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현미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267

by 포텐조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이백육십 칠 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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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선미가 아니다. 과현미다.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 개개인이 살아온 궤적에 따라 삶의 여행도 계속 이어져 나간다. 과거 없이는 현재가 없고 현재가 없으면 미래도 없는 것처럼 무한한 시간과 공간에서 굳이 인간의 관점으로 분리해서 본다면 과현미는 각자 가지고 있는 거대한 서사시의 3축이다.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듯하면서도 독립되어 있으므로 어떻게 보면 위안일 수도 혹은 독이 될 수도 있다.




스크린샷 2024-05-09 234251.png 마스터 2012 / 감독 폴 토머스 앤더슨

과거는 과거의 이미지, 구닥다리 전유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다. 나도 한때 그랬고 괜히 잊고 싶은 마음이 더 컸으며 과거로부터 얻을 수 있는 것은 없다고 생각했다. 정작 역사는 좋아하면서 나만의 역사는 계속 부정했던 것이다. 과거를 통해 현재와 미래가 어떻게 될지 단언하는 것은 말이 안 되지만 다른 사람들의 일화와 경험 그리고 나의 경험을 토대로 종합해서 보면 삶의 교훈을 도출해 낼 수 있다.


장차 다가올 시간에 대해서도 대비할 수 있으며, 들이닥친다 해도 유연하게 받아들이수 있는 혜안이 생기기도 한다. 하지만 과거에만 구속되어 있다면 많은 부분을 낭비하게 된다. 특히 현재에 대한 시간을 낭비하게 되는데 좋게 말하면 추억이요 나쁘게 말하면 반추하고 계속 악몽만 꾸는 것과 같다. 그러면서 이미 엎질러진 물이 되어버린 과거를 계속 탓하고 있다. 그렇게 탓이라도 해서 일이 바로 잡아졌다면 우리 모두 과거에만 머물고 있었을 것이다.


정신분석에 몰입한 나머지 몇몇 유사이론 혹은 사이비 이론을 주장하는 사람은 전생까지 알 수 있다 하는 경우가 있다. 호아킨 피닉스 주연인 영화 마스터를 상당히 재미있게 봤었는데 거기서 작중 피닉스를 가스라이팅하는 교주 랭캐스터는 세계대전이 끝나고 뒤숭숭한 미국 사회에서 당시 최신 이론이었던 정신분석을 오용해서 과거의 전생을 통해 심리를 치료하는 "코즈"라는 종교집단을 운영하며 피닉스와의 종속관계를 그려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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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과거에 몰빵 하게 되어 마치 공상적인 미래를 바라보는 것처럼 과거 또한 비현실적으로 바라볼 수도 있다. 실제로 인간의 기억은 조작적이며 불확실하다는 것을 이미 오래전에 밝혔고 목격자의 증언도 엇갈리며 신뢰도가 낮다는 것을 범죄심리학에서 많이 다루기도 한다. 그래서 어디까지나 과거는 과거의 전유물에서 뭔가 앞으로의 교훈을 얻어낼 수 있을 것만 뽑아내야지 아예 석유 뽑아내려고 유정시설까지 짓는다면...흠...


마찬가지로 미래도 동일하다. 어쩌면 과거를 거울에 세우면 미래와 같단 생각이 들었다. 다가올 시간에 대해서 너무 낙관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있고 비관적으로 바라보는 시선도 존재한다. 잔뼈 굵은 전문가들은 사회적 현상에 대해서 예단하는 경우도 있는데 미래 또한 불확실하다. 분명히 존재하나 잡을 수 없는 공기와 같아서 미래만 꿈꾸고 장밋빛을 혹은 흑색빛으로 도배하기에는 나 자신의 능력을 과대과소 추정하는 경우도 있다.


카르페디엠이라는 말이나 메멘토 모리 같은 있어 보이는 문구처럼 현재는 언제나 중요하다. 그리고 종합적으로 보자면 우리가 공기처럼 잡을 수 없는 과거와 미래가 있는 반면에 유일하게 잡아서 이리 돌렸다 저리 돌렸다 할 수 있는 통제가능한 변수는 현재뿐이다. 각자가 맞이하고 있는 급진적인 현재든 점진적인 현재든, 불교에서 이야기하는 돈오점수나 돈오돈수처럼 단박에 깨닫던지 차차 깨닫던지는 각자의 몫인 거고 언제나 현재는 그 자체로 굉장히 중요한 모멘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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