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히 좀 해볼래?
며칠 전 10월 10일. 시험을 공부하던 나는 한강 작가님이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다는 소식에 눈이 휘둥그레 떠졌다. 노벨문학상이라는 말에 한 번 놀라고, 이를 수상한 작가를 내가 모른다는 사실에 다시 한번 놀랐다. 얼마나 큰 역사를 쓰신 건지 너무나도 대단하다고 느껴졌고, 그러한 한강 작가님의 글을 일부라도 몰랐다는 게 아쉬웠다. 알았더라면 더 큰 감동을 느꼈을 텐데. 일상이 바쁘다는 핑계로 문학 책 자체를 많이 읽지 못하기도 하거니와 내가 최근 관심 있는 분야는 아니었기에 그랬지만 아쉬운 건 아쉬웠다. 노벨상 수상소감을 들어보니, 그녀만의 내공이 느껴졌다.
데뷔 후 지금까지 30여 년 간 소설가로서 지내시면서 많이 울기도 울고 행복해하기도 하셨던 듯싶다. 앞으로도 여전히 많이 많이 써 내려가고 싶으신 듯하다. 특히나 인상적인 이야기도 있었다. 자극적인 것들을 줄이고 일상적인 것들을 반복하는 삶을 보내고 있다는 것. 맑은 글이 이런 가볍고 담백한 삶에서 나오는 게 아닐까 싶기도 했다. 시험을 쳐내면서 기사로나마 수상 소식을 접했던 나는 한강 작가님의 책들이 불티나게 팔리는 모습을 보면서 언젠간 읽어봐야지 생각했다. 채식주의자 관련 밈도 생성되는 중인 것 같아 재밌기도 하다. 올해 안에 한강 작가님의 책을 한 권이라도 꼭 읽어보기로.
그건 그렇고, 1학년 2학기 중간고사가 끝났다. 기말고사보다 나는 중간고사에 맥을 못 추는 것 같다. 불확실성이 강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했고 끝이 나서 마음이 홀가분해졌다. 여전히 일도 하고, 매달 수입과 지출 등을 관리하느라 몸이 두 개라도 모자라지만 말이다. 바쁘다는 핑계로 운동도 글쓰기도 소홀해진 것 같다. 시험이 끝난 버프일 수도 있지만, 학교도 일도 운동도 글쓰기도 다시 꾸준히 해보기로. 괜찮은 일이 생겼고, 기말 대비는 중간고사보다는 나을 것 같아서 해낼 수 있을 듯하다. 하하. 시험이 끝났으니 책도 읽어야겠다.
공부를 하다 보면 잡생각이 많이 난다. 공부하기가 싫어서 내 뇌가 회피하는 건지, 집중하다 보니 기억이 떠오르는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문득 내가 이곳에 이렇게 존재하고 있다는 게, 이곳이 내가 발을 디딛고 싶은 곳이라는 게 묵직하게 느껴질 때가 있어서 입시를 치르고 다시 대학에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종종 든다. 그런데, 힘들 때는 내가 여기 왜 있지 하는 생각과 함께 강렬하게 과거로 돌아가 그때 그 사무실에 출근하는 생각을 해본다. 궤도 안에서 편안했으나, 발을 디딛고 서기에는 망설임이 가득했던 곳. 맞아, 그랬지 하면서 다시 이곳으로 되돌아온다. 이렇게 많이 흔들리고 있어서 생각을 겹겹이 단단하게 쌓게 된다. 나도 언젠가는 가볍고 담백하게 살아내고 싶다. 지금은 너무 치열한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