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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의 하루가 살아있어

MY 다이어리

by 도도

대략 3년 전부터 매일 다이어리를 쓰기 시작했다.

불과 그전까지만 해도 다꾸가 유행이라는 말에 피식 웃고 말았다. 어린 친구들의 즐거운 취미생활이라고 여겼고 나와는 상관없는 일 같았다.


그러던 어느 해 연말 덜컥 다이어리를 사버렸다. 그것도 내 기준에서는 꽤 비싸게 여겨졌던 금액을 주고 말이다. 굳이 사지 않아도 공짜로 받은 다이어리 몇 권이 벌써 있었는데도 말이다.


그래도 굳이 사야겠다 맘먹은 건 그렇게라도 해야 꾸준히 쓸 것 같았기 때문이다. 이런 걸 몇만 원씩이나 주고 사야 하나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다 이렇게라도 해야 본전생각이 나서 그래도 쓰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였다.


사면서도 새해 다짐을 굳게 하는 1월부터 한 3월까지 기껏해야 3개월만 써도 처음치고는 성공적인 것이다 여겼다.





새해가 오기 전 다이어리가 먼저 도착했다.

내년에는 내가 어떻게 살고 싶은지, 올해는 어찌 지나왔는지 몇 자 그적이면서 다이어리 인생은 시작되었다.


잘하면 3개월 정도 하겠지 생각했던 다이어리 기록은 1년이 가고 2년 지나고 벌써 3년째가 되었다. 쓰면서 가장 좋은 점은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어떤 방향으로 가고 있으며 어떻게 살고 싶은지 점점 명확해진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하루가 점점 더 분명해졌다.


올해가 시작되기 전 작년 연말 새해 다이어리를 받아 들고 기록했다. 난생처음 가는 한 해가 아쉽지 않았고, 오는 한 해가 막연하지 않았다.

살아온 한 해의 하루하루가 모두 다 살아서 움직이는 것 같이 생생했다.


다이어리 덕분에 오롯이 좀 더 잘 살아올 수 있었다.






사진출처: Pinter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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