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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리고딕 Jan 01. 2023

알프스자연과 로마를 품은 아오스타

알프스 산과 계곡의 정취와 더불어 로마의 향수까지 있는 이탈리아 도시

도시 이름 아오스타에서 느낌이 오는 것이 있지 않은가? 이름에서 미리  짐작할 수 있듯이 아오스타란 이름은 로마의 황제 아우구스투스에서 따온 것으로 도시 이름뿐 아니라 아오스타에는 성벽 밖에도 황제 아우구스투스를 위한 개선문까지 있다.  

아우구스투스 개선문은 기원전 35년에 당시 이곳의 집정관인 바로 무레나(Varro Murena)가 살라시와의 전쟁에서 로마의 승리를 축하하기 위해 세운 것이다. 아오스타는 원래 원시 시대부터 초기 이곳의 정착민이 살았던 곳이었는 데 당시에는 살라시(Salassi)로 불렸으며, 아오스타는 그 당시에 살라시의 중심지 역할을 했었다고 전해지고 있다. 로마가 살라시와의 싸움에서 이기고 이곳을 다스리게 되면서 이곳은 로마의 구획을 따라서 도시가 로마 스럽게 재정비되었다.


아오스타 거리가 직사각형 형태로 배열되어 만들어진 것은 로마가 통치하던 시기에 만들어졌는 데 64개 블록으로 나누어지는 로마의 계획에 따라 도시의 거리가 만들어졌다고 한다. 폭이 약 10m인 아오스타의 주요 도로는 도시를 동일하게 절반으로 나누면서 가운데 중심을 가르는 도로를 기준으로 양쪽으로 도시를 확장할 계획으로 기획된 것처럼 보인다.


아오스타는 스위스와 프랑스에서 보면 몽블랑 터널만 지나면 바로 만날 수 있는 곳이라 스위스와 가까워서 이탈리아 지역이지만 방문객은 스위스와 프랑스에서 가는 경우가 많다. 아오스타를 접근하기 위한 몽블랑 터널비용이 부담되긴 해도 스위스에 비해 가성비가 좋은 숙박장소가 많고 피자뿐 아니라 이탈리안의 풍미가 있는 음식의 유혹으로 다른 지역보다 자주 방문하였다.


처음에 가보면 자연환경이나 음식 등 여러 가지 면에서 이곳은 앞으로 여러 번 올 것 같다는 느낌을 받는 곳이기도 해서 몽블랑터널에서 통행권 구입 시 나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왕복 편 통행권보다는 10회권을 많이 구매해서 다녀오는 곳이다. 10회권 구매해서 혹시 통행권을 다 못쓰고 남더라도 주변에 다녀오라도 통행권을 주면 욕먹을 곳은 아닐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  

    

유럽이 이곳 외에도 로마 유적이 있는 도시가 워낙에 많다 보니 로마유적지보다는 아오스타가 가진 알프스 계곡과 몽블랑 풍경으로 이탈리아 쪽에서 몽블랑을 바라보며 알프스를 즐기려는 사람들이 트랙킹을 많이 하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알프스는 프랑스쪽 샤모니에서 바라볼 때와 이탈리아의 아오스타에서 바라보는 알프스의 느낌이 다르다.그렇기 때문에 아오스타는 이탈리아에서 몽블랑을 바라보면서 스키도 타고 여러 난이도의 트랙킹도 하려고 하는 사람들이 주로 찾는 곳이다. 트랙킹도 초보자와 중급자 고급자 코스별로 다양하고 그래서 한달이나 일주일 여러 날 동안 트랙킹하는 사람들도 있어서 머무는 호텔에 트랙킹코스를 추천해달라고 하면 초보자인지 물어보고 수준에 맞게 잘 알려주는 편이다.


아이들의 많이 걷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서 처음에 이곳에서 트랙킹 하는 것이 부담되었는 데 아오스타에서 여러 트랙킹코스를 하며 알프스산자락을 바라본 것이 이젠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다. 트랙킹 하면서 도심도 좀 구경하는 차원에서 보다 보니 의외로 로마유적지를 여러 군데 만나면서 도시를 새롭게 배우고 있다.


도시는 로마시대의 성벽등을 간직하고 있고 아오스타 서쪽으로 약 8km 떨어진 곳에 퐁다엘(Pont d'Aël)이라고 하는 단일 아치형 로마 다리가 있는 데 겨울에는 창문도 있어 방문하기 좋다.


로마통치 전에 살던 살라시 원주민들은 기원전 25년에 로마가 점령하며 죽거나 노예로 팔려갔다고 한다. 로마가 제국을 이루고 확장할 수 있는 성공요인으로 점령지에 대한 포용정책이 항상 거론되는 데 아마 이 시기에는 로마시민권을 점령지주민에게 평등하게 부여하지 않았거나 이곳에서는 다른 정책을 사용했던 것 같다.


이 지역은 로마통치 후 식민지로 아우구스타 프라에토리아 살라소룸(Augusta Praetoria Salassorum)을 설립하며 현재의 아오스타로 불리게 되었다. 기원전 11년부터 아오스타는 로마제국이 다스리는 알프스지역 속주(Alpes Graies, 회색 알프스)의 수도가 되었다. 위치적으로 그랑 생베르나르 고개와 프티 생베르나르 고개의 끝에서 두 강의 합류점에서 위치해 군사적으로 상당히 중요한 지역인데 현재에도 이탈리아와 스위스 프랑스를 이어주는 중요한 거점에 위치해 있다.


서로마제국이 멸망한 이후에는 아오스타는 부르고뉴왕국이 통치하나 이후에는  동고트족의 침략과 다시 비잔틴에 의해  정복당했다. 전략적으로 거점에 위치한 곳은 여러 나라의 관심을 받기 때문에 여기저기 정복당하는 것이 다반사였는 데 10세기에 아오스타는 다시 부르고뉴왕국의 일부가 되었다.  부르고뉴가 몰락하며 사보이가의 훔베르트 1세 백작의 영지 일부가 되며 정복자가 수없이 바뀌었다.

 

아우구스타 프라에토리아 살라소룸(Augusta Prætoria Salassorum) 설립 후 구축한 고대 성벽은 724 x 572m의 직사각형을 둘러싸고 있는 거의 완전히 보존되어 있는 데 높이는 6.4m이고 콘크리트로 지어졌다.

성곽에 세워진 탑은 간격을 두고 배치되어 있는 데 총 20개의 탑이 있다.  20개의 탑 중 나병 환자들이 수감되었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나병환자의 탑 (Tour du lépreux)과 11세기에 사보이 귀족이 거주하기 위해 지은 (성)과 브라메 라 팡 탑 13세기에 지어진 뇌브탑 (Tourneuve) 등은 당시 그대로의 모습으로 잘 보전돼서 가치가 높다고 전해진다.

성곽에는 동문과 남문도 그대로 존재하는 데  동문은 포르타 프라에토리아(Porta Praetoria, 1세기) 알려진 세 개의 아치가 있는 이중문으로 대리석 덮개를 제외하고는 원래 형태를 보존하고 있다. 성곽뿐 아니라 아오스타 계곡으로 이어지는 도로에도 고대 도로의 흔적이 많이 남아 있는 데 로마시대 다리로 아오스타의 피에르 다리가 있다.


로마시대 지은 극장도 일부 남아있는 데 파사드가 남아 있는 높이가 22m나 되고 아우구스투스(Augustus)의 통치시기에 지어졌다고 한다. 81 x 64m의 면적으로 4,000명의 관중을 수용할 수 있었다고 한다.  

고대로마유적과 현대의 주변상점이 어울리져 신구의 조화가 잘 이루어져 있음


로마통치 이후 이곳에는 여러 중세수도원이 건축되었고 로마네스크 양식으로 대성당 및 대학이 지어지고 도로를 따라 지어진 중세의 교회와 종탑도 건축되었다. 당시건축은  예술적 관점보다는 11세기 군대와 시민들을 위한 실용적인 형태가 주로 지어졌다.  


그러나 모든 건축이 다 실용적인 것만 진행되진 않았고 발레 다오 스타 (Valle d’ Aosta)의 로마네스크 건축 양식으로 994 년과 1025 년에 예술적으로 크게 가치를 인정받는 아오스타의 건축물이 두 개 세워졌다. 이 두 개의 건축물은 종교 건축물로 대학 Pietro과 Orso대성당이다

지하로 들어서는 순간 내가 고대로마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느낌을 준 곳으로 그날  방문자가 없어 더 그런 듯하다
아오스타에 로마의 유적과 쉼터들이  공존

대성당은 4세기에 처음에 지어졌다가 11세기에 성모 마리아에게 헌정되며 개선된 건물로 대체되었고  포로 로마노에 부속되어 있다. 로마네스크양식과 고딕양식으로 지어진  셍 우르수스(Saint-Ours)의 대학 교회는 홀을 통해 길게 이어진 회랑이 있고 회랑은 지하로 이어져 지하로도  들어가 볼 수 있는 데 지하로 들어설 때 특히 고대 속으로 실제 빨려 들어가는 느낌을 받을 수 있는 곳이다. 아오스타의 우르수스에게 봉헌되어 이렇게 이름 지어졌다고 한다.


생베넹 대학(Saint-Bénin College)은 약 1000년에 베네딕토회가 세운 대학으로, 지금은 전시장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중세 아치교로 그랑 아르부의 다리도 볼 수 있다. 중세 시대에 아오스타 골짜기에서 북유럽을 잇는 교통 수단이 여러 개 만들어지면서 이곳은 도시로서 면모를 갖춰갔다.  교통면에서 알프스를 가로질러 자유롭게 유럽을 터널로 통과할 수 있게 만들어지고  Valle d’ Aosta(아우구스투스의 계곡)로 세상에 알려지면서 유럽문화와 예술 교류의 장소로 발전되어 나갈 수있었다.

 

알프스를 바라보는 계곡에는 다양한 난이도의 트랙킹코스가 있다


아오스타 도로를 운전하면서 이 길들이 로마시대 이미 정비된 도로라니 신기하기도 하고 유적도 보고 계곡과 산을 넘나들며 구름인지 안개인지 모를 몽환적인 풍경 속에 놓인 산들 속에 있는 고적한 풍경의 이 도시가 여러 번을 찾아온 나에게는 이제 익숙해져서 인지 로마가 바로 내 앞에 놓인 듯한 착각도 든다. 로마인들은 이곳에서 그들의 세계를 이곳에 구축해가며 어떤 꿈을 꾸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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