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결혼을 위한 두 가지
결혼 11년 차가 되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다. 하지만 이 정도 시간이면 결혼에 대해 조금은 이야기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사람들이 결혼을 원하는 가장 큰 이유는 결국 '더 행복하고 싶어서'일 것이다. 실제로 나는 결혼 후가 결혼 전보다 훨씬 더 행복하다. 좋은 사람을 만났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의 결혼이 완벽하다는 뜻은 아니다. 세상에 완벽한 것이 없듯, 완벽한 결혼도 없다. 나와 얼마나 잘 맞는지, 어떻게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지가 중요하다. 그리고 그 판단은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내가 어떻게 느끼는지에 달려 있다.
행복한 결혼을 원한다면, 반드시 기억해야 할 두 가지가 있다.
첫째, 행복한 결혼을 한 사람들과 가까이 지내라.
결혼하고 행복하게 사는 커플들과 함께 있으면, '좋은 결혼생활이란 어떤 모습인지'를 자연스럽게 체득할 수 있다. 말투, 태도, 갈등을 다루는 방식, 자녀를 대하는 태도까지—그 커플을 보며 좋은 관계의 구체적인 이미지를 내 안에 쌓게 된다.
이때 말하는 ‘행복한 커플’이란, 커다란 집에 살고 외제차를 몰며 명품을 입는 식의 겉으로 보기 좋은 삶을 사는 사람이 아니라, 서로 존중하며 소통하는 사람들이다. 예의 바르고, 서로를 배려하며, 타인에게도 따뜻하게 말하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과 가까이 지내면, 나도 모르게 기준이 달라진다. 그리고 사람을 만날 때, 그 사람이 나의 기준과 맞는지 비교하고, 판단할 수 있는 안목이 생긴다.
나는 결혼 전에 언니 부부와 자주 시간을 보냈다. 둘은 다정하고, 서로에게 예의 바르며, 갈등 상황에서도 목소리를 높이지 않았다. 그런 모습을 곁에서 지켜보며, '나도 저런 결혼을 하고 싶다'는 구체적인 그림이 마음에 생겼다. 실제로 남편을 처음 만났을 때도, 그 이미지와 어긋나지 않아서 오히려 확신이 들었다.
또한, 기혼자의 인맥을 통해 소개받는 인연은 신뢰가 전제된 경우가 많다. '이 사람이면 가정을 꾸릴 준비가 됐다'는 확신이 있어야 소개가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반면, 비슷한 상황의 싱글들끼리만 어울리면, 푸념과 좌절 속에서 연애와 결혼에 대한 기준이 흐려질 수 있다.
결혼을 진지하게 원한다면, 행복한 결혼을 하고 있는 사람 곁에서 배우고, 구체적인 이미지를 그려가는 것이 필요하다.
둘째, 혼자서도 잘 살아야 한다.
누구도 지나치게 의존적인 사람과 평생 함께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매번 어딜 가자고 졸라대고, 결정은 미루고, 감정 기복이 심해 같이 있는 것만으로도 피곤한 사람. 그런 사람은 결혼 이후 더 힘들어진다.
혼자서도 잘 지내는 사람은, 상대에게 기대기보다 서로를 존중하며 관계를 맺는다. 경제적으로든, 정서적으로든 어느 정도는 스스로 설 수 있어야 건강한 관계가 가능하다. 결혼은 서로가 서로에게 의지가 되지만, 동시에 ‘함께 있어 더 나아지는’ 관계여야 한다.
나는 서른셋에 지금의 남편을 만났고, 만난 지 5개월 만에 결혼했다. 그전에는 오랜 시간 좋은 사람을 만나려 애썼고, 때로는 좌절하기도 했다. 어른 둘쯤 되었을 때, 문득 ‘혼자 살아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혼자 살 거라면 잘 살아야겠다는 생각으로 일도 열심히 하고, 운동도 하고, 공부도 하고, 신앙생활도 하고, 자원봉사도 했다. 그렇게 스스로 사는 게 행복하다고 느꼈을 무렵, 기적처럼 결혼한 친구의 남편이 자기 친구도 아닌 직장 선배의 친구를 소개해 주었다.
결혼을 잘하고 싶다면, 먼저 혼자서도 잘 살아야 한다. 스스로 빛나야 좋은 사람이 알아보고 다가온다.
결혼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다. 하지만 누군가와 함께 살아가는 삶이 주는 안정감과 기쁨은 분명히 있다.
행복한 결혼을 원한다면, 행복한 결혼을 실천하고 있는 사람들과 가까이 지내고, 혼자서도 잘 사는 법을 익히자.
이 두 가지는, 결혼이라는 긴 여정을 함께할 수 있는 좋은 사람을 만나는 데 반드시 필요한 기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