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추가수정)브런치에서 에세이 쓰면 좋은 점!
20대부터 30대, 40대 등을 준비하며 필요한 뻔한 것들은 이미 인터넷에 많이 나와 있으니 나는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그전에 이미 한 번 이야기하기도 했지만, 나는 에세이를 쓸 생각이 전혀 없던 사람이었다. 에세이는 특별하고 유명한 사람들이 쓰는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 컸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지방에 사는 아무것도 아닌 내 이야기를 누가 재밌어할까?
그런데 어느 날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던 에세이 책에서 무언가를 느꼈다. 연예인도 아니고 유명인도 아닌 그 사람의 이야기는 나와 비슷한 면이 있으면서도 달랐다. 그런데 그 이야기에 위로를 받았고 용기가 생겼다.
소설이 아닌 있는 그대로의 내 이야기를 써보고 싶다는 충동이 일었다.
그제야 나 혼자 보는 일기 글이 아닌, 에세이 같은 글을 쓰기 시작했다.
내 이야기를 다른 사람이 읽는다고 생각하며 솔직하게 써나가자 신기하게도 지금까지와는 다른 글이 되어갔다.
나는 대학생 시절부터 일 년에 한, 두 번은 잡지에 내 글을 투고해 왔었다. 그렇지만 늘 응모해 주셔서 감사합니다가 다였다. 지금 생각해 보면 읽는 사람에 대해 배려하지 않은 일기에 가까운 글들이었다. 지나치다고 생각하는 진심과 감정들을 거세하고 억제한 딱딱하게 말라비틀어진 건조한 글.
그런데 브런치에 에세이를 쓰기 시작하자 잡지사에서 기고 요청이 왔다. 그 뒤로 또 다른 잡지에 투고했던 원고가 채택되어 실렸다. 한 화장품 브랜드 회사에서는 내가 쓴 <혼자서는 대충 먹지만 가족과는 맛있는 걸 먹고 싶어>를 읽고 자신들의 브랜드에서 추구하는 일상 속 자연스러운 이야기를 담고 있다며 원고 작업 요청이 왔다.
모두 글을 쓰지 않았더라면 할 수 없었을 신기한 경험들이다.
뿐만 아니라 이전보다 더 차분해지고 마음의 여유도 생겼다. 마음의 균형과 중심을 잡을 수 있게 됐다고나 할까? 에세이를 쓰며 요즘 핫한 ‘회복탄력성’이 좋아졌다는 것이다.
책<모든 삶은 흐른다>에서 사람은 자신의 마음속에서 새롭게 도약하는 힘, 회복할 에너지를 찾을 수 있다고 말한다. 글을 쓰는 과정이 그러하다. 내면 깊은 곳을 들여다보고 다시금 회복할 수 있게 도와준다. 글을 써본 사람이라면 아는 감각일 것이다.
생각의 전환과 마음의 환기가 빨라 마치 수도승이라도 된 마냥 ‘허허’ 웃어넘기게 됐다. 글쓰기뿐만 아니라 독서를 병행하기는 했지만, 읽기만 할 때보다 좋아진 것은 확실하다.
뭐라 쓰였는지 알 수 없는 카드를 뒤집어 확인하듯 내 마음과 생각에 귀 기울여 씀으로써 더 이상 가슴에 응어리지지 않게 해 주었다. 이 과정들을 조금 더 빨리 시작했더라면 좋았을 텐데 싶기도 하다. 그만큼 좋았다.
만약 내가 에세이를 쓰지 않았더라면 어땠을까? 상상해 보았다.
발생하지 않은 일을 상상해서 말한다는 건 그저 꾸며낸 말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아마 마냥 긍정적이기만 하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부정 속에 긍정을 찾아 그걸 메시지로 썼기에 내 안에 그 시간들이 긍정적으로 남을 수 있었다고 말할 수 있다.
쓰기 전에는 몰랐다. 내가 겪었던 일들이, 시간들이 내게 준 게 생각보다 많다는 걸.
‘지나가서 다행이다’에서 끝내는 게 아니라, 그 시기가 있었기에 더 많은 걸 생각하고 보고 느낄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었음에 감사하게 됐다.
쓰지 않아도 알 수 있는 것도 있지만 쓰지 않으면 인지하지 못하는 것들도 있다. 그래서 나 본인도 내 글을 마치 독자처럼 기대하게 되는 것 같다. 쓰면서 또 새로움을 발견할 수도 있으니까.
그러니 써봤으면 좋겠다. 그렇게 쓰여질 당신의 글을 기다리는 누군가 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걸 가장 기다리는 건 본인 일지도 모른다.
글은 나이 들어서, 좀 더 어른이 돼서 쓰는 것이라는 편견을 머릿속에서 지우자.
내 이야기는 정말 소소하고 소소하다.
하지만 소소한 일상이더라도 그 속에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면 그걸로 됐다고 생각한다.
니코스 카잔스키는 말했다, 우리들이 추구해야 할 대상은 희귀한 새가 아니라고.
행복은 자기 집 마당에서 발견되는 새라고 말이다.
나는 앞으로도 계속 내 마음의 마당을 유심히 관찰해보려고 한다.
바다에는 크고 작은 암초들이 수도 없이 많아 항해에 위험이 따를 수밖에 없다.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더 많은 곳이 바다다.
그래서 항해를 하려면 모험을 즐길 줄 알아야 하고,
자신의 강점을 활용하고 자신의 단점도 잘 알아야 한다.
<모든 삶은 흐른다> 中
20대에는 작은 암초도 위협적으로 느껴졌다.
30대로 넘어가는 지금, 모험을 즐길 마음의 준비가 되었다.
인생을 항해하는데 글쓰기가 도움을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