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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명소민 Dec 17. 2024

물음표 숲

숲은 고요 속에 갇혀 있었다.

나무 끝마다 매달린 물음표가

바람에 흔들려, 덜컹덜컹 소리를 냈다.


“누가 이 씨앗을 뿌렸을까요?”

“뿌리가 저 아래서 서로 얽힌 건 왜일까요?”

대답 대신, 나뭇잎마다

작고 무거운 물음표들이 춤을 추었다.


햇빛이 비치면 그들은 말한다.

“왜 이 빛은 우리에게 닿지 않을까요?”

비가 내리면 또 말한다.

“왜 이 빗방울은 금세 마를까요?”


물음표들은 자라났다.

잎들은 축 늘어지고, 가지는 휘어지고,

뿌리는 스스로를 조이며 길을 잃었다.


숲은 더 이상 자라지 않았다.

그날도 누군가 중얼거렸다.

“이 숲은 어디로 가는 걸까요?”


썩은 물이 고인 나무가 흔들리며 물었다.

생각은 해보셨나요?


물음표들은 계속 자라났고,

숲은 물음표의 무게 아래

서서히 사라져 갔다.


아무도 모른다.

그 물음표들의 끝에서

진짜 대답이 존재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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