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리를 한 번도 꿈꾸지 않았던 내가 왜 발리를 혼자?
1년 차이로 같은 섬에 도착한 자매의 이야기
발리는 늘 누군가에게 추천받는 여행지다. 그리고 이상하리만큼, 한 번 다녀온 사람들은 꼭 이렇게 말한다.
“발리는 안 가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 간 사람은 없어.”
사실 이 말은 작년에 발리에 다녀온 쌍둥이 자매가 말한 거다. 그곳에 다녀온 후, 1년이 넘도록 그곳 이야기를 입에 달고 살았으니까.
맛집, 마사지샵, 수영장, 리조트.
체력때문에 나와 런던에 갔을 때도 저녁 6시에 집에 들어가던 사람이 발리에서는 새벽까지 놀았다고 했다.
올해 5월, 쌍둥이는 다시 발리로 떠날 계획을 세웠다. 그 소식을 듣고도 나는 아무런 감흥이 없었다. 덥고, 비싸고, 입맛에 맞지도 않는 음식들. 발리를 굳이 가야 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여행은 늘 그런 식이다. 별로일 것 같은 장소가 어느 날 갑자기 손짓을 해온다.
“같이 갈래?”라는 한마디와
“지원해줄게”라는 엄마의 두 마디면 충분했다.
그렇게 나는 고민도 하지 않고, 1시간 만에 비행기표를 끊었다. 모든 것이 순조로웠다. 적어도, 출발 한 달 전까지는.
“나 근무 때문에 못 갈 것 같아.”
쌍둥이의 말 한마디로 상황은 급변했다.
두 자매의 여행은, 혼자가 되었다. 취소할까 잠시 고민했지만 이미 마음이 떠난 뒤였다. 가는 쪽이 자연스러웠다.
결국, 나는 쌍둥이가 다녀온 숙소에 체크인하고 쌍둥이가 찍은 사진을 따라 걷고, 같은 풀빌라에서 같은 바다를 보며 시간을 보냈다.
다만, 함께였던 기억은 혼자라는 시차를 두고 재생되었다.
그리고 이건, 전혀 다른 의미의 여행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