은 때론 솔직한 때론 노골적인 감정 묘사로 두 남자의 로맨스를 납득시킨다. 그 어려운 걸 애치먼은 해낸다. 영상화 되면 징그럽지 않을까 싶었지만, 이번엔 그 어려운 걸 티모시 샬라메가 해낸다. 나 혹시... 이런 취향인가 , 의심이 들 정도다.
아들과 제자의 '특별한 우정'을 눈치챈 아버지의 대사는 무척 인상 깊다.
"삶은 하나뿐이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가슴이 닳아 버리지. 육체의 경우에는 아무도 바라봐 주지 않고 가까이 오려고는 더더욱 하지 않는 때가 온다. 그러면 슬픔뿐이지. 기억해. 우리의 가슴과 육체는 평생 한 번만 주어지는 거야. 고통이 있으면 달래고 불꽃이 있으면 끄지 말고 잔혹하게 대하지 마라."
이야기는 그해 여름에서 시작해서 그해 여름으로 돌아온다. 'Call me by your name'은 그해 여름 비밀리에 서로에 대한 사랑을 전하는 시그널이었고, 'Find me'는 수십 년 간 의 회피 끝에 결국 그해 여름의 감정이 진짜였다는 걸 알게 된 한 남자에게 보내는 평생을 한 곳만 바라본 다른 남자의 변치 않는 시그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