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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im photo Jun 15. 2023

미국 시골에 살려면 트럭이 필요해.

Ford F-150 Tremor


미국 소도시에 살고 있는 나는 종종 큰 물건을 운반해야 할 필요가 있다. 

뭐 자주는 아니고 한 달에 한두 번 정도. 

그럴 때마다 전에 타고 다니던 트럭이 무척이나 그리웠다. 다른 건 몰라도 적재공간만큼은 최고였으니까.


집에 살짝 애물단지인 차가 한대 있었다. Mini Cooper

와이프가 애지중지하는 차이다. 운전하는 재미는 있으나 나는 실용성 위주(?)의 차를 구입하는 편이어서 

나는 실용성과는 조금 거리가 있는 미니를 구박(?)했다. 


그 차도 벌써 7년이 되었고 주행거리도 10만 Km 가 넘어서 슬슬 손봐야 할 것들이 생겼다.

브레이크 패드도 교환해야 하고 냉각수, 오일 필터, 스파크 플러그 등등

얼마 전에는 배터리와 타이어를 교환했다. 둘 다 벌써 3번째 교환이다. 


대충 수리비 견적을 뽑아보니 차량 가격의 절반정도가 나온다. 미국에서도 유럽차 특히 독일차를 소유한다는 것은 비용이 많이 든다. 손을 보고 모셔 놓을 것인가 처분할 것인가.


나는 미니에 크게 애정이 없었지만 그래도 가끔 운전하는 재미를 느끼고 싶을 때는 애용했었는데 좀 아쉽기는 하지만 대를 위해 소를 희생한다는 마음으로 처분을 결정했다.


전에 두대의 픽업트럭을 소유해 보았다. 2015 Ford F-150 XLT 그리고 2021 Ram 1500 Limited.

대표적인 픽업트럭이다. 일종의 라이벌 관계인 차를 소유해 보니 둘의 장단점이 나에게 보였다.

개인적으로는 각진 차를 좋아한다. 직선이 쭉쭉 뻗은 그런 스타일을 좋아하는 나는 Ram 보다는 Ford에 더 끌렸다. 둥글둥글한 Ram의 디자인이 그리 맘에 안 들었고 (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이다.) 너무 럭셔리했었다.


두 픽업트럭의 성능은 비슷비슷했다. 어찌 보면 Ram이 제원상으로는 한수 위였다. 엔진의 사이즈도 그렇고 승차감도 한수 위였다. 그런데 나는 Ford를 선택했다. 지극히 개인적 취향에 의해.


남자의 로망인 픽업트럭 중 픽업트럭인 Ford F-150 Raptor를 구입하기로 맘을 먹었다. 그래 기왕 사는 것 Raptor로 가보자. 가끔 오프로드를 달릴 때도 있고 Raptor의 디자인이 맘에 들었다. 스펙은 말할 것도 없고.


근처 딜러삽에서 맘에 드는 차를 몇 대 발견했다. 최근 많은 딜러삽들이 소비자 권장가 (MSRP) 보다 더 높게 가격을 책정해서 팔고 있다. 그런데 이 딜러삽은 MSRP 보다 낮게 차를 팔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Raptor는 비쌌다.


며칠 고민하는 사이에 다 팔렸다. 젠장!

2023 Ford F-150 Tremor


2015 Ford F-150 XLT FX4



개인적인 일로 한 달 정도를 멀리 다녀와야 했다. 그사이 나는 픽업트럭을 잊고 지냈다.


요즘은 차를 주문하면 보통 5개월 이상을 기다려야 한다. 더구나 Raptor 같은 경우는 더 오래 기다려야 한다. 차선책을 알아보았다. 딜러삽에 재고로 있는 랩터들은 대부분 웃돈을 주어야 가져올 수가 있었다.

보통 MSRP보다 5프로 정도 더 요구를 한다. 다른 모델로 가자니 조금 섭섭했다. 그러던 중 Tremor 란 모델이 눈이 뜨였다. 오프로드에 특화된 픽업트럭이다.  랩터만큼은 아니지만 나름 고성능에다가 특히 오프로드에 강한 모델이다. F-150 에는 FX4라는 오프로드 패키지가 있지만 그것보다 한수 위다.


타이어도 조금 더 크고 33inch , 차체도 2inch 더 높다. 앞 뒤의 서스팬선도 오프로드에 더 특화되었다. 외관은 큰 차이가 없다. 말한 것처럼 타이어가 좀 더 크고 차체가 좀 더 높은 그리고 그릴에 황금색 줄이 있다는 것.


시승을 해보았다. 오프로드에 맞춰진 차라 그런지 통통 튄다. Jeep Wrangler 만큼은 아니지만 온로드를 달릴 때 부드러운 승차감보다는 통통 튀는 느낌이 처음에는 어색했다.


엔진은 3.5 L EcoBoost V6. 약 400 마력을 낸다. 10단 기어와 맞물려서. 

5.0 L V8 엔진이 아닌 게 좀 아쉽지만 


 

주행을 해보니 확실히 V8 보다는 뭔가 부족한 느낌이 든다. 배기음이라던지 순간적으로 튀어 나가는 힘이 전보다 떨어진다라는 느낌이 든다. 

V8을 주문하면 너무 오래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타협점을 찾고 있다. 그래 이만하면 훌륭하지 하면서.




실내 디자인은 맘에 들었다. 적당히 물리적 버튼도 있고 큼지막한 스크린도 맘에 들었다. 물리적 버튼이 없는 차를 운행해 보니 많은 불편함을 느끼게 되었다. 정차 중에는 스크린을 보면서 작동을 하면 되지만 운행 중에 작동하려면 자꾸 시선을 옮겨야 한다. 슬쩍 보고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지켜보면서 작동을 할 수밖에 없는.


운행 중 자주 사용하는 실내 온도 관련과 오디오 관련 버튼들이 따로 물리적으로 나와 있어서 맘에 들었다.

물론 스티어링 휠에 있는 버튼을 이용할 수도 있겠지만 이상하게도 그 버튼들은 잘 쓰지 않게 된다. 

습관의 문제인 듯.




이런저런 장비들을 많이 가지고 다니는 나는 늘 충전에 대한 압박이 있다. 이차에는 120V 충전구도 두 개나 있고 USB 충전구도 6개가 있다. 넉넉하다.

게다가 핸드폰 무선 충전도 된다.



사이드 미러는 전보다는 조금 작아졌지만 그래도 넓은 시야를 보여준다. 덩치 큰 이차가 차선 변경을 할 때 많은 도움을 준다.



차량에 각종 액세서리를 장착할 때 쓸 수 있는 6개의 스위치가 있다. 외부에 따로 라이트를 더 설치하거나 할 때 쓸 수 있는 스위치다. 



시트에는 큼지막하게 TREMOR라고 쓰여있다. 넉넉한 크기의 시트에 통풍과 열선도 지원해 준다.




차에 올라탈 때는 늘 저 손잡이를 잡고 올라간다. 발판이 있지만 제법 차량이 높아서 처음에 적응하기가 쉽지 않았다.




다른 F-150과는 크게 다른 점이 없는 뒷모습이다. 차이점은 배기구가 뒤로 두 개가 나와있다. 보통은 조수석 쪽 옆으로 배기구가 하나 나와있다.

배기음은 나름 들을만하다.


Raptor와 똑같은 것 하나가 차랑의 발판이다. 


또 어찌어찌해서 트럭으로 돌아왔다. 지극히 미국적인 차. 미국인들도 차가 너무 커서 대도시에서는 몰고 다니기 쉽지 않은 차이지만 소도시에 살고 있는 나는 주차 걱정 없이 트럭을 타고 다닌다. 아주 가끔 짐칸을 이용할 터이지만 그래도 많은 짐을 싣고 다닐 수 있는 픽업트럭이 필요할 때가 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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