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일기 벽돌시리즈 577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오백 칠십 칠 번째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가듯이, 목적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 오늘은 세미나가 있어서 발표를 들었다. 발표자들은 그려려니 했지만 발표자료는 인상이 남았다. 어떤 프로젝트를 소개하며 하나하나 피피티를 넘기는 데 목적 부분에서 의문이 생겼다. 마치 마인드 맵처럼 열거된 7개의 가치와 목적칸과 그 칸마다 딸린 2개의 목표들. 총합 14개의 목적 그리고 목표가 소개 되었다.
차라리 프로젝트를 함으로써 얻는 결과 혹은 효과들을 그렇게 나열했다면 솔깃했을 텐데 이뤄야 할 것들이 너무나 많았다. 가치인지 목표인지도 모를 추상적인 부분들까지 있어 금상첨화. 프로젝터를 넘어 빔 스크린에 펼쳐진 거대한 화면 속 목적들은 알록달록 너무나 다양했다. 물론 발표를 듣는 많은 사람이 알 듯 이런 부분은 그냥 가볍게 짚고 넘어가는 요식적인 개요에 불과하기도 하다.
자기들이 무엇을 할지에 관해 소개하는 부분이 더 길기 때문에 목적 부분은 대부분 몇 초 만에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목적 부분을 제대로 이야기해 주지 않아서 복잡한 과정을 듣다가 WHY? 란 물음이 청중들에게 생길 수도 있다. 또 그렇다고 너무 목적 부분에만 힘을 주면 분명 "그래서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물음이 생긴다. 과정은 워낙 잘 준비해서 패스하더라도 목적은 그래도 목적이다.
그냥 몇 초 만에 넘어가기에는 중요한 기준점이자 어쩌면 프로젝트 전반의 실체를 알려주는 모든 것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실컷 설명하는 과정은 사실 목적에 맞추어서 언제든지 변경될 수도 있는 것이기도 하니까. 그런데 이런 기준점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14개는 너무너무너무 많다. 형식적으로 준비한 것도 문제지만 만약 형식적이지 않고 정말로 진지하게 모두를 추구한다면 그것대로 문제다.
생각해 보자. 돋보기로 종이를 태우는 데 14개로 빛이 갈라지는 것이 나은가? 하나로만 쏘는 게 나은가? 목적과 목표는 재미나게도 아주 복잡하지만 막상 표현하거나 누군가에게 보여줄 땐 굉장히 단순하고 직관적이다. 그러나 그런 목적을 추구하고 목표를 세우기까지 무지하게 고생한다(오늘도 갈리는 기획팀). 한 사람이 하나의 목적에 집중해서 달성하기도 힘들다. 에너지는 한정되어 있고 시간은 필요하니, 설령 욕심이 생기더라도 있던 거나 일단 달성하고 다음 것을 세우는 것이 낫지, 잡동사니처럼 나열하면 정말 산으로 간다.
*19권을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20권에서 만나요~
[매일마다 짧은 글에서 우리 모두를 위한 가능성, 벽돌시리즈는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