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다 하나도 못 잡는다는 속담이 있다.
하지만 나같이 속담만 보면 청개구리 심보가 돋는 사람들은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만 있다면 두 마리 토끼 잡는 게 이득 아닌가?'
'두 마리 토끼 잡는 것도 연습하다 보면 되는 거 아닌가?'
하지만 이는 평생 토끼만 잡으려는 생각이다. 당신이 만약 매머드를 잡는다면?
두 마리 토끼를 당장은 잡을 수 있어도, 두 마리 너구리를, 두 마리 고라니를 잡는 것은 벅차다. 연습도 한 마리를 잡는데 필요한 연습량과는 비교가 안 될 것이다.
한 마리의 토끼를 잡다가 다음은 너구리, 다음은 고라니, 다음은 멧돼지, 다음은 호랑이, 다음은 매머드 순으로 사냥 실력을 기르는 게 옳다.
만약 평생 두 마리 토끼 혹은 두 마리 멧돼지 정도만 되어도 괜찮다면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연습을 해도 좋다. 하지만 당신이 매머드 잡기를 꿈꾸고 있다면, 나머지 한 토끼는 쳐다도 보지 마라. 하나에만 집중해라.
"달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마라"라는 말은 틀렸습니다.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달걀을 모두 한 바구니에 담고 그 바구니를 잘 지켜라."라고 말이지요.
바구니 하나를 잘 지켜보며 들고 다니는 것은 쉽습니다. 이 나라에서 달걀을 가장 많이 깨뜨리는 사람은 하나의 바구니를 들고 있는 사람이 아니라, 너무 많은 바구니를 들고 있는 사람입니다.
- 앤드루 카네기
'단 하나'에 집중하는 능력이 여러 개를 동시에 다루는 능력보다 중요하다. 멀티태스킹이 중요하다는 것은 거짓말이다. 만약 본인이 멀티태스킹에 자신이 있다면, 그 힘을 한 가지에 쏟으면 더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스탠퍼드 대학교 교수인 나스는 262명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멀티태스킹을 자주 하는 그룹과 그렇지 않은 그룹으로 나누어 실험을 했다.
자주 멀티태스킹 하는 사람들이 더 좋은 결과를 낼 것으로 예상했지만, 모든 면에서 멀티태스킹을 하지 않는 쪽이 좋은 결과를 내었다.
나스는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렸다.
"멀티태스킹을 하는 사람들은 그저 모든 일에 엉망일 뿐이다."
멀티태스킹은 일을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게 해주는 방법이 아니라, 일을 더 비효율적으로 하는 방법이었다.
바쁘게 움직이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바쁘게 움직이는 이유다. 의미 없는 일을 위해서 바쁘게 움직일 바엔, 의미 있는 일 한 가지를 제대로 해내고 쉬는 것이 낫다.
정말 해야 할 일이 많아서 바쁜 경우는 없다. 내가 바쁘게 살고 있다는 뿌듯함 때문에 바쁜 경우가 대부분이다.
나도 얼마 전까지 할 일 목록을 억지로 채워가며 굳이 중요하지 않은 일까지 꾸역꾸역 하고 있었다. 정신없이 바쁜 내가 열심히 사는 것만 같아서 고양감에 취해있었다. 할 일 목록의 체크리스트를 하나씩 지워가는 것이 뿌듯하기도 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바쁘다 바빠 현대 사회"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 할 일 목록을 다 해내기 위해선 항상 시간이 부족한 것만 같았다. 내게 시간이 부족한 것이 문제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오늘의 할 일들을 해내기에 시간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주어진 시간 내에 너무 많은 일을 해야만 한다고 느끼는 것이 문제였다.
이를 깨닫고 다이어리에서 젤 중요한 한 가지를 남기고는 전부 지웠다. 다이어리에도 여백의 미가 필요했다. 오늘 반드시 해야 할 한 가지, '단 하나'에 집중했을 때 가장 좋은 효율이 나왔다.
어제 내가 반드시 해야 할 '단 하나'는 '원씽'을 완독 하는 것이었고, 오늘의 '단 하나'는 지금 이 글을 쓰는 일이다.
평상시에는 책도 읽다가 다른 일도 하고, 글도 쓰다가 다른 일도 하느라 책 읽는데도 3일, 글 쓰는데도 2~3일 정도 걸리곤 했다.
그러나 어제는 책 읽기, 오늘은 글쓰기라는 단 하나에만 몰두한 결과 총 이틀 만에 책도 다 읽고, 글도 다 쓰게 되었다. 심지어 하루 종일 책 읽기와 글쓰기만 한 것도 아니다. 중간에 휴식이 필요하면 쉬었다.
'단 하나'에만 집중하기.
이는 비단 나뿐만이 아니라 책의 저자와 그의 모든 직원들에게도 해당하는 법칙이었다.
이 '단 하나'를 위해서 가장 중요한 조건은 환경이다.
지금부터 그 환경을 조성하는 법을 간단하게 소개하겠다.
거절하기를 어려워하는 사람이 많다. 남의 부탁을 거절하는 것이 미안하기도 하고, 매몰찬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아서인 경우가 많다. 하지만 거절은 나쁜 것이 아니다. 오히려 무분별한 승낙이 서로에게 더 나쁘다.
거절은 나를 표현하는 방법이다. 적절한 거절은 나에게 꼭 필요한 부탁만 오도록 만든다. 이는 생산적인 측면에서도 좋다.
거절을 하는 방법과 거절의 장점에 대해서 작성하려면 새로 글을 하나 써야 할 정도이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작성하기로 하고 오늘은 딱 하나만 기억했으면 좋겠다.
거절은 당신의 '단 하나'를 위한 첫걸음이다.
당신이 선택과 집중, 그리고 거절을 통해서 시간을 벌었다면 그 시간을 놓치지 말고 품에 꼭 안고 있어야 한다.
책에서는 하루 최소 4시간을 확보하라고 주장한다. 공교롭게도 나도 일과를 제외하고 하루 최소 4시간을 확보하고 있다.
나는 이 4시간 동안은 반드시 '오늘 하루 내가 해야 할 단 한 가지 일'을 하는 데 사용한다. 4시간이면 대부분 오늘의 할 일을 끝내는데 충분하다.
가능하다면 4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좋지만, 힘들다면 일단 2시간이라도 확보해라. 대신 그 2시간을 완전히 하나에만 집중해서 써야 한다.
책에서는 벙커 만들기라고 표현한다. 아무도 찾아오지 못할 곳에 가거나 혹은 '방해하지 마시오!' 스티커를 붙이고, 혹시 유리벽이 있다면 커튼이나 블라인드를 치라고 한다. 심지어는 화장실을 갈 때 빼고는 밖으로 나가지 않도록 물품, 간식, 음료 등도 비축해두라고 표현한다.
물론 이렇게 하면 좋겠지만, 내가 생각했을 땐 스마트폰만 없어도 충분하다. 수 없이 뜨는 알림이 집중의 최대 방해물이다. 4시간 연속 스마트폰을 방치해두는 것이 너무나 두렵다면, 두 시간 단위로 끊어라. 2시간 집중하고, 한 시간 쉬고, 다시 2시간 집중하면 된다.
고작 2시간 스마트폰을 못 봐서 재앙이 일어나는 일은 거의 드물다. 실시간으로 연락을 못 받으면 큰일이 나는 날이 있을 수도 있다. 그날 당신의 '단 하나'는 그 연락을 받는 것이다. 그런 일이 매일 있으리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의지력은 배터리와 같다. 언제까지고 계속될 수 없다. 당연히 중간중간 충전이 필요하다. 나도 피곤하면 낮잠도 잔다.
낮잠을 시간낭비라고 생각하고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들도 있는데, 낮잠이 기억력 증진과 기분전환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많다.
개인적으로는 낮잠뿐만 아니라 잠 역시 시간낭비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잠은 아무것도 안 하는 것이 아닌 무의식을 활용하는 것이다.
잠의 중요성과 효능에 대한 긍정적인 연구 결과 역시 굉장히 많다. 물론 잠을 줄이고(활용하지 않고) 성공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잠을 푹 자서(활용해서) 성공하는 사람들도 있다. 잠을 푹 자도, 자지 않아도 성공한다면 난 당연히 잠을 자는 쪽을 택하겠다.
대신 스마트폰을 하는 시간을 쉬는 시간에만 포함하지 않으면 된다. 스마트폰을 하는 시간은 쉬는 시간이 아니라 뇌를 사용하는 시간(일하는 시간)에 해당한다.
멘토 구하기는 성공의 필수조건이다. 멘토 없이 성공한 사람은 없다. 멘토는 당신의 나침반이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에 주변의 영향을 안 받으래야 안 받을 수가 없다.
나 역시도 주변 환경의 영향을 굉장히 많이 받는 타입이라서 더 강조하게 된다. 나를 바꾼 건 내가 아닌 내 주변환경이자 나의 멘토다. 주변이 어떤 환경인가, 옆에 누가 있느냐가 내 미래를 좌우한다.
부자가 되고 싶다면 부자들과 어울리고, 성공하고 싶다면 성공한 사람들과 어울려라. 그들의 습관, 태도, 행동 하나하나 모방하고 흡수하는 길이 성공을 향한 가장 빠른 길이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멘토 없이 혼자 성공한 사람은 없다.
여기까지가 '단 하나'에 집중하기의 힘과 이를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이다.
당신이 나처럼 "바쁘다 바빠, 현대사회"를 외치는 사람이라면 위 방법을 시도해보았으면 한다.
단 하나에 집중하기.
이는 성공을 향한 확실한 방법이자, 여러분 인생에 변화를 가져다줄 놀라운 전략이 될 것이다.
지금 하는 일에 모든 정신을 집중하라.
햇빛은 하나의 초점에 모아질 때만 불꽃을 내는 법이다.
- 그레이엄 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