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는 걷기
다시 걷고 있습니다. 걷는 길마다 하루가 다르게 봄이 느껴집니다. 때를 놓쳐 보고 싶은 것을 보지 못할까 봐 틈이 생길 때마다 수시로 걷게 되는 한주였죠.
도심의 봄길은 온통 희고, 붉은 벚꽃이 지천이죠. 그리고 그 사이에는 노란 개나리와 여리고 여린 노랑연두의 새 잎들도 봄이라는 품에 안겨 있었습니다. 간간이 불어오는 바람이 꽃잎들을 흔드는 장관은 눈도 머리도 황홀하게 만들어 놓습니다. 긴 시간 뿌리를 내려 굳건해 보이는 이들도 바람 앞에 흔들리는 시간을 살았겠지요?
도심 곳곳에서 흩날리는 꽃들을 보면서, 흔들리면서 단단해진 것들의 소리를 듣습니다. 이 소리를 잘 새겨둬야겠다. 시절의 가리지 않고 살아 있는 소리들을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