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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베키베리 Oct 30. 2022

7일차: 수상시장+매끌렁기차길, 유료화장실

7일차 : 1월 19일 목요일

5:30기상 – 매끌렁기차길 – 수상시장 – 카오산로드 맥도날드 – 저녁식사




불친절 태국인

5시 30분 기상. 오늘은 장거리 투어를 떠난다. 

투어 차량을 타고 매끌렁기찻길와 수상시장을 돌아보기!

호텔  앞에 있는 홍익여행사에서 7시에 출발했다. 

다른 호텔을 들러서 2명을 더 태우고 출발하려고 하는데~~~~~~~~

중간에 타려던 외국인 여성 2명이 키도 크고 덩치도 커서 운전석 옆자리에 2명이 앉기 좁은 거 같다면서 운전사가 차 안을 둘러보고는 상대적으로 왜소한 나와 상큼짱 보고 앞에 앉으라고 하는 거다. 친절하게 부탁을 해도  내릴까 말까 하는데, 친절은커녕 너무나 험악한 표정으로 막무가내로 내리라는데 순간 포로수용소에 끌려가는 거 같은 공포심을 느꼈다.

한국에서는 위험하다고 보조석에 어린아이를 안 앉히는데 감히 타라 마라 협박을..

나는 말도 안 되는 영어 써가며 상큼짱 붙잡고 못 내린다고 했다. 뒷자리에 따로 떨어져앉던 여리군은 그사이 잠들어있어서 이 실강이상황도 모른다.

도움 안 되는 인간 같으니라고.

그때 내 옆에 앉은 젊은 여성이 자기가 보조석에 앉겠다고 했더니 이놈의 태국 가이드는 안된다고 우리 보고 계속 내리라면서 잡아끌 기세다. 이걸 본 외국인 여성들이 말리며 그냥 자기들이 보조석에 타겠다고 해서 상황 종료.

태국 가이드는 계속 꿍시렁꿍시렁 거리고,

나는 순간 느낀 공포심 때문에 차창 밖의 풍경들이 까맣게 보인다.

내 너를 용서치 않겠어 씩씩 씩씩 씩씩



수상시장 + 매끌렁기차길 투어

투어 차량을 타고 1시간 30분 정도 가서 매끌렁기찻길에 먼저 내렸다.

기차가 9시 지나가는데 그거 보고 9:10까지 집합!

태국 여행 오기 전 여행책자 여러 권을 읽고,  각종 여행 프로그램을 찾아서 사전 예습을 했는데 이 기찻길이 너무 아슬아슬하고 봐도 봐도 신기해서 꼭 직접 눈으로 보고 싶었었다.

기찻길은 마을 안의 골목만큼 정말로 좁았다. 선로 양옆으로 사람이 겨우 다닐 만큼 작은 길목에 온갖 야채들과 과일 바구니와 매대들이 늘어서 있다. 하물며 선로 위에도 야채 바구니들이.

9시 기차가 들어오는 소리에 마치 누가 자동닫힘버튼을 누른 듯 후다닥 천막이 걷어지고 물건이 치워진다. 선로 위 물건은 한 치의 오차 없이 기차와 닿지 않는 높이로 그 위를 기차가 부드럽게 지나간다.

분명 눈으로 봤는데도 순식간의 변신이 믿기지 않아 리플레이가 있다면 다시 돌려보고 싶었다 (숙소에 돌아와서 찍어놓은 영상 엄청 돌려봤다)

참으로 세상에는 신기한 일이 많구나.



돈 내는 화장실

매끌렁기찻길에서 20~30분 더 달려 도착한 담넌 싸두악 수상시장.

자유시간 동안 코코넛, 망고밥, 아이스크림 먹으며 시장 구경을 한 바퀴하고 나니 집합 시간 11시가 다 되었다.

롱보트를 타고 수상가옥을 둘러보기 전에 화장실을 들르는 게 좋겠다 싶어 화장실을 들어가려는데 누군가 우리를 제지한다.

손바닥을 쫘악 펴면서 5바트!!!  5바트??

에엥? 화장실 갈 거면 5바트 내란다.

그동안 오전에만 한 군데씩 관광지 구경하고 점심 전에 호텔로 복귀하는 루틴이라 우리는 외부 화장실을 이용할 일이 없었다.

화장실을 돈을 내고 가야한다니. 사전 정보에 없던 내용이라 황당했다. 

여기 수상시장만 그런 건가??

투어를 마치고 카오산로드에 내렸는데, 너무 더워 숙소로 바로 못 가고 맥도날드로 들어갔다. 태국에서만 먹을 수 있다는 콘 파이를 주문했더니 20분 기다리란다. 그사이 화장실을 가려고 보니 5바트를 넣어야 입구철문이 열리는 구조다.

오늘 연타로 유료 화장실을 경험한다.

수상시장만 유료 화장실이 아니라는게 확실해졌군. 쩝~ ^^::



밥 먹다 말고 눈물

수영 2시간하고 너무 배고파 '박씨여우'라는 로컬 식당을 갔다.

후기들을 보니 많이들 방문한 거 같아 찾아갔는데 허름한데다 다른 식당에 비해 가격도 비싸서 첫인상부터 마이너스였다. 

그런데 맛도 없고, 양도 적다 오마이가뜨~~~~

늘 주문하는 대로 볶음밥, 쏨땀, 고기류, 음료수, 사이드 메뉴 이렇게 주문을 했다.

서빙 되어온 음식들을 보니 내용이 너무 허술해서 내가 투덜투덜했다.

남기는 한이 있어도 모자라게 먹는 걸 싫어하는 여리군은 주문을 넉넉히 더 하라고 했다. 하루예산을 조절해서 더 주문할 수도 있었지만 이미 맛없는 음식인 걸 알면서 비싸게 더 주문하기 싫어서 추가 주문 못 하겠다고 하는 나와 손이 작다며 타박하는 여리군의 신경전이 오고 갔다. 엄마 아빠의 말다툼을 처음 본 상큼짱은 놀라서 운다.

고작 몇 바트에 벌벌 떠는 내가 미워 씩씩댔고, 그걸 이해 못 하고 다그치는 신랑도 미워 나도 울었다. 밥 먹다 말고 이게 무슨 일이냐.

숙소에 돌아오자마자 여리군은 몸이 안 좋다며 감기약 먹고 그냥 잠들어버린다.

공격권을 몸살감기에게 그대로 빼앗겼다.

긴 여행 계획 짜고, 두 노약자 데리고 먼 타향살이 시작했던 긴장감이 이제야 풀리면서 몸살로 왔다 보다.

아까 꿍시렁 하지말고 그냥 밥 하나 더 시켜줄걸~

따지고 보면 별거 아니었는데, 밥 먹다 말고 왜 투닥거렸을까?

상큼짱이랑 나는 숙소카드 키가 달랑 한 장이라 나가지도 못하고 컴컴한 룸에서 조용히 하루를 마감한다. 

오늘의 원인제공 맛없는 식당 흉 엄청 보면서…… 망해라망해 쫄딱




[일일가계부]

· 아이스크림콘 30B, 코코넛 50B, 망고밥 50B

· 수상시장 화장실비 5B*3명= 15B

· 땡모반 35B

· 맥도날드에서 콘파이 26바트 *3개 78B

· 저녁식사 320B (계란볶음밥 80, 스프링롤 달랑 3개 80, 땡모반 40, 닭볶음 80 ,쏨땀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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