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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OBUMA 요부마 Apr 13. 2024

브런치에 진심 Café Bastille

플로리다 포트 로더데일 여행



호텔 주변이 전부 레스토랑인데 구글, 옐프에서 아무리 사진, 메뉴를 봐도 가고 싶은 곳이 없었다.

거의 매일 호텔 뒤에 있는 베이커리에서 사 온 크루아상과 라테를 사 먹었었다. 


삼일째. Ford Lauderdale에서 가장 번화가인 Las Olas BLVD에 가기로 했다. 공유 전자 택시 Circuit에서 옆자리에 앉은 현지인이 추천한 Café Bastille Fort Lauderdale.

생긴 지 두 달 밖에 안되었는데, 주말에는 자리를 잡을 수 없을 정도로 인기라고 한다. 이미 아침을 간단하게 먹었지만, 근처에 온 김에 가보기로 했다.

Circuit 운전기사 아저씨가 카페 바로 앞에 내려주었다. Las Olas BLVD에서 세 블록 떨어진 한적한 주택가. 데이지로 장식된 아치형 입구를 보자마자 알 수 있었다.

‘여긴 찐이다!’


입구에 서 있으니, 녹색 꽃무늬 원피스를 입은 곱슬머리에 예쁘장하게 생긴 흑인 호스트(자리를 안내하는 직원)가 나왔다. 


참, 여기서 주의할 점! 미국에서는 패스트푸드 점이나 스타벅스 같은 커피 전문점이 아닌 경우에는, 마음대로 자리에 앉지 말고, 반드시 직원이 자리를 안내해 줄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직원 뒤를 졸졸 따라가면서 가게 안을 보고는 감탄했다.

강이 보이는 파티오. 천장에 달린 녹색 식물 화분이 바람이 불 때마다 하늘거리는 포치. 몽환적인 기분이 들었다. 야외 자리에 앉고 싶었지만, 바람이 많이 불어서 실내로 들어왔다.

에메랄드 색감과 로맨틱한 조명, 거울이 따뜻한 느낌을 주는 실내. 친환경 느낌이 물씬 풍기는 실내 인테리어도 딱 제 취향이다.

일단 그동안 과일, 야채를 못 먹은 아들을 위해 직접 짠 그래니 스미스 사과 주스를 주문했다. 

로컬 재료를 사용해서 집에서 만든 듯한 '올 데이 브런치'가 콘셉트이다.

포르투갈 스타일의 예쁜 볼에 나오는 아사이 볼. 맛있는 과일을 먹는데 사흘 만이다. 엄청 신선하고 맛있다. 

심지어 앞뒤로 데이지가 그려진 냅킨 한 정에도 신경을 썼다.

생크림과 생과일이 올라간 와플은 분홍 빛 장미가 그려진 접시에 나왔다.

남편이 주문한 지중해 스타일 오믈렛. 홈 스타일 감자 구이와 함께 나와서 건강하고 푸짐하다.

식욕을 돋우는 컨츄리 스타일 식기에 나왔다. 

한 카페에서 음식 종류에 따라 이렇게 다양한 콘셉트의 식기가 나오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파리 출신 듀오, 베스텔과 벤이 여행과 파리에서 영감을 얻어 만들었다고 한다. 브런치 카페를 오픈하기 전에 수년 동안 호텔 업계에서 일하며 경험을 쌓았다니. 그들이 들인 시간과 노력이 고스란히 카페 바스티유에서 묻어난다.

카페 바스티유는 파리, 마이애미에 있다. 포트 로더데일은 최근에 오픈해서 인스타 주소에는 나오지 않았다.


사람들이 브런치에서 얻고 싶어 하는 모든 것이 다 있다.

밝고 우아한 분위기, 정성스럽게 만든 맛있는 음식, 보통 집에서 갖추기 어려운 예쁜 식기, 사랑스러운 인테리어, 친근하면서도 소홀하지 않은 서비스.

하나하나에 주인이 얼마나 고심하고 신경 썼는지. 한 시간 있는 동안 그곳의 모든 것이 넌지시, 하지만 절실하게 말하고 있었다.


“우린 브런치에 진심입니다.”



며칠 후, 비행기에서 밀리의 서재 전자책으로 송길영 작가의 <그냥 하지 말라>는 책을 읽었다.


"결국 우리는 고민의 총량을 파는 것입니다. 하나하나에 다 의미와 상징을 새겨 넣고, 그런 다음 상대에게 넌지시 얘기해 주는 거예요.

요즘은 실력 있는 작은 가게들이 많습니다. 간판도 요란하지 않지만 업에 대한 소신과 고민으로 상징성을 얻은 곳입니다. 그 상징성 하나하나에 주인장의 정신이 깃들어 있겠죠.

그의 인생이 포함돼 있는 것입니다." _<그냥 하지 말라> 송길영


고민의 총량이란 내가 어떠한 가치를 다른 사람에게 전하기 위해 한 고민, 노력, 공부다. 

그 전문성과 진정성을 상품, 서비스로 전달하는 것이다.


카페 바스티유와 송길영 작가님의 말이 연결되며, 나에게 진문을 던졌다.

내 인생관, 세계관을 어떻게 나만의 방식으로 넌지시 이야기할 수 있을까?

나는 무엇에 진심인가?

내가 사는 오늘은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가?




04 SE 1st St, Fort Lauderdale, FL 33301 미국


Best Brunch Restaurant | Café Bastille | Fort Lauderdale & Miami, FL.              

All day breakfast, brunch and lunch. Cafe Bastille is serving delicious and homemade comfort food the French style.


www.cafebastilledowntow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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