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일기 벽돌시리즈 617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육백 십 칠 번째
미국은 신생국이다. 신생국이면서 초강대국이기도 하다. 달러와 미국의 국장(상징)을 살펴보면 지중해 전역을 장악하던 로마제국의 위상을 이어받고 있다 여겼는지 라틴어와 독수리등을 사용하였다. 동부에서 서부까지 개척의 역사는 "명백한 운명"이라는 말도 안 되는 명분아래 인디언들을 대거 학살하며 멕시코를 물리치고 영국과 스페인도 물리쳐 대륙에 남겨진 위험요소를 분쇄함으로 지정학적 패권을 거머쥐게 되었다.
아기장수 우투리처럼 나이는 어려도 엄청난 힘을 가졌던 지라 유럽에서는 근본 없는 애들이라 욕은 하되 차마 물리적으로 참 교육을 하진 못했고, 반대로 미국은 유럽을 힘도 없는 노땅들이라 비웃었으나 그래도 친척이라 봐준다는 마인드로 충돌은 안 해도 간간히 개입했다. 지금에서야 문화적 소프트파워가 단연 압도적이긴 하지만 이 또한 따져보면 현대적 문화파워를 의미하는 것이지, 몇백 년 이상 내려오는 어떤 관습이나 가시물이라는 게 보이지 않았다.
그나마 각 나라에서 건너온 이주민 공동체가 자기들만의 문화를 가져왔지만 주먹구구식이라 너 따로 나 따로였다. 뇌피셜로 보자면 독립된 자치주를 운영하는 방식은 땅덩어리 통제의 문제도 있지만, 이런 일치된 관념과 문화가 희박한 점이 기여하지 않았나 싶다. 여하튼 그런 미국에 부족한 명분과 문화 요소는 정치제도에서 출발한다. 대통령제와 민주주의는 미국인들에게 자부심 탑을 달리는 미국 그 자체로 여겨지고 있다.
처음에 단추를 잘 꿰준 워싱턴부터 해서 제퍼슨, 링컨, 케네디에 이르기까지 대통령이라 하면 마땅히 어때야 한다는 힌트를 남겨준 위인들이 있었고 워싱턴은 선출된 군주의 개념을 폭군으로 남용하지 않고 임기를 마치고 깔끔하게 내려왔다. 워낙 지지율이 압도적이라 몇 년 혹은 영구적으로 해 먹어도 뭐라 하지 않을 전쟁영웅이었지만 그는 내려왔고 그 후에 있게 된 수많은, 전세계 곳곳의 독립투사였으나 독재자가 된 인간들과는 차원이 달랐다.
아무튼 그런 미국의 근-본을 묻는다면 그들의 대통령제와 민주주의 장치들이 미국의 주들을 연합하고 20세기 중반까지 국가의 표어였던 "여럿으로 이루어진 하나"를 이룩해 내었다. 하지만 그동안 암묵적으로 이루어져 왔던 지도자의 태도나 자세 그리고 관습이 흔들리고 있다. 아웃사이더라고 불리며 모든 것이 자기로부터 비롯되어야 풀리는 한 사람과 그 외에 예스맨들 투성인 행정부 2기가 오래된 전통을 무시하고 있는 건 기분 탓일까? 전통은 악습도 있으나 순기능을 하는 관습도 있기 마련이다.
[매일마다 짧은 글에서 우리 모두를 위한 가능성, 벽돌시리즈는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