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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함성인 Aug 12. 2023

모험가

중절모와 채찍

 당연한 말이지만 무언가의 처음이 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이 영화 시리즈도 최초가 됨과 함께 후대에 큰 영향을 미쳤다. 시리즈의 이름은 인디아나 존스,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이다.



 초등학생 시절 처음 본 인디아나 존스는 사자 앞에서 채찍을 휘두르던 어린 시절의 인디아나였다. 성배를 찾아 떠나는 3편의 첫 시작 부분이었다. 1편과 3편이 기독교와 관련된 보물을 찾으러 가는 내용이라 그런지 교회에 다니는 난 왠지 모를 내적 친밀감을 느꼈다. 덕분에 시바와 칼리를 이야기하는 2편은 재미있었을지언정 상대적으로 좋아하진 않았다. 그리고 영화를 미리 보셨던 어머니께선 시리즈에서 가장 인상 깊고 좋아하는 장면이 3편의 어떤 다리 위에 –지성인답게 스포는 하지 않으셨다- 모래를 뿌리는 장면이라 하셨다. 그런데 괜히 어른을 따라 하고 싶었던 나는 어린 마음에 제대로 영화를 보기도 전에 어머니를 따라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 중 가장 좋아하는 장면을 3편의 그 장면으로 정했고 5편이 나온 현재까지도 가장 좋아하는 장면으로 삼고 있다.




 어드벤쳐 무비의 방향성을 정한 시리즈라 해도 과언이 아닌 인디아나 존스. 어릴 적엔 몰랐지만 백인 우월주의로 비판받는 부분이 있단 건 크고 나서 알았다. 그러나 이런 비판이 들리지 않을 정도로 너무 재밌었다. 더 신기한 것은 그 정도 스케일의 영화가 007이나 다른 첩보물을 보는 것과 같이 너무 진중하게 느껴지거나 내가 지금 대단한 걸 보고 있단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다. 스필버그의 연출력과 해리슨 포드의 연기력 덕분일지는 모르겠으나 인간성 있는 인디아나의 모습들, 우스운 모습들 덕분이라 생각한다. 역시 유머와 코미디는 인간을 편안히 만든다. 그리고 잘은 모르지만, 인디아나 존스 1편으로 인해 미국의 영화 상영 등급 중 하나가 더 생겼다 하는 일이 있었던 걸로 안다. 이와는 좀 다르게 한국에선 15세 관람가 등급인 인디아나 존스는 관람 당시 10세도 안되었던 어린이가 보기엔 선정적이라고 느낄 만한 부분이 많았다. 아무래도 007 시리즈의 감독을 맡고 싶었던 스필버그의 바램 때문에 제임스 본드와 비슷하게 인디아나 존스 역시 화려한 여성 편력을 자랑했고 그 가운데 히로인들과의 관계를 어느 정도 섹슈얼하게 표현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아 분석하는 것은 맞으나 비판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감독에게 고맙다는 뜻으로 꺼낸 말이다. 어린아이에게 재미를 선사하며 또 다른 의미의 재미도 선사해서 좋았다는 말이다.

 분명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디아나 존스는 오락 영화다. 하지만 잘 만든 오락 영화다. 오락 영화는 온전히 관객을 위한 영화라고 볼 수 있다. 잘 만들었기에 반세기 가까운 세월 동안 살아남았고 전설로 기억되고 있다.


 이번 칸 영화제에서 명예 황금 종려상을 받은 해리슨 포드. 상복이 없던 배우지만, 그의 열정과 연기로 인해 세상 사람들이 경험한 재미 및 모험을 향한 로망을 영화제 측에서 전달해 준 것 같다. 여든이 넘은 나이지만, 영원한 인디아나 존스로 기억될 그는 인디아나 존스와 한 솔로를 포함하여 시대의 아이콘이자 진정한 배우이다. 그리고 내겐 언제나 웃음을 주고 어린이를 집중하게 만든 모험가 겸 고고학자 인디아나 존스로 기억될 것이다.


Harrison Fo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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