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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만송이 Feb 18. 2024

말랑하고 나태한 나의 영혼을 위해

삶은 예술로 빛난다 - 조원재



잃어버려가는 의미를 창조하는 능력을 위하여 





<책 소개>



제목: 삶은 예술로 빛난다

저자: 조원재

쪽수: 336

발행일: 2023년 8월 29일

출판사: 다산초당



방구석 미술관을 통해 알려져 있는 조원재 작가의 책이다. 방구석 미술관은 미술의 이야기였다면 이번 책은 미술과 삶을 연결시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 것일까를 이야기하는 책이다. 미술가들이 예술에 대한 자세를 토대로 우리의 삶의 자세도 조금만 바뀐다면 우리의 삶도 예술처럼 빛나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다양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잃어버려가는 '의미를 창조하는 능력'을 발휘하며 우리의 삶도 예술처럼 의미를 창조해 보는 것이 어떨까.







<책 이야기>




삶이 우울하고 슬픈 이유는 '내 이야기'가 없기 때문이다.




이 책은 많은 예술가들이 등장한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작가들부터 조금 생소한 작가들까지 나오지만 모든 이야기의 시작과 끝은 그 예술가들이 예술을 대했던 자세였다. 그리고 그 자세는 삶에 대한 자세와도 이어진다


정말로 원하는 게 무엇인지도 모르는 내가 없는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 요즘. 어쩌면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게 해주는 다양한 질문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줄 수 있는 책이다. 


나를 잃은 삶이 아닌 나를 단단히 챙기는 삶. 그런 삶을 위해 작가는 많은 것들을 이야기한다.







삶은 단 한 장의 백지를 던지고 우리에게 묻는다.
무엇을 그릴 거냐고 






우리의 삶은 백지와도 같다. 아무것도 없는 백지에 우리는 붓이 되어 스스로 선택하며 각종 색을 칠하게 된다. 덧없이 화려하게 칠할 수도 있고 끊임없는 반복으로 선만 열심히 그릴 수도 있다. 


하지만 시작은 어떻게 그릴 것인지 구상부터 해야 한다. 멀리서 그 백지를 유심히 바라보고 있다 보면 그리고 그 백지 뒤에 무엇들이 있는지를 들여다보고 있다 보면 우리의 삶에 무엇이 있는지를 알 수 있는 순간이 오는 것이 아닐까. 


전체를 조망해 보는 시간이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내 삶은 어디로 흘러가고 지금 일어나는 일들이 과연 어디로 나를 이끌 것인가. 어쩌면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시간일 수도 있다. 







매 순간은 오직 단 한 번뿐인 전혀 새로운 순간이다.
아무리 반복된다 하더라도 


조망이 끝났고 구상이 끝났으면 지루한 반복이 이어질 수도 있다. 매일 같은 선을 긋고 같은 점을 찍는 그림과 같이 매 순간 반복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중요한 건 반복이 아닌 매 순간이다. 매일 매 순간 내가 무엇을 하는지 의식하고 노력한다면 전혀 다른 아름다움으로 다가올지도 모른다. 



그렇게 반복하고 노력해서 만들어진 우리의 삶에 대한 예술은 나라는 존재를 스스로 나타내게 된다. 백지이거나 조각하기 전 막 캐낸 채석장의 돌덩이와 같은 우리의 삶에 끊임없이 반복하고 정과 망치를 들고 쪼아 가는 작업을 하다 보면 나의 모습을 바라볼 수 있는 순간이 올 것이다. 




분명 스스로 쪼아대니 아프고 어렵고 인내해야 하는 작업이지만 나를 아는 방법은 타인이 아닌 내가 발견해 가는 것이니 어쩔 수 없다. 언젠가 알게 될 나 자신을 위해 우리는 조금 더 인내를 가질 필요가 있다.






그림의 진정한 의미는 그림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바라보는 이가
창조하는 것이다.



우리가 그림이 어려운 이유는 그림은 말이 없기 때문이다. 권위 있는 사람들이 그림에 대한 설명을 잔뜩 늘어놓는다고 한들 우리에게 와닿지도 않고 그 작가가 그런 마음으로 그림을 그렸는지 알 수가 없다. 그저 그림은 우리에게 많은 것들을 보여줄 뿐이다. 그리고 그 의미는 보는 우리가 창조하는 것이다. 삶도 그렇지 않을까. 




항상 같은 모습이지만 우리가 세심하게 바라보고 겪는 동안 의미가 만들어지는 것이 아닐까. 나의 삶에 대해 세심하게 어루만지고 살펴보다 보면 우리의 내면에 있는 모습을 언젠가 깨닫지 않을까. 나를 위한 사유의 놀이가 반드시 필요한 이유다, 






예술작품을 보며 결국 나를 본다.
평소 일상에서 바깥일과 쏟아지는 정보를 바쁘게 처리하느라 
미처 돌보지 못한 나 자신과의 오붓한 만남인 것이다.



예술가가 자기 나름의 예술의 정의를 정립해 자기만의 자기만의 작품을 창조하듯, 우리도 나름의 '삶의 정의'를 정립해 자기만의 독창적인 '삶'을 창조해 나가는 것이다. 


삶과 예술이 이어질 수밖에 없는 순간들이 있다. 무엇이 어떻게 흘러가는지도 모르게 바쁘게 흘러가는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는 딱딱하게 굳은 영혼을 가지고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런 순간은 우리의 삶 속에서 예술을 찾을 수 없다. 조금은 나태하지고 여백의 시간을 만들어 놓아야 우리의 내면과 독창적인 정체성을 구성할 수 있다. 


산책과 사색 그리고 가끔 일상에서 튕겨나가는 상황이 필요하다. 어느 순간이든 편안해지는 순간을 만들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무심하게 일어나는 일상의 관성에서 익숙해져 잃어버린 '스스로 무언가를 감각하고 생각하고 느끼는 능력'을 찾기 위해서.







<생각 더하기>



미술관을 다녀오고 나서 읽은 책이기도 하며 혼자 여행을 하면서 읽은 책이기도 하다. 내 삶은 언제나 분주하다. 아이가 둘이 있고 남편이 아프며 시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다. 14살이 된 노견이 있고 이사를 준비 중이기도 하다. 블로그도 놓치고 싶지 않아 책도 틈틈이 보고 여전히 나를 찾고 있다. 


그런 와중에 잠시 여유를 내보았다. 가족을 다 두고 타지에 있는 친구들을 만나고 온 것이지만 가족 일은 다 잊고 실컷 웃고 실컷 떠들고 올 수 있는 자리가 있다는 것은 꽤 행복한 일이다. 1년에 한 번 볼까 말까 한 친구들이지만 다들 참 열심히 살고 있기에 보면서 반성도 하고 멋진 모습에 박수도 보냈다. 


다 다르지만 결국 모두가 고민을 안고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 사는 것은 다 비슷하지만 가치관의 차이는 여전히 다른 것을 보면, 삶에 대한 태도는 쉽게 바뀌지도 않고 그 가치관에 따른 행동은 어쩔 수 없다는 것도 또한 새삼 느꼈다.


작가가 말하는 삶에 대한 여유를 생각해 봤다. 아픈 부모님이 있고 왈왈 거리는 직장 상사가 있고 귀에 피가 날 정도로 떠드는 사람들 사이에 있어 언제나 노곤한 우리들이지만, 지치지 않고 이 분주한 삶을 완주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나태함은 필요한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 본다.


적어도 아 꽃이 피었구나. 단풍이 들었구나. 하늘이 오늘따라 예쁘네.라는 생각은 나에게 감정의 여백이 남아 있기에 느껴진다. 그 감정들이 시작되어야 내가 어떤 것들 했을 때 좋은 느낌을 받은 지를 알 수 있지 않을까. 나의 삶을 조망하고 반복된 삶을 살아가더라도 그 순간의 마음을 알아차리기 위해서는 감정의 여백이 중요한 것 같다.




예술이 별거 인가. 보고 좋으면 좋고 거기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으면 더 좋은 거지. 

우리의 삶도 그렇지 않을까. 보고 좋으면 좋고 내 삶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으면 더 좋은 것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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