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구급차에 실려가는 것을 본 두 딸의 반응이 판이하게 다르다.
10살 첫째는 5살 둘째를 앞에 앉혀놓고 일장 연설을 했다고 한다.
"이제 엄마한테 아이스쥬쥬(무인아이스크림가게) 매일 가자고 하면 안 돼. 그리고 장난감 사달라고 투정 부리면 안 돼."
걱정이 돼서 한걸음에 달려오신 친정부모님께 해맑은 둘째는 신이 나서 이야기했다.
"우리 집에 대왕구급차가 왔어요!!"
아빠가 쓰러지고 첫째는 걱정이 많아졌다.
우리의 생활비는 이제 누가 벌어 오는지가 제일 궁금한 듯 자꾸 물어본다. 용돈도 계속 받을 수 있는지가 궁금하다.
아빠가 아프니 엄마말을 잘 들어야 한다는 자각은 있지만 여전히 공부는 하기 싫다. 엄마가 따라다니면서 잔소리할 상황이 아니라는 것을 눈치챈 딸은 일단 도망갔다.
뇌출혈시술을 하고 눈을 뜬 아빠 사진을 둘째에게 보여줬더니
"아빠가 안 쓰러져있어!!!"
해맑다.
그래도 철없는 두 딸이 있어 아직 웃을 수 있어서 좋다. 힘내자 신랑.
병원 밖 풍경. 같이 보러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