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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mongTV Feb 27. 2024

2. 워밍업 승마와 전통음식 허르헉을 즐기다.

몽골 늑대사냥


2일째,

음.. 목이 막힌다. 방이 건조하다. 물부터 마시고 밖을 보았다. 간밤에 눈이 많이 내린 듯하다. 창밖으로 비추는 각각의 지붕에는 눈이 한가득이다. 아득히 뿌연 것이 겨울 울란바타르의 고질적인 매연 공해려니 하였는데 아니다 아직도 눈빨이 날린다. 오늘 외곽으로 나가야 하는데 조금 걱정이 된다. 조식을 하기 위하여 17층 식당으로 올라갔다. 큰 형님이 식사 중이셨다. 일행들 하나둘 올라오기 시작하였고 일정의 시작을 알린다. 


일단 몽골 최대의 시장인 나란톨 시장으로 향하기로 하였다. 이곳은 서울의 평화시장과 같은 대형 실내 시장이다. 미처 준비하지 못한 개인 방한 용품들을 구입하고 시장 분위기도 구경할 겸해서 이동을 했다.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손님으로 보이는 이들은 우리 일행들 뿐이다. 정병* 형은 두툼한 속 내의를 샀다. 한국에서 더워서 입을 일이 없을 것 같은데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두터웠다. 코털은 가죽 부츠를 구입하였다. 한국에서 할리데이비슨 바이크를 타기에 그때도 신을 것이라 한다. 이어 점심 식당에 들러 불고기를 먹고 테를지로 향하였다. 눈이 내린다. 제설 작업은 되지 않아 차는 천천히 달렸다. 그래도 예전에 비하여 4차선으로 확장을 하였기에 막히는 구간은 없었다. 마부 집으로 바로 간다. 내일 숲 속으로 말을 타고 늑대 사냥을 가기에 오늘은 워밍업 승마로 승마에 대한 감을 익혀야 한다. 1시간만 탄다.  


도착하자 마부가 반갑게 맞이하여 준다. 각기 배정된 말위에 올라탔다. 다들 즐거워하는 모습이다. 강가를 피하라고 미리 알렸거늘 강가로 간다고 한다. 강물이 꽁꽁 얼어있어 괜찮다고 한다. 강가 승마는 여름에는 더없이 좋은 코스인데 겨울에는 어설프게 얼거나 눈으로 덮여 있지 않으면 말이 쉽게 넘어지기에 위험하다. 딱딱한 얼음과 말발굽이 함께하면 바로 미끄러져 말이 넘어지곤 한다. 승마에 있어서는 마부가 전문가이다 그를 믿고 가보자. 출발이다. 아아,, 아름답다. 설경에 설렘도 배가된다. 줄의 맨 앞에는 이두*이 리딩을 한다. 그는 잦은 몽골 방문에 승마에 푹 빠진 모습이다. 그 뒤를 1열 종대로 나열하여 따른다. 마치 칭기즈칸 기병들이 출정식이라도 하는 듯 기다란 줄이 형성된다. 장관이다. 설풍경에 완전 무장한 대원들 신이 난다. 조금 가자 발끝에 서러움 감지된다. 양말을 두 켤레를 신었거늘 그래도 혹한은 이길 수 없나 보다. 코로나 당시 온 뇌경색의 영향으로 혈관의 혈류에 문제가 있는 것 같기도 하고 균형 감각도 예전 같지 않다. 그래 뛰지 말고 조심히 타자. 오.. 안타까운 주몽의 청춘이여 어찌하다 이리 노쇠하여부렀노오. 아름다운 설경에 과하게 심취를 하였을까? 승마 1시간이 순식간에 끝이 났다. 어느덧 마부집에 도착하였다. 일행들 약간은 어리둥절한 모양새다. 계속해서 전진만 한 줄 알았는데.. 어떻게 벌써 마부집이지? ㅎㅎ... 설원을 크게 우회전하여 자연스럽게 강을 끼고돌아왔는데 일행들은 처음이라 긴장한 탓인지 즐거움 너무 만끽한 탓인지 거리 감각에 약간의 착시현상이 더하여진 듯하다. 적당한 아쉬움은 내일에 대한 기대를 더욱 크게 할 것이다. 그래 이 정도면 워밍업 승마로 부족함이 없다. 설원의 추위도 어느 정도 감을 잡았을 터이고 내일의 본격 승마는 스스로 대비를 할 수 있을 터이다. 마부에 고마움 전하고 숙소로 이동하였다. 


오늘의 석식은 몽골 전통 음식 허르헉이다. 허르헉은 양고기 찜 요리이다. 양고기와 감자 당근과 함께 뜨거운 돌을 넣어 장시간 푹푹 고은 몽골 유목민들의 전통 음식이다. 허르헉의 이전에 읽었던 책에서 허르헉의 유래에 대하여 나온 구절이 생각이 난다. 스토리인 즉, 칭기즈칸이 세계 정복 시에 양아버지 옹칸의 꼬임에 넘어가 사지를 헤매게 되는데 부하들과 적진에서 각기 탈출하여 한 곳에 모이기로 하였다.  겨우겨우 18인의 장수들이 살아서 호수에 도착하였는데 이곳에 모인 장수들이 호수에서 진흙 더미를 양손으로 올려 들고 칭기즈칸에게 충성 맹세를 하게 된다. 이곳이 그 유명한 발주나 호수이다. 이를 중국 삼국지의 도원결의처럼 칭기즈칸 스토리에서는 발주나 맹약이라고 한다. 발주나에 도착한 칭기즈칸과 병사들은 허겁지겁 도망하여 왔기에 배를 채우지 못하였다. 이때 안개 자욱한 숲 저쪽 한편에서 백마 한필이 전설처럼 다가온다. 그들은 말의 잡아 내장을 꺼내고 그 안에 구운 돌을 집어넣어 익혀 먹었다는 전설 같은 스토리가 전해지고 있다. 이것이 오늘날의 몽골 전통 음식 허르헉으로 발전하였다고 한다. 내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그 이전부터 유목민의 전통 음식으로 전래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어찌 되었던 우리는 오늘 밤 그 전설 속의 허르헉을 먹는다. 준비된 양 한 마리에 고기 전문가 만담꾼 코털이 나선다. 일정 부위를 잘라내의 별도 보관시키는 것으로 보아 내일에 먹을 또 다른 요리를 준비하는 듯하다. 드디어 훌륭하고 멋진 요리 허르헉이 나왔다. 그런데 이것이 뭐지?? 한국에서 양꼬치 먹을 때 찍어 먹던 소스가 있네?? 라면 수프도 있네... 섬세한 코털이 챙겨 온 것이다. 느끼하지 말라고 ㅎㅎ. 여행은 봉사정신 투철한 코털과 함께하면 행복하다. 세심한 코털 만세~ 감사합니다. 유쾌한 양고기 파티가 끝나고 방에 왔는데 건너편 하태* 형 방에서 왁자지껄한 웃음소리 흘러나온다.  들어가니 양주 파티가 여기서 또 열렸다. 면세점에서 하태*  형이 자비로 준비하여 온 술이다. 마셔야지.. 좋다. 기분 좋은 밤에 과음한 탓에 블랙아웃으로 빨려 들어간다. 

https://youtube.com/shorts/wdqh00mf6gE?feature=sha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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