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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전합니다

by 김마음


고민 끝에 마음을 전합니다.


일단, 제가 여기 올린 글들은

어떠한 인정을 바라고 쓴 글이 아닙니다.

제가 겪은 경험과 감정을 그대로 옮겼을 뿐입니다.


저는 더 이상 예전의 저로 돌아가지 않을 겁니다.

그 점이 낯설게 느껴지시더라도 이 또한 저입니다.

저에게 원망의 마음을 가지셔도 상관없습니다.

저도 마찬가지로 오랜 시간 미움과 원망을 안고 살아왔습니다.


이전 글에 적었던

'미움이 너무 커져서 고마움을 보지 못한다'는 말은

반성한다가 아니라 충분히 미워하자는 의미였습니다.

충분히 미워해야 이후에 좋은 면도 볼 수 있을 거라는 뜻이었습니다.

저는 여전히 미움과 분노 속에 있고,

이 감정은 당분간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죽었다 깨어나도 이해할 수 없을 거다"라고 하셨지요.

그 말, 저도 똑같이 느낍니다.

고달픈 삶을 사셨다 느끼듯, 저도 제 삶이 치열하고 고달팠습니다.

그 고단함을 서로 비교하거나 평가할 수는 없겠지요.


제가 추천했던 책을 읽으셨다면

어떤 말들이 저에게 상처가 되었는지 아셨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 책 속에는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말’들이 있었고,

그 말들이 제게 어떤 식으로 남았는지 드러나 있었습니다.

그런데 아직 읽지 않으신 것 같아 아쉽습니다.


제게 보내신 편지는 사과와 사랑을 담은 듯했지만,

사실은 원망과 한탄, 합리화와 자기방어의 표시였습니다.

저의 감정 표현을 과도하고 몰이해적이라 여기시는 듯했고,

제가 아파서 이상해졌다는 인식도 엿보였습니다.


예전의 저라면 그 말에 또 미안해졌을 거예요.

정성껏 사과하고 마음을 풀어드리려 애썼겠죠.

하지만 지금의 저는 다릅니다.



다시 강조하자면,

저는 예전의 고분고분하고 착한 딸로 돌아갈 생각이 없습니다.

이제는 제 감정을 솔직히 표현하고,

억누르지 않고 살아가기로 결심했습니다.


당황스러우실 수 있고, 화가 나실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제가 감당해야 할 감정이 아닙니다.

표현하시는 건 자유지만,

제가 위로하거나 받아야 할 몫은 아닙니다.


쟤가 아파서 달라졌다고 느끼실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저는 아파서 이상해진 것이 아니라,

이제야 비로소 건강해지는 중입니다.

이제야 제 마음을 제대로 살피는 중입니다.


저의 이런 말들이 관계를 멀어지게 할지 모르지만,

저는 이제 저를 지키는 선택을 먼저 하기로 했습니다.

이 말이 관계의 단절을 원한다는 말은 아닙니다.


이해를 바라지 않겠습니다.

우리는 서로를 절대 이해할 수 없을 겁니다.

저를 받아들이지 못하셔도 괜찮습니다.

다만 저의 입장을 전하는 기회가 되었기를 바랍니다.


망설임 끝에 이렇게 답장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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