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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솔라고 Mar 11. 2024

47: 초등학교 입학 이후 아이 학습에 관해

제목: 마법천자문 & 한자 등등

<초2adhd일기 2023년 7월 8일_마법천자문>

손오공이 나온다.
불아 타라 불화
물아 나와라 물수
나무에 올라가라 나무목
연못에 들어가라 내천
흙 천지로 만들어라 흙토
밭에 농사를 지어라 밭전
돌아 때려라 돌석
<초2adhd일기 2023년 7월 9일_한자>

나무목의 반대는 물수이다.
작을소의 반대는 큰대이다.
발족의 반대는 손수이다.
위상의 반대는 문문이다.
아래하의 반대는 가운데중이다.
왼자의 반대는 귀이다.
오른우의 반대는 눈목이다.
이는 귀를 뜻한 한자이다.
목은 눈을 뜻한 한자이다.
눈목의 반대는 입구이다.
구는 입을 뜻한 한자이다.
<초2adhd일기 2023년 7월 12일_마법천자문>

눈아 보여라 눈목 더 멀리 보여라 눈안
눈목귀이
큰대
작을소
문문
위상
아래하

그 누구에게나 부모가 처음이지만, 느린 아이 키우는 부모도 그것이 첫 부모 됨의 경험이다. 이 아이를 어찌 가르칠지가 늘 고민이다. 오늘은 학습관련해서 이야기해 보련다. 초등입학 전에 주당 12타임까지 센터를 달렸었다. 그러니까 월~목까지 중학교에서 수업을 마치고 칼 같이 퇴근해서, 아이의 하원 후 매일 2 타임씩 수업을 들었다는 이야기가 되겠다. 세 살 터울의 호수 호반이를 하원시켜서 센터까지 가는 것은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다. 돌쟁이 때부터 호반이는 느린 형 때문에 센터의 대기실 바닥에서 놀았다. 지역사회 바우처와 발달재활 바우처를 받고 특수반에서 나오는 바우처와 방과 후 지원금을 받고 실비보험청구를 하고 우리 형편에 해줄 수 있는 최대치가 12 타임이었다. 코시국이라 더 힘겨웠고 돌쟁이 동생 데리고 다니느라 더 힘들었던 차도 없는 뚜벅이로 2018년~2021년까지 센터를 다녔었다. 언치3타임, 놀치2타임, 사회성수업 1타임 특채 1타임, 감통 1타임, 작업치료 1타임, 심리상담 1타임, 수영 1타임


언어치료에 관해서는 할 말이 많다. 왜냐하면 아이는 언어가 느렸다. 엄마 아빠만 하는 시기가 생각보다 길었다. 엄마 아빠를 하는 것으로 보아 무발화는 아니었는데, 나이에 비해 너무 느렸다. 언어를 학습으로 배운 아이였다. 집안 모든 사물을 무한반복해서 가르쳤고 벽보를 보면서 탈것, 과일, 동물 등을 가르치고 나서도 긴 기간 동안 단어들하였다. 그래서 문장의 술술로 주어동사 결합법칙 등으로 1년 넘게 가르쳤다. 4세 봄 어느 날 처음 주어동사 문장발화를 하였다.  


아이의 언어가 늘면 많은 부분이 해결되리라는 기대는 여지없이 무너졌다. 실생활에서 적용해서 질문하고 답하기 능력이 떨어졌으며, 단답형 질문에도 대답을 잘 못했다. 그래서 육하원칙 질문대답을 무한반복했다. 오늘 학교에 누구누구 왔어? 오늘 뭐 먹었어? 그 쉬운 질문에 대답을 잘 못했다. 동생 호반이를 키워보지 않았다면 비교 대상이 없었을 것이다. 세 살 터울 동생이 말이 더 빨라서 코로나 시국에 사회성 수업을 동생하고 같이 했었다. 기가 막힌 일이지만, 인정할 수밖에 없었으며 제로 베이스에서부터 단어, 문장, 복문, 질의응답, 실생활 대화 등으로 조금씩 발전시켜 나갔다.


한때 언어 장애 아이가 지금은 자기의 욕구 관련 표현을 너무 잘하고, 사회성 상황추론 카드등에 대해서 잘 파악하고 답한다. 그런데도 이상하게도 확장이 더디다. 지금도 한 대화를 유지하는 것이 어렵고, 자기 할 말만 많이 하고 상대방과 대화가 어렵다. 소위 벽창호인가? 그런 뜬금없는 말들에도 받아주고 또 이어 가야만 하는데 그날그날 엄마의 컨디션도 난조를 보인다. 이 아이가 도대체 왜 이러나 싶을 정도로 갑툭튀, 혼잣말이 많다. 목소리도 크고 반항적인 성향도 있다. ADHD증상이 아이의 언어발달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초등 입학과 더불어, 센터는 모두 접었다. 호수는 7세부터 왜 자기가 센터에 다녀야 하냐고 질문하고 시작했다. 인지가 늘은 것이고 스스로 타인과 비교하기 시작했었다. 그래서 초등 가기 전까지 학원 다니는 것이고 입학하면 접기로 약속했었다. 초등 이박 이후 신경 쓴 것은 독서지도와 학습지도였다. 주로 읽힌 것은 인성동화이다. 매일 등교 전 일정분량을 정해서 책을 꾸준히 읽고 있다. 내게는 명언 제조기 같은 느린 아이 키우는 선배맘이 있다. 그분이 말하길 마지막에 마지막까지 발목 잡는 것은 사회성이다. 아이들을 더디지만 발달의 단계를 느리고 길게 모두 거친다. 지능은 초등 전에 거의 결정되고 입학 후에는 학습지능 위주로 도와서 끌어올릴 수 있다. 그래서 학습에 신경을 쓰고 있다. (누군가 보기에는 고작 그걸 가르차나 할 정도의) 주로 기초 학습을 가르친다.


초1~2까지는 독서, 학습지(국영수) 위주로 하다가 초3부터는 사회과학 학습지까지 하고 있다. 더 하고 싶으나 이 아이는 일반적인 발달 아이가 아니니까 경계선 아이니까 기본기를 충실히 닦는 것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 예를 들어, 시각 후각 청각 촉각 등과 같은 오감단어들,  관찰 계획 예상 분류 기준 등과 같은 단어들을 모르면 과학은 어렵겠다. 사회에서도 고장, 면담, 답사 같은 단어들을 알아야 한다.  이런 것들이 수업에서 한번 언급해 주신다고 이해되는 언어능력의 아이가 아니므로, 미리 신경 써서 가르쳐주어야 한다. 학교수업을 딴 생각하다가도 약간의 기초 선행이 있어 겨우겨우 따라가는 수준이다. 이마저도 없으면 아마 수업시간을 견디는 것은 어려울 것이다. 엄마는 학교에서 자신감이 무너지지 않도록 slow but steady 기초학습만이라도 도와주어야 한다.


엄마는 마법천자문, 수학도둑 싫어하지만 아이가 관심을 가지면 그것도 개똥이네, 알라딘을 뒤져서 합리적인 금액대로 사준다. 아이가 수학과 한자를 좋아하는 시기가 있으면 그때 마구마구 밀어준다. 그 관심사도 영원한 것은 아니다. 또 다른 관심사로 넘어가버린다. 아이가 지금 현재 관심 갖는 영역이 무엇인가 관심을 기울이고 도와주어야 한다. 현재는 볼링과 영어이다. 같은 반에 외국에서 살던 아이가 전학을 왔다. 그 아이는 한국어를 거의 못한다. 아이는 짧은 영어지만 이말 저말 걸어본다. 지금이 영어를 확장시켜 줄 시기이다.


학습 말고도 소근육 대근육 발달에도 관심을 기울여주었어야 하는데 잘 못해왔다. 우리네 하루 24시간이 일상적 일로도 빠듯하니 선택과 집중이 필요했다. 그 시기에는 가정에서 언어에 집중했다. 아이는 수영보다 볼링을 좋아한다. 대근육 소근육 발달이 느리고 특히나 소근육이 느리고 박치는 아니지만, 몸치인 아이는 얼마 전에 피아노를 시작했다. 연필 잡기가 잘 안 되는 호수는 초2 때 젓가락을 배울 정도로 소근육이 약하다. 피아노를 통해 눈손협응과 소근육이 좀 발달했으면 하는 바람으로 1년 정도 월화요일만 천천히 배워보기로 피아노학원 원장님과 상담한 후에 배우기 시작했다.


이러한 학습지 수준의 기초공부를 버겁지만 그래도 아직은  따라오는데, 사춘기 그 이후에는 나도 모르겠다. 내가 잡아주고 싶은 학습 영역은 그저 초등 기초 수준이다. 그 이후는 더 이상 학습은 시키지 않을 것이다. 그저 스스로가 헤쳐 나갈 수 있으면 하는 마음으로 기도해 주고 지켜봐 줄 것이다. 안해도 어쩔 수 없고..... 공부 습관 잡아주고 혼자 지속하라는 것은 이 slow learner에게 너무 큰 꿈인가 싶기도 하다. 지금까지는 고기를 잡아 먹이고, 같이 잡아먹었는데, 과연 고기 잡기 방법을 가르칠 수 있을까 의구심도 있다. 아들을 크면서 스스로 고기를 찾고 잡아먹어야 할 때가 오길 기도한다. 사춘기부터는 호수의 자기 결정을 무한 존중해 주고, 대인 관계의 기술을 집약적으로 그치만 슬며시 가르쳐 주어야겠다. 과연 통힐까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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