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나를 평가하고 나는 누구를 평가하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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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evaluation)'는 언제나 긴장된다. 왜냐하면 대게 평가는 내 이익과 직결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일 것이다. 직장인에게는 급여, 성과급이 그러할 것이고 시험에서는 내 시험 성적으로 연결되는 등 평가는 언제나 결과를 동반한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평가는 신중히 그리고 전문적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그리고 더불어 평가를 진행하는 사람의 설정 또한 매우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조직에서 행해지는 인사평가의 경우 하향식(Top-down)으로 평가가 진행된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피평가자의 상사가 평가자가 되는 경우가 많으며 실무를 담당하는 대리급 인원보다는 관리 업무가 중요해지는 과장급 이상의 직책자에게 평가 권한이 주어진다. 이 경우 평가를 진행하는 평가자에 대한 불만은 대부분 없으나 평가를 하는 자의 평가 역량과 평가 결과가 오류 없이 진행 되었는지가 주된 문제로 거론된다.
평가자 지정과 관련하여 문제가 되는 경우는 오늘날 많은 조직들이 시행하고 있는 다면평가(360 degree Evaluaiton)를 진행할 때 문제가 된다. 다면평가는 누가 나를 평가하는지에 따라 평가 결과가 확연히 달라지고 그 신뢰성과 타당성이 크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평가군 설정과 관련하여 '이렇게 해야 한다'라는 절대적인 기준은 있지 않다. 특히, 다면평가 진행의 경우 다양한 변수를 고려해야 하기에 다른 방식 보다 더 그러하며 조직의 상황과 평가의 목적에 따라 평가군 설정 방법과 활용은 달라질 것이다.
필자의 경우는 다면평가 진행 시 평가 결과에 대한 구성원들의 불만을 줄이기 위해 평가군 설정에 있어 피평가자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는 방식을 선호한다. 다면평가 결과를 공유하는 피드백 세션 진행 시 그 결과의 경우 피평가자가 진행한 평가자에 의한 결과가 절대적으로 많이 반영되었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그 결과에 대한 반발은 적은 편이다. 물론, 누가 나를 평가했는지를 알 수 있기 때문에 평가 결과에 따라 평가자와 피평가자 간 융화 정도가 감소될 우려는 큰 단점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필자는 적게는 세 번의 필터링 작업 진행을 선호한다. 그 프로세스는 다음과 같다.
다면평가를 평가자는 10인으로 진행함을 가정했을 때,
<첫 번째 프로세스>
1) 피평가자 본인 평가자 지정 5인 + 2) 피평가자 상위 관리자 지정 3인 + 3) 인사팀 지정 2인 = 총 10명 이렇게 지정이 될 것이다.
<두 번째 프로세스>: 업무 연관도에 따른 조정
사전에 조사한 업무 연관도에 따라 너무 낮은 업무 연관도를 지닌 구성원을 피평가자가 지정했을 경우 인사담당자와 인사평가위원회 위원 등의 결의로 평가 대상자를 변경한다. 당연하게도 업무 연관성이 없음에도 개인적 친분에 의한 평가군 설정에 따른 오류 발생을 막기 위함이다. 업무 연관도 설정 방법과 썰은 Part 3에서 다루고자 한다.
<세 번째 프로세스>: 평가군 조정
평가군 조정의 경우 사전에 평가 설계 시 일정 비율만큼의 평가자를 인사팀이 적정한 사유(친분에 의한 평가군 설정, 낮은 업무 연관도, 기타 불의의 사유로 평가 진행 불가능 할 경우 등)가 있을 경우 평가자를 교체하는 것을 의미한다.
필자의 경우에는 20% 인원수 이내에서 조정을 진행하는데 이 비율은 절대적인 것이 아니고 조직의 상황 및 가치관 등에 따라 조정이 가능하다. 필자의 기준처럼 20%를 그 기준으로 했을 경우 평가 군 내 10명 중 2명을 조정할 수 있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이러한 프로세스로 평가군이 지정될 경우 평가 군 설정에 따른 오류와 불만족은 감소시킬 수 있다. 그리고 필자는 이러한 프로세스로 구성된 평가군은 절대적으로 비밀에 두고 평가를 진행한다. 평가자가 누구인지 알았을 때의 후폭풍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부정적인 측면에도 불가하고 평가자 공개를 통해 평가자가 좀 더 평가의 신뢰성을 위해 신중하게 평가하고 결과 등을 논의하고 발전시키는 과정에서 더 건강한 평가가 이루어진다고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필자의 경우 조직 문화가 성숙하고 시스템이 잘 갖추어져 있다면 평가자를 공개하는 것도 좋다고 생각하기도 하지만 아직은 부정적인 것이 사실이다.
업무 연관도 조사는 평가군 설정 전 진행 된다. 업무 연관도는 '업무를 진행함에 있어 그 완성과 수행에 있어 영향을 미치는 정도'로 필자는 정의하고 조사를 진행한다. 더불어 추가적인 가정으로 팀 내 구성원뿐 아니라 같은 팀이 아니더라도 업무를 수행함에 있어 실질적으로 많은 영향을 주고받는 구성원이라면 업무 연관도 조사에 포함시킨다. 당연히, 평가군 설정 시에도 업무 연관도가 없다면 적극적으로 포함시킨다.
업무 연관도 조사의 경우에도 필자는 당사자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하는 것을 중요시한다. 당사자가 1차적으로 업무 연관도 점수를 작성하고 상위 계급자가 업무 연관도를 보고 그 정도를 조정하고 그에 대한 이유를 작성한다. 이후 당연히 당사자에게 상위 계급자가 작성한 사유와 연관도 변경 점수를 보고 수용 여부를 결정하고 수용하지 못할 경우 논의하는 과정을 통해 업무 연관도 정도를 조정하게 된다.
물론,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작업이지만 이러한 절차로 업무 연관도 조사가 이루어질 경우 그 결과에 불만족하는 구성원의 비율이 현저히 낮아졌다. 더불어, 조사 방법으로 구글 스프레드 시트 등을 공유하여 원격으로 진행해도 무방하나 그 신뢰성과 깊이를 위해 취지를 설명하고 어떻게 작성하면 되는지를 당사자에게 짧게라도 직접 설명하고 대면으로 그 결과를 받거나 대면으로 설명 과정을 꼭 진행하는 것을 추천한다. 당연히... 시간과 정성이 많이 소모된다. 그럼에도 필자는 무결성을 위해 이 방법을 선호한다.
다면평가를 진행하는 조직이라면 평가군 설정이 매우 중요하며 필자의 경우에는 피평가자가 직접 평가자를 진행하는 방식을 선호하면서도 이로 인해 발생할 오류의 감소를 위한 보정 절차 그리고 업무 연관도를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당연하게도 이 방법이 완벽한 것은 아니나 많은 조직과 사례에서 성공적으로 운용한 경험이 있다. 그럼에도 필자는 더 중요한 것은 조직의 상황과 최종 의사결정권자의 철학과 인식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필자가 재직하였던 예비유니콘기업의 경우 이러한 방식을 설명하고 도입을 주장하였지만 의사결정권자의 결정으로 간소화되거나 변형되어 운용이 되었다. 이 글을 읽는 독자 여러분도 소속된 조직과 상황에 맞게 참고하여 자유롭게 변형하여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평가를 진행하기를 바란다.
HR '썰' 시리즈는 하위 항목(확보, 개발, 평가, 보상, 유지, 방출)에 상관없이 1주일에 1개 - 2개의 글이 주기적으로 업로드될 예정입니다. 양질의 내용과 생각을 같이 공유할 수 있도록 항상 생각하고 부지런히 글을 쓰는 사람이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