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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채민주 Oct 27. 2023

죽어가는 동시에 살아가는 우리

<장례희망> 6회차 모임

마지막 6회 차 모임에서는 지금까지 했던 활동들을 돌아보면서 생각의 변화나 태도의 변화 등을 확인하며 마무리하는 시간을 가졌다. 


죽음과 삶에 대해 생겼던 질문들     


S: 죽음에 대해서 생각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삶으로 계속 연결이 되어서 삶의 끝에서 내가 아쉬운 게 뭐가 있을까 생각해 봤던 것 같습니다.      


N: 어떻게 하면 죽음을 잊지 않고 살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했었었는데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죽음을 믿지 못하는 게 인간의 한계이니 최대한 계속해서 떠올리는 수밖에 없겠다. 장례식을 상상할 때에는 자유로운 장례 문화를 위해서 뭘 할 수 있을까 일단 나부터 행동해야 하는데 함께하는 사람들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P: 당신에게 죽음은 무엇인가요? 라고 했을 때 저의 죽음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죽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알았던 게 인상 깊었어요. 저는 죽음에 대해 현재를 보다 잘 살 수 있게 하는 그런 열쇠 같은 느낌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나는 주변 사람들 어떻게 기억되고 싶은가 했을 때 선한 영향력, 좋은 자극을 주는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은 것 같아요. 


D: 점점 죽음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게 됐는데, 나는 죽음을 믿고 있나? 이런 생각을 했을 때 아직까지도 확 와닿지는 않는 것 같아요. 4회 차 때 죽음을 생각하지 않을 수 있으면 안 해도 괜찮다고 하셨는데 제 결론은 죽음을 생각했을 때 얻을 수 있는 것들이 있어요. 그래서 한 30%로 정도로 좋은 건 좋게 받아들이며 살아가야겠다고 판단했습니다. 


M: 나는 왜 살고 싶은가 그리고 왜 죽고 싶은가라는 질문을 했는데 여한이 없는 날이 자주 있었거든요. 살고 싶은 이유와 죽고 싶은 이유를 계속 질문하면서 중간 지점을 찾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죽음을 생각하면 결국에는 살아 있을 때 후회 없이 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 생각하게 되는 것 같아요. 죽음의 정의를 내려봤는데, 저에게 죽음은 이 세상에 내가 있을 이유가 단 하나도 남아 있지 않는 것이라고 적어봤어요. 읽고 싶은 책이 한 권이라도 남아있으면 죽지 않을 이유가 있는 거죠. 

       

O: 죽음에 대해서 이야기하러 온 분들이 어둡지 않고 너무 밝아서 신기하다고 느꼈어요. 그리고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과 아닌 것의 차이를 살펴보고, 내 목표에 대해 한 번 더 떠올려보게 돼서 좋았습니다. 저도 모르게 죽음을 두려워하고, 생각하지 않으려 했던 게 있었는데 이야기할수록 긍정적인 것들이 느껴져서 좋았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사실 부모님에게 어떻게 장례식을 하면 좋겠냐고 물어봤거든요. 그러니까 바다에 뿌렸으면 좋겠다고 하시고, 연명 치료에 대해 얘기도 나눴어요. 나중을 대비해서 미리 얘기를 하는 게 결정하는 것에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에게 장례희망은 ____ 이다."


나에게 장례희망은 배움과 설렘 기쁨이다.


죽음에 대해서 배울 수 있었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스스로 생각하고 깨달은 것들이 있었어요. 올 때마다 이제 오늘은 또 어떤 이야기를 할까 하면서 설레기도 하고 기쁘기도 했었습니다. 


나에게 장례희망은 마라로제찜닭이다.


처음 느껴본 신선함. 커뮤니티 모임도 처음이었고 죽음을 얘기하면서 이렇게 밝은 사람들도 처음 봐서 그렇게 생각했고요. 마라로제찜닭을 먹고 여한이 없었던 것처럼 여한이 없을 것 같은 많은 날들 중 우리 모임이 마지막이어도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은 다들 느껴봤으면 하는 감정과 경험이라 마라로제찜닭이라고 적어봤습니다. 


나에게 장례희망은 비타민 C다.


영양제를 잘 안 챙겨 먹다가 선물 받아서 비타민을 하루에 두 개씩 먹고 있거든요. 이걸 알기 전이랑 후랑 되게 다른 느낌, 하루가 이렇게 다른 느낌이라서 모임에 오기 전이랑 지금이랑 많이 달라진 것 같았어요. 


나에게 장례희망은 J(장례)-Hope(희망)이다.


제이홉이 아티스트잖아요. 되게 많은 생각을 하면서 뺄 거 빼고 적을 거 적어서 결국에 가사를 완성하는 아티스트. 저도 회차마다 항상 5호선 지하철에서 생각을 많이 했었거든요. 그러다가 이제 삶의 의미랑 우선순위 같은 게 딱 정해지는 것 같아요. 삶을 완성해 나가고 있구나. 


나에게 장례희망은 네잎클로버이다.


죽음이라는 주제가 네잎클로버처럼 희소한 주제였고 이 모임에 대한 분위기나 기분이 좋은 느낌과 닮아서 네잎클로버라 표현했습니다. 


나에게 장례희망은 씨앗이다.


씨앗이 조그마한데 그게 자라면 나무가 되잖아요. 그런 것 같았어요. 죽음과 삶에 대해 얘기를 나누다 보면 또 여러 가지 주제가 나오잖아요. 여러 가능성이 있고, 확장이 되는 순간들을 보면서 이 모임이 가능성 많은 씨앗 같다고 정리가 되었습니다.  


나에게 장례희망은 김밥이다.


김밥은 각자의 매력이 다채롭게 섞여서 맛있는 맛을 내는 것처럼 저희 모임도 좋은 결과물을 만들 수 있던 것 같습니다. 다양한 삶에 대한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경험하고 나눌 수 있어서 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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