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우 카페와 인터넷 검색을 해보면 고주파 열치료는 별 것이 아니라고 이야기하던데 고통은 주관적이다. 평소에 아픈 것을 잘 견딘다 생각했었다. 지금 보니 내가 견딘 고통은 주로 외부에서 오는 것들이었다. 예를 들어 넘어져서 다치거나 하면 잘 견딘다. 초등학교때는 뼈에 금이 가 힘든 적이 있었는데 그냥 참고 견뎌 아문 적도 있었다.
내부에서 시작되는 고통은 견디기가 힘들었다. 3주정도 계속 아팠던 것 같다. 오른쪽 갈비뼈 수술 부위가 계속 아파 잠을 잘 때 힘들었다. 잠을 자면서 뒤척이기 마련인데 오른쪽으로도 왼쪽으로도 옆으로 자면 고통이 극심해지니 바로 잘 수 밖에 없고 등이 배겨 계속 일어나게 되었다. 잠을 잘 못자는 것은 힘든 일이다. 게다가 횡경막이 살짝 데었다고 의사가 이야기하였는데 횡격막은 살짝 데었겠지만 숨을 들이쉬고 내쉴 때의 고통은 횡경막이 겪는 것이 아니고 내가 겪는 것이니 힘들기가 이를 데 없었다. 시술이 제대로 되었는지 의심이 갈 지경이었다.
3주후 의사를 다시 만나는 시점이 되니 고통이 크게 감소되었다. "지금 어떠세요?"라고 물어보기에 아팠었다고 이야기하기도 민망해서 많이 좋아졌다고 이야기했다. "지금까지 힘드셨어요?"라고 물어보았으면 할 말이 많았을 텐데 아쉽기만 하다. 의사는 객관적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9월말에 MRI 찍겠습니다'라고20년동안 의사 선생님의 이런 태도에 불만이 많았는데 이제 받아들여야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스트레스 받아 좋을 것이 없고 의사 선생님의 태도나 성향이 바뀔리가 없기 때문이다. 결혼한 부부의 삶도 그냥 받아들이는데 세 달에 한 번 만나는 의사를 못받아들일 이유가 없다.
환후 카페에서 강조하는 것이 세가지다. 의사는 절대 건강해지는 법에 대해서는 이야기 하지 않는다. 건강해지려면 음식을 잘 가려먹어라. 마지막으로 운동을 열심히 해라.
치료 후 한달 정도 채식, 현미, 달걀 같은 것을 먹었다. 밀가루와 인스턴트는 완전히 끊었다. 과식이 좋지 않다 하여 간헐적 단식을 시작하였다. 몸무게가 한 5kg빠졌다. 키에 비해 비만이었는데 정상치로 돌아왔다.
헬스를 6개월 끊고 PT도 20회권을 끊었다. 예전같으면 돈이 아까워 절대 하지 않았을 것이다. 삶의 전망이 불투명하니 당장의 건강을 위해 지갑이 열린다.한 달 열심히 다녔는데 피로감이 많이 줄어들었다. 다만 너무 열심히 하고자 하는 마음에 건강이 망치지 않도록 조심해야겠다고 다짐했다.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 했다
책 제목인데 금과옥조로 삼아 머리속에 계속 되뇌여야겠다. 너무 열심히도 너무 태만하지도 않는 그 중간점을 잘 찾아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