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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ddyWorks Apr 08. 2023

‘영화기획' 할 때 알아야 할 것들_1

1. 영화기획이란?

6. Things to know when you planning_1


좋은 소재를 발굴하여 영화로 개발하는 과정에서 당신은 많은 생각과 다양한 고민을 하게 될 것이다. 이때 당신의 생각과 고민을 구체화하고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많은 양의 지식과 경험이 필요하다. 아무리 적은 예산의 영화를 개발한다 하더라도 해당 분야에 대해, 즉 영화산업에 대한 폭넓고 깊이 있는 지식은 필수적이다.

 

영화 기획을 할 때 가장 조심해야 할 것이 자신의 생각이나 추측에 의존하는 것이다. ‘이럴 것이야’라고 단정 지어 생각하고 자신의 '감'이나 '촉'만을 믿는 것만큼 위험한 것은 없다. 물론 이러한 생각이나 확신이 기획의 출발이고 오랜 시간이 걸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영화 개발에 매진하게 만드는 추진력이기도 하지만 가장 큰 위험이기도 하다. 실제로 산업에 대한 다양한 리서치를 하다 보면 자신의 생각과 현실이 달라 당황하게 되는 경우를 종종 경험하게 될 것이다.

 

이제 당신이 어떠한 생각을 가지고 무언가를 기획하기 시작했다면 바로 당신의 생각이 맞는 생각인지 예상한 대로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생각하는지 반드시 확인해 보아야 한다. 앞서서도 ‘영화는 재미있어야 한다’는 챕터에서 언급했듯이 나에게 재미있는 이야기라 해서 반드시 다른 사람도 재미있어하는 것은 아니라고 이야기했다. 만약 당신의 생각과 실제 사람들의 생각이 다르다고 확인된다면 이제 그것이 왜 다른지 고민해서 수정하고 구체화해야 하고 바로 그 과정이 바로 '기획의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이는 꼭 영화 개발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1인 창업과 같은 소규모 사업에서부터 대기업에서 막대한 자금을 투자하는 큰 프로젝트에 이르기까지 어떤 사업이든 간에 모두 동일하게 적용된다. 즉 사업을 시작하기에 앞서서 반드시 살펴보아야 하는 것들이 있다는 것이다.



 

떡볶이 가게 창업


만약 당신이 기발한 레시피가 있어 작은 떡볶이 가게를 하나를 창업하려고 한다고 생각해 보자.

그냥 무작정 가게부터 차리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일 것이다. 그냥 음식 좀 할 줄 안다고, 작은 구멍가게인데 하고 자칫 철저한 분석이나 준비 없이 장사에 뛰어든다면 당신은 뭔가 제대로 해보기도 전에 문을 닫아야 되는 상황에 처하게 될 확률이 높다. 왜냐하면 떡볶이 가게를 하나 창업하는데도 사전에 반드시 고려해야 할 것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떡볶이 가게를 열려한다면 지금 당장 나가 돌아다녀 보라!


아마도 평소에는 눈에 안 띄던 떡볶이 가게와 분식점들이 하나하나 보이기 시작하며 주변에 '이렇게 떡볶이 집이 많았었나?' 하며 놀랄 것이다. 그리고 다 똑같은 떡볶이 가게 일거라 생각했는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들은 나름대로 각자의 레시피와 콘셉트로 장사를 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아이가 학교에 들어갈 때 즈음이 되면 엄마들 눈에 비로소 안 보이던 학원 간판들이 보인다고 한다. 평소 관심이 없었지만 자신의 일이 되면 그제야 안 보이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하기 마련이다.

 

그럼 당신이 떡볶이 가게를 오픈하기로 결심을 했다면 무엇을 알아야 할까?

먼저 어디에서 누구를 대상으로 어떤 떡볶이를 팔 것인가?를 생각해 보고 당신과 경쟁하게 될 기존의 떡볶이 가게는 어떤 것들이 있고 그들 중에 장사가 잘되는 가게는 어디인지? 또 왜 그런지? 등을 알아보아야 한다. 이런 것을 우리는 '시장분석, 고객(소비자) 분석, 유사, 경쟁제품분석'이라 한다.


‘에이 그냥 떡볶이 가게 하나 여는데 무슨 시장분석까지~’ 라 생각할지 모르지만 비록 작은 떡볶이 가게일지라도 시장에 대한 분석은 중요하다. 거창하게 우리나라 외식산업의 시장규모가 어떻게 되고, 소비자는 누구인지, 그들이 얼마나 자주 외식을 하는지 등에 대한 연구까지 아니더라도 당신은 가게를 오픈하려는 지역에 대해 연구하고 목 좋은 장소를 선택하고 그 주변 상권과 손님들의 수준과 성향을 분석하고 주변에 당신과 경쟁할 가게가 있는지를 파악하여야 하고 또한 그들의 장단점을 분석하는 것은 기본이고 매우 중요한 사전 작업이다.

 

특히 장사의 경우 ‘어디에다’ 가게를 오픈할지 장소를 찾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소위 말하는 '목 좋은 장소'나 '입지가 좋은 장소'를 선택해야만 하는데 입지가 좋고 목이 좋은 가게를 찾았다면 창업에 있어 중요하고 큰 일을 한 것이다. 어쩌면 떡볶이 가게의 본질인 ‘맛’ 보다도 ‘위치’가 더 중요할 수도 있다. 그래서 창업을 하는 사람들이 좋은 장소를 찾기 위해 발 품을 팔아가며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고 비싼 권리금을 줘서라도 그런 장소에서 장사를 하려고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 입지는 단순히 장사가 잘 될 것인가? 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다. 입지는 누구를 대상으로 장사를 할 것인지 즉 당신의 고객을 결정한다. (반대로 누구를 대상으로 장사를 할 것인가에 따라 장소가 결정된다.)

 

예를 들어 학교 주변이라면 당신의 주요 고객은 학생들이 될 것이다. 초등학생일수도 있고 중고등학생 또는 대학생일 수도 있다. 만약 회사가 모여 있는 도심이라면 직장인이, 주택가 안이라면 인근 주민들이 고객이다. 이렇게 장소에 따라 당신의 떡볶이를 팔아줄 '소비자'가 누구인지 결정된다. 이들을 '타깃(Target)'이라고 부르는데 마찬가지로 타깃 고객이 초등학생이라면 초등학교 부근이나 주택가에 가게를 오픈해야지 도심 한가운데 직장인들이 많은 곳에 비싼 임대료를 내가며 장사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이처럼 장소는 소비자를, 소비자는 장소를 결정한다.


이밖에도 당신은 주변의 유동인구가 얼마나 되는지, 떡볶이 가게는 몇 개나 있으며 그중 어느 가게가 장사가 잘 되고, 왜 잘 되는지, 가격이나 가게의 규모는 어느 정도인지, 어느 시간대가 가장 장사가 잘 되는 때인지와 같은 상권에 대한 기초조사와 경쟁자까지 조사, 분석해 보아야 한다. 뿐만 아니라 가게 주변의 생활환경이나 소득 수준, 연령별 분포, 성별 분포 등을 조사하여 이에 따른 소비자의 라이프 스타일을 분석해 보고 떡볶이 가게 이외에 경쟁이 될 다른 종류의 외식업체는 어떤 것이 있는지까지 조사할 필요가 있다. 이런 조사와 분석은 당신이 떡볶이 맛의 콘셉트, 매장의 위치와 인테리어, 영업시간, 가격, 각종 서비스, 배달 유무, 마케팅 방법, 주변 경쟁 가게와의 차별화, 투자금과 예상매출, 주된 고객층 등과 같은 다양한 결정을 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또한 막연했던 생각들이 정리되며 여러 결정의 순간에 판단할 근거가 되기도 한다. 글래서 보다 계획적이고 현실적인 창업을 하게 하고 결국 창업의 성공 확률을 높여줄 것이다.

 

작은 떡볶이 가게 하나를 준비하면서도 이렇게 많은 것들을 조사하고 알아야 하는데 하물며 최소 몇 천만 원에서 수백억의 제작비가 들어가는 영화 제작에 이런 조사도 없이 '개인의 능력'이나 '감' 또는 '촉'에 의존해서 제작을 시도한다는 것이 얼마나 무모한 도전이겠는가? 특히 기획의 과정은 앞서서도 이야기한 바와 같이 오랜 시간이 걸리고 영화로 만들어질 확률이 매우 희박하기 때문에 더욱더 치밀한 조사와 분석이 필요하다.




영화를 기획할 때 사전에 반드시 알아야 하는 4가지

 

앞에서 설명한 대로 어떤 사업을 기획하기에 앞서 필수적으로 '시장조사', '소비자 조사', '유사제품 및 경쟁제품 분석', '자신의 제품 분석'을 해야 한다. 이는 기획 단계와 마케팅 전략을 수립할 때 반드시 실행해야 하는 필수 과정으로 영화기획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따라서 ‘한국영화시장에 대한 분석’, ‘영화 소비자인 관객에 대한 분석’, ‘유사 작품 및 경쟁 작품의 분석’, ‘자신의 작품 분석’은 필수적으로 선행되어야 한다.


이제 시장분석이나 관객(소비자) 분석이 필수라는 것은  모두 공감했을 것이다. 하지만 정작 조사를 하라고 하면 ‘앗! 조사 라니~~ 아~~’ 하는 한숨부터 나오며 ‘이런 조사를 어떻게 하지?’,  ‘이것은 전문 조사기관에 의뢰하거나 시스템이 있어야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조사할 비용은 또 어떻게 하지?’ 등등 이런저런 걱정부터 앞설 것이다. 아니면 그래도 '직접 한번 해보자!' 마음먹었더라도 막상 이런 조사는 어떻게 하고 무엇을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조사를 해야 할지 막막해서 엄두가 나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너무 긴장하지 마시라! 우리가 알아야 될 정보는 많지만 당신은 생각보다 쉽게 그러한 정보들을 찾을 수 있다. 그것도 조사뿐 아니라 전문가들의 분석까지 일목요연하게 정리된 자료를 당신은 마우스 클릭 몇 번만으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영화진흥위원회는 한국영화산업에 전반에 대해 조사한 다양한 통계자료를 월별, 분기별, 연도별로 영화진흥위원회 사이트(https://www.kofic.or.kr/kofic/business/rsch/findPolicyList.do)에 정기적으로 업데이트하고 있다. 또한 한국영화관객의 영화 관람 행태에 관한 조사 자료도 공개하고 있으니 이것만 잘 활용하여도 직접 발품 파는 수고나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충분히 시장 및 관객에 대한 조사 분석 자료를 얻을 수 있다. 또한 폭을 조금 더 넓혀서 콘텐츠 산업 전반에 관한 정보가 필요하다면 한국콘텐츠진흥원(https://www.kocca.kr/cop/bbs/list/B0000141.do?menuNo=200898)이나 통계청(http://kostat.go.kr/portal/korea/index.action) 사이트의 자료실을 검색하거나 또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재)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서 조사한 [국민여가활동조사[1]], [문화활동실태조사] 등의 자료를 참조하면 한국영화산업 이외에 한국 콘텐츠산업, 문화예술에 관한 다양한 통계 및 연구자료를 얻을 수 있고 더불어 미디어 별로 최근 동향, 변화 및 성장에 관하여 분석해 놓은 자료까지 찾아볼 수 있다. 앞서 예로 언급한 떡볶이 가게 창업에 필요한 상권분석이나 유동인구 분석 자료들도 요즘은 쉽게 인터넷에서 찾을 수 있으니 참으로 편리한 세상이 되었다. 이런 문명의 이기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면 반드시 '성공'한다고 보장할 수는 없지만 최소한 어이없는 실패를 줄이고 영화 제작의 시간과 비용을 절약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이렇게 양질의 자료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영화 기획의 주체인 '프로듀서'. '감독' 그리고 '작가'들이 영화산업 전반에 관한 동향이나 변화 그리고 다른 여타의 문화콘텐츠의 트렌드에 대해 둔감하고 크게 관심을 두지 않거나 자신의 '감'에만 의존하는 것은 매우 어리석은 일이다.


좋은 기획을 하고 싶다면 귀찮게 여겨지는 이 관문을 쉽게 생각하지 말기를 바란다. 특히 당신이 프로듀서라면 반드시 이러한 자료들을 수시로 확인해야만 한다. 이런 분석을 정기적으로 챙겨보는 습관을 들이면 굳이 기획을 할 때마다 자료가 어디 있는지 찾아 헤매지 않아도 되고 이미 당신의 머릿속에 들어있는 정보만으로도 어느 정도 시장에 대한 분석과 관객의 성향에 대해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앞에서 언급한 영화를 기획할 때 사전에 알아야 할 것 4가지 항목에 대해 구체적으로 살펴 적용해 보고자 한다.

 

1. 시장분석

 

먼저 한국영화시장에 대한 통계와 분석이다. 즉 '한국영화시장의 규모', '한국영화산업의 매출 및 수익구조', '평균 순제작비', '평균 수익률' 등과 같이 한국영화산업 전반에 관한 통계를 조사하고 분석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할 조사 중 첫 번째이다. 시장분석에 대한 정보는 해마다 영화진흥위원회가 조사하여 발표하는 [한국영화산업 결산보고서][2][한국영화연감][3]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한국영화산업 결산보고서]에서는 한국 영화산업의 주요 부문(극장, 극장 외, 해외) 매출, 한국 영화산업의 주요 부문 통계지표, 수익률 등을 살펴볼 수 있다. 특히 한해의 매출뿐 아니라 지난 10년 정도의 데이터를 함께 비교하여 제공하고 있어 한국영화산업의 성장 추이를 엿볼 수 있고 앞으로의 시장에 대해서도 예상해 볼 수 있다. 또한 전체 극장 관객 수와 관객 수의 변화 추이, 월별, 일별, 요일별, 주차별, 장르별 흥행추이와 특수 상영의 흥행 추이(관객 수, 매출액)등 다양한 통계 자료 등 영화기획에 활용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들이 담겨있다.


다음은 필수적으로 챙겨 봐야 하는 자료이니 매년 보고서에서 이것만이라도 꼭 찾아보기 바란다.


한국 영화산업 매출


가장 먼저 '한국영화산업 매출'은 한국 영화산업의 구조적 특성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한국영화산업의 시장의 구조는 한국영화 전체 매출의 시장별(윈도) 의존도로 파악할 수 있는데 크게 한국영화시장을 분류해 보면 ‘극장상영’, ‘극장 외 부가시장’과 ‘해외시장’으로 나눌 수 있다. 이중 ‘극장상영’은 전체 수익 중 제일 큰 시장으로 현재 한국영화산업매출에서 극장이 차지하는 ‘극장 의존도’[5]는 2011년 85.5%에서 점차 줄어들어 2016년 80%대 아래로 내려간 이후 2019년 76.3%로 70%대 중반 정도를 유지하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에서 펴낸 [2019년 미국영화산업 결산보고서]를 보면 북미시장의 규모는 약 674억 달러로 전 세계 영화산업의 약 67%를 차지하고 있는데 그 시장의 매출구조를 보면 극장(로컬)이 약 17%, 수출이 약 46%, 라이선스를 통한 부가시장이 약 37%로 극장이 차지하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미약하다. 또한 다른 나라들도 미국처럼 부가시장이 극장시장을 앞지른 지 오래되었다. 한국처럼 극장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비대한 나라는 세계에서 거의 전무하다 [6]고 한다. 결국 극장의존도가 높다는 것은 '극장에서 수익을 내지 못하면 손실이 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고 극장 이외에서 수익을 창출할 기회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는 극장관객수가 정점에 다다른 오늘날의 극장상황으로 볼 때 한국영화산업의 지속적인 성장이 그리 쉽지 않다는 것을 짐작하게 한다. 특히 짧은 상영기간, 포화상태인 스크린수, 인구감소, 치솟는 제작비, 다른 미디어와의 치열한 경쟁은 한국영화산업의 앞날을 걱정하게 만든다. 그래서 '극장의존도'는 한국영화산업이 가진 가장 큰 리스크로 작용한다. 물론 해외시장이나 부가판권 시장을 적극 공략해 개척하면 수익구조를 개선할 수 있겠지만 수출국이 주로 일본과 중국에 한정된 데다 한일, 한중의 정치적 관계에 따라 변동성이 너무 크다는 불안한 요인을 가지고 있다. 최근 한류의 영향으로 한국영화에 대한 관심이 베트남이나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로 확산되었고 <기생충>, <오징어 게임> 등의 성공으로 인해 세계로 확장되고는 있지만 실제 발생하는 매출은 아직 미미한 실정이다. 그래서 해외매출을 보너스로 생각해야지 주된 수익으로 보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부가판권 시장 또한 OTT 산업의 성장이 기회이기는 하지만 반대로 경쟁해야 하는 영상 콘텐츠가 증가하고 있어 그 추이를 살펴보아야 한다.


* 2020년은 COVID19의 영향으로 유의미한 한국영화산업 통계로 사용할 수 없어 2019년까지의 데이터를 중심으로 설명하였다.

 

2011-2022년 한국 영화산업 주요 부분(극장, 극장 외, 해외) 매출 (출처 : 2019년 한국영화산업 결산보고서)
2011-2020년 한국 영화산업 주요 통계지표 (출처 : 2019년 한국영화산업 결산보고서)
2011-2022년 매출액, 관객 수, 1인당 관람 횟수 (출처 : 2019년 한국영화산업 결산보고서)
'1999년 체제' 한국 영화산업 상황[4} (출처 : 2019년 한국영화산업 결산보고서)


관객 수 추이

 

다음으로 살펴볼 것은 한국영화의 전체 ‘관객 수 추이’이다. 위의 한국영화매출 분석과 함께 관객 수 추이를 살펴보면 한국영화산업이 어떻게 움직이고 있고 여러 외적 환경요인들이 극장흥행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분석할 수 있다. 또한 한국영화와 외국영화의 관객 수 비교를 통해 한국영화의 '시장점유율'과 잠재력을 파악할 수 있고 '월별 관객 수'를 통해서는 한국영화시장의 관객이 많이 몰리는 성수기와 한산한 비수기를 확인할 수 있다. '월별 관객 수 추이'를 가지고 흥행한 영화들의 상영시기를 분석해 보면 월별, 계절별, 절기별 관객의 움직임이나 성향은 물론 시기와 영화흥행의 상관관계, 시기별 선호영화를 가늠해 볼 수 있다. 물론 해마다 흥행하는 영화가 다르기 때문에 월별 영화 상영분석으로 나온 결과를 일반화하기는 어렵겠지만 10년 정도의 데이터를 분석하다 보면 어느 정도 패턴을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통계를 통해 당신은 당신의 영화가 개봉할 시기, 계절을 기획단계부터 대략적으로 예상하고 그 시기의 특성에 맞는 영화를 개발할 수 것이다.


2019년 월별 관객 수 (출처 : 2019년 한국영화산업 결산보고서)
2019년 월별 관객 수 추이 (출처 : 2019년 한국영화산업 결산보고서)


장르별 관객 수와 매출 추이


또한 '장르[7] 별 관객 수와 매출에 관한 흥행 추이'도 살펴보아야 한다. 이를 통해서는 우리는 ‘관객들이 가장 선호하는 장르’, ‘장르별 관객 수’, ‘장르별 매출’을 알 수 있다. 이 데이터는 기획할 때 매우 중요하게 활용되는데 왜냐하면 장르별 시장 규모를 알아야 당신이 기획할 영화가 속할 장르의 시장규모를 파악할 수 있고 이를 토대로 당신은 적정 제작비를 예측하여 시나리오를 개발할 때부터 그 제작비 규모에 맞는 시나리오를 개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당신이 ‘공포영화’를 준비한다고 가정해 보자. 2019년도 ‘공포’ 장르의 관객 수와 매출이 차지한 전체 시장에서의 점유율은 아래 표에서 보는 바와 같이 '2.6%'와 '2,5%'이다. 이는 결국 ‘공포영화’ 시장이 그리 크지 않고 당신의 영화를 볼 관객이 타 장르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개봉편수 82편에 매출액이 48,311,580,592원으로 평균 매출은 589,165,617원이다. 관객 1인당 5,000원으로 계산하면 편당 약 117,833명의 관객을 동원했다는 것이다. 이를 보면 얼마나 '공포영화' 시장이 열악한지 알 수 있다. 결국 당신이 '공포영화'를 제작한다면 상업영화 평균 제작비 보다 훨씬 적은 제작비로 계획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장르는 당신 영화의 제작비 규모를 결정하는데 중요한 잣대의 역할을 한다.


물론 이 장르별 관객 수 순위는 영화흥행에 따른 집계이기 때문에 어떤 장르의 영화가 전년도에 아주 큰 흥행을 하였다면 순위가 바뀔 수 있다. 하지만 대체적으로 이 순위는 크게 변하지 않고 있다. 만약 그런 이변에 의해 갑자기 순위가 변동되었다면 지난 10년간의 데이터를 비교해 보라 그러면 일시적인 현상인지 아니면 점점 시장이 확대되어 가고  있는 것인지 확인할 수 있다. 만약 시장이 확대되어 가는 것으로 예측된다면 당신은 좀 더 공격적인 기획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장르별 관객 수'의 변화 추이를 트래킹 해보면 시장에서 장르의 트렌드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읽을 수 있다. 꾸준히 변화하는 시장에서 관객들의 미묘한 성향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예측하는 것은 최소 몇 년 후에나 제작될 수 있는 영화를 기획할 때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좋은 자료이다.


2019년 장르별 관객 수 순위 (출처 : 2019년 한국영화산업 결산 보고서)


영화 관람 등급별 흥행 추이

 

영화의 관람 등급은 흥행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이다. 관람 등급별로 흥행이 어떻게 되는지 그 추이도 살펴볼 수 있다. 영화관람등급별로 제작되고 상영된 영화의 편수, 등급별 비중, 관객 수, 매출액 등의 추이를 보면 현재 한국영화의 관객층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그것이 영화의 소재나 스토리에 어떠한 영향을 주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영화관람등급별 개봉 편수를 보면 '청소년 관람불가'가 가장 많았고 관객 수와 매출을 살펴보면 ‘15세 이상 관람가’와 '12세 이상 관람가'가 비슷한 규모이다. 즉 영화관람등급으로 볼 때 주된 시장은 '12세 이상 관람가 ~ 15세 이상 관람가'로 볼 수 있다. 하지만 개봉 편수를 보면 '청소년 관람불가'인 등급이 압도적으로 많다. 심지어는 전체 등급의 50% 이상을 차지한다.


2019년 영화 등급분류 현황 (출처 : 2018년 영화소비자 행태조사)
2019년 개봉영화 등급별 관객 수 및 매출액 ((출처 : 2018년 영화소비자 행태조사))


위의 내용과 별도로 주의할 점은 오늘날은 ‘청소년관람불가’ 등급 또한 점점 큰 시장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한국영화 관객층의 변화에서 살펴볼 수 있는데 자세한 내용은 다음 '관객 분석'에서 설명하도록 하겠다.

 

평균 제작비와 평균 수익률

 

이 외에도 우리가 눈여겨봐야 할 데이터로 중요한 것은 ‘평균 제작비’‘수익률’이다. 이는 결국 시장에서 어느 정도 규모의 영화가 제작되고 있는지 그리고 제작비 구간별로 어떻게 흥행이 되고 있는지를 가늠하게 한다. 이것이 중요한 이유는 투자사들의 투자결정이 바로 이 데이터로 나타난 것이기 때문이다.


2019년 실질 개봉작 190편을 조사했더니 총제작비 합이 5,502억 원으로 평균 총제작비는 29억 원, 평균 순제작비는 21.5억 원으로 집계됐으며 전년 평균 총제작비 26.8억 원 보다 2.2억 원 증가하였다.


주요 용어 정리 (출처 : 2019년 한국영화산업 결산보고서)
2019년 한국영화 '실질개봉작' 제작비 조사 개요 (출처 : 2019년 한국영화산업 결산보고서)
2010-2019년 한국영화 실질개봉작 평균제작비 (출처 : 2019년 한국영화산업 결산보고서)


이 중에서 순제작비 30억 원 이상의 ‘상업영화’ 45편을 살펴보면 총제작비는 4,559.4억 원으로 편당 총제작비는 101.3억 원, 순제작비 76.3억 원으로 전체 190편의 총제작비의 82.8%나 차지하고 전체 평균 총제작비의 3배를 훌쩍 넘는다.


당신이 지금 '상업영화'를 기획하려 한다면 최소한 100억 원 이상의 수익을 창출할 수는 이야기여야 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만약 당신에게 100억 원이 있다면 당신의 영화에 투자할 것인가? 생각해 보면 얼마나 기획이 중요한지 체감하게 될 것이다.


2015-2019년 한국 '상업영화' 평균 제작비 (출처 : 2019년 한국영화산업 결산보고서)
2018-2019년 한국 '상업영화' 순제작비 구간별 제작편수 비교 (출처 : 2019년 한국영화산업 결산보고서)


독립예술영화 또한 살펴보면 독립예술영화의 실질 개봉작 120편의 총제작비 합은 444.5억 원으로 편당 총제작비는 3.7억 원, 평균 순제작비는 2.4억 원이다.


한때 CGV의 아트하우스의 투자 담당자와 준비하던 저예산 독립영화 투자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이때 생각했던 순제작비가 6억 원이었는데 투자담당자는 <파수꾼>, <한공주> 등의 예를 들며 투자사에서 생각하는 저예산 독립영화의 버젯은 3억 원 아래여야 한다고 했던 말이 기억난다. 만약 당시에 이 데이터를 보고 기획을 했더라면 6억 원의 6자도 꺼내지 않고 어떻게 해서라도 3억 원 이하로 버젯을 맞추려고 기획 단계부터 노력했을 것이다.


2015-1029년 한국 '독립예술영화' 평균 제작비 (출처 : 2019년 한국영화산업 결산보고서)
2018-2019년 한국 '독립예술영화' 순제작비 구간별 제작편수 비교 (출처 : 2019년 한국영화산업 결산보고서)


이렇게 '평균 제작비'를 보면 독립예술영화를 만들 때는 순제작비 3억 원 이내로 제작을 하여야 하고  상업영화를 만든다면 100억 이상의 수익을 낼 수 있는 소재를 가진 시나리오와 그에 걸맞은 배우 그리고 그 예산을 감당할 정도의 감독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음으로 '평균 수익률'을 따져보면 2018년까지 7년간 적자를 보았는데 2019년 흑자로 전환되며 ‘순제작비 30억 이상의 ‘상업영화’ 45편의 수익률은 5.9%인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코로나의 영향으로 2020년에는 -34.1%의 잠정 집계되며 오랜 시간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서자마자 다시 적자로 돌아선 상황이 되었다. 극장수익률만 따지면 -52.3%의  어마어마한 손실을 입었다. 이 자료를 제작비 규모별로 제작 편수와 수익률을 따져보면 현재 메이저 투자 배급사들이 어떻게 투자를 하고 있고 하려는지 알 수 있다.


2019년 한국 '상업영화' 추정수익률 산출 개요 (출처 : 2019년 한국영화산업 결산보고서)
2015-2019년 한국'상업영화' 수익률 (출처 : 2019년 한국영화산업 결산보고서)
2018-2019년 한국 '상업영화' 총제작비 구간별 수익률 (출처 : 2019년 한국영화산업 결산보고서)


2019년 '상업영화' 총제작비 구간별 추정수익률은 50억 원 ~ 80억 원 미만이 17편으로 수익률 19.7%, 80억 원 ~ 100억 원 미만이 11편으로 수익률 52.6%, 100억 원 ~ 150억 원이 6편으로 수익률 -2.5%(2018년 -32.1%), 150억 이상 3편으로 수익률이 -0.1%(2018년 -10.7%)이었다. 제일 수익률이 좋은 총제작비 구간은 80억 원 ~ 100억 원 미만이 52.6%로 가장 높았고 50억 원 ~ 80억 원 미만은 -19.7%로 가장 낮았다. 한편 전체 45편 중 손익분기점을 넘긴 영화는 총 18편으로 추정되는데 이 중에서 수익률이 50% 이상을 상회한 작품이 10편, 수익률이 100% 이상을 상회한 작품이 4편이었다. 반면 수익률이 -50% 이상을 하회한 작품은 17편, 수익률 -80% 이상을 하회한 작품도 10편이나 되었다. 상업영화 총 45편 중 27편이 절반 이상이 손해를 본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통계를 통해 우리는 영화를 만드는 것도 어렵지만 개봉해 수익을 내는 것 또한 너무나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극장상영 이외의 시장(온라인 디지털 시장), 해외매출

 

극장상영 이외에 시장으로는 소위 부가판권이라 불리는 '극장상영 이후의 시장'이 있다. 부가판권 시장은 크게 영화 자체를 다른 매체에서 가공 없이 그대로 상영하는 시장과 그 외에 영화를 활용한 2차 저작물을 만들 수 있는 시장, 그리고 그 외에 캐릭터 상품 등의 머천다이징과 같이 라이선스 시장으로 나눌 수 있다. 그중에서도 한국영화에서 가장 큰 시장이 바로 ‘온라인 디지털 시장’이다.


‘온라인 디지털 시장’에 대한 상세한 통계 분석과 ‘해외 매출’에 대한 통계 분석 자료도 있다.

이것이 중요한 이유는 시장이 계속 확대되고 있고 이러한 수익구조가 바뀐다는 것은 그 시장 특성에 맞는 작품을 기획할 필요성이 제기되기 때문이다. 오늘날 한국 온라인 디지털 시장은 OTT [9] 서비스를 중심으로 지속적인 성장이 계속되고 있다. OTT서비스의 대표 격인 넷플릭스의 가입자 수가 2019년 이미 200만 명을 넘어섰고 미국의 디즈니+, 애플 TV, 중국의 아이치이(iQIYI) 등의 OTT 기업들도 한국시장 진출을 예정하고 있다. 또한 이에 대비한 한국의 웨이브나 왓챠 등도 경쟁하고 있어 한국의 디지털 온라인 시장에서 OTT 서비스의 비중은 급격하게 확대되고 있다. 이렇게 OTT를 비롯한 디지털 온라인 시장의 성장은 극장의존도가 높은 한국영화산업에서 조금이라도 리스크를 줄일 수 있고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하게 한다. 왜냐하면 현재의 부가판권 매출의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는 VOD나 IPTV 매출은 극장 흥행의 결과에 따라 비례하여 연동되고 있다. 다시 말해 극장의 매출 규모가 커지면 커질수록 VOD나 IPTV의 매출이 따라 커지는 종속관계에 있는데 디지털 온라인 시장의 중심으로 떠오른 OTT서비스의 경우는 다른 VOD서비스나 IPTV서비스와 달리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안정적인 매출을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10]


그 외에 보고서에는 '배급사별 관객점유율' (2015~2019, 2019 전체 배급사 점유율), '특수영화 관객 점유율' (3D, 4D, IMAX, Screen X, 기타), '시장 집중도', '스크린 독과점 & 일별 상영점유율', '1위 영화의 점유율', '극장 흥행 결과의 편중도'(매출액 기준 누적 점유율), '독립영화의 극장 흥행 및 매출 점유율' 등도 정리되어 있다.

 

이처럼 다양한 통계를 통해 당신은 영화를 기획함에 있어 영화시장과 산업규모에 대해 알아야 할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더불어 이 보고서 이외에 영화진흥위원회 홈페이지에서 매월 업데이트 되는 [한국영화제작상황판]을 통해 현재 어떠한 영화가 준비되고 촬영 중인지 또는 개봉 대기 중인지 한국영화의 라인업을 확인할 수 있고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사이트에서는 매일 박스오피스 집계와 함께 관객 점유율 등 다양한 정보를 가장 빠르게 접할 수 있으니 이 사이트를 수시로 확인하는 것도 영화 흥행의 흐름과 관객들의 동향을 파악하는데 도움이 된다.

 

지금까지 ‘극장상영’ 시장과 관련한 다양한 조사 자료를 살펴보았다. 이처럼 다양한 정보들은 기획과정에서 필수적으로 활용하게 될 데이터로서 당신이 실제 기획단계에서 작품의 장르나 타깃을 설정하고 제작비 규모를 산정할 때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매우 중요한 근거를 제공하므로 반드시 알아야 할 내용이다. [8] 이 자료들의 실제 기획의 적용에 대하여는 이 책의 2장 ‘디벨롭먼트 단계’에서 다룰 ‘아이템 검증’, ‘장르의 선정’, ‘시나리오 개발’에서 한번 더 언급하려고 한다.




2. 관객 분석

 

다음으로는 영화의 소비자인 관객에 대한 분석이다.

시장조사와 마찬가지로 영화진흥위원회에서는 [영화소비자조사], [한국영화 관람객의 성향 변화 분석], [영화 소비자 행태 조사] 등 극장 및 극장 외 영화 소비자(조사 표본 : 전국의 만 13~69세 남녀)를 대상으로 한국 영화 관객 및 소비자들의 영화 소비 행태를 조사하고 분석한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관객을 연구해야 하는 이유는 관객들의 성별, 연령, 소득 수준, 지역에 따라 영화를 소비하는 행태에 차이를 보이기 때문에 당신이 영화의 소재를 검증하고 영화의 장르, 타깃을 정하고 시나리오를 개발할 때 이러한 관객의 태도와 성향을 아는 것은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영화 관객층의 변화나 소비 행태의 변화를 통해 앞으로 영화산업의 방향성을 예측할 수 있다.


[2018년 영화소비자 행태조사] 보고서와 2007년부터 2016년까지 영화진흥위원회가 조사한 [영화 소비자 조사] 보고서를 중심으로 관객에 대해 분석하고 알아야 할 것들에 대해 설명하고자 한다. 이 자료에서 당신은 2007년부터 2017년까지 10여 년간 관객(소비자)이 어떤 기준으로 영화를 선택하는지 '영화관람 선택 요인'과 '선호 장르', '관객 분포', '성별 연령별 영화 관람률' 및 '영화 소비 정도에 따른 집단의 특성', '영화에 대한 정보를 얻는 경로' 그리고 '극장 외 영화 관람 경로' 및 '선택 요인' 등 한국 영화 소비자의 행태 변화를 추적할 수 있다.

 

보고서의 많은 내용 중에서 당신이 기획할 때 주목하고 살펴봐야 할 것은 ‘관객 분포’. ‘영화 관람 계기’, ‘영화 선택 요인’, ‘선호하는 장르’이다. 이것들을 연령별, 성별로 나누어 살펴보아야 한다. 나머지 요소들은 영화 마케팅을 할 때 필요한 자료들이니 이 역시 전체 요약본이라도 꾸준히 살펴보기를 바란다.

 

먼저 '관객 분포''성별, 연령별 관객 관람률'로 살펴보면 2018년 평균 극장 영화 관람률은 91.5%이고 여성이 남성보다 조금 높은 92.8%로 전반적으로 여성이 남성보다 영화 관람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00년대만 해도 모든 한국영화의 메인타깃은 ‘20대 초반의 여성’이었다. 이들은 가장 영화를 많이 보는 관객층으로 실제 영화 마케팅할 때 가장 먼저 공략해야 할 메인 타깃이었다. 이들이 관람 후 '영화가 좋다'라고 입소문을 내야 흥행으로 이어질 수 있는 핵심 관객층이었기에 영화의 소재가 무엇이든지, 장르가 무엇이든지, 스토리가 무엇이든지 그들을 메인 타깃으로 놓고 마케팅 전략을 수립했었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이러한 공식은 깨진 지 이미 오래이다. 영화의 주 소비층은 4,50대로 확대되었고 관객층이 20대부터 60대 초반까지 고르게 분포되었다. 물론 현재도 가장 영화를 많이 보는 관객층은 10~24세 남녀이기는 하다. 하지만 20년 전에 메인 타깃이었던 소위 영상세대라 불리던 2~30대 관객들이 나이를 먹으면서도 그대로 영화 관람을 꾸준히 하며 계속 관객층을 확장시키는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이제 2020년을 넘어서면서 그들 중 일부는 60대가 되었으며 이들로 인해 관객층이 60대로까지 확장되고 있다. 이러한 성장과 변화는 영화의 소재나 등급에 있어서 선택의 폭이 점점 넓어지게 하였다. 예전에는 타깃이 20~30대에 국한되다 보니 그들이 좋아하고 그들을 위한 소재에 한정되었다면 이제는 4,50대를 타깃으로 하는 영화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면에서 소재가 다양해졌다. 이는 영화를 기획하는 창작자에게는 매우 고무적인 상황임이 분명하다.


2018년 영화 관람률 (출처 : 2018년 영화소비자 행태조사)
2018년 영화 관람 편수 (출처 : 2018년 영화소비자 행태조사)


둘째, 관객들이 영화를 관람하게 되는 계기에 대한 설문 조사이다. 결과를 보면 ‘그 영화를 보고 싶어서’라는 응답이 극장 59%, 극장 외 44%로 가장 높았고 ‘기분 전환을 위해’ 극장을 찾는다는 이유가 25%, ‘시간을 보내기 위해’ 극장 외 영화를 본다는 응답이 27%로 나타났다. 이를 보면 관객들은 영화를 관람하기 전에 이미 볼 영화를 선택하고 있다는 것과 영화 소비가 '기분 전환' 또는 '시간을 보내기' 위한 수단임을 알 수 있다.


영화 관람 계기 (출처 : 2018년 영화소비자 행태조사)


셋째, 관람할 영화를 선택하는 요인으로 이 설문에 대한 응답은 '내용, 줄거리'86.1%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장르' '배우'83.2%, 75.8%로 뒤를 이었다. 이를 보면 영화에서 재미있는 스토리, 호기심 가는 스토리가 관객들의 영화 선택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인지 알 수 있고 결국 영화 흥행의 성공 여부는 스토리에 달렸다고 볼 수 있다. 결국 이런 이야깃거리를 찾아내는 것이 기획의 가장 중요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영화 선택 요인 (출처 : 2018년 영화소비자 행태조사)


마지막으로 관객들이 선호하는 장르를 보면 극장과 극장 외 시장에서 모두 동일하게 액션이라는 응답이 67.4%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SF/판타지/어드벤처 64.4%가 뒤를 이었다.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코미디나 드라마는 선호도가 높은 장르였다. 하지만 오늘날 이런 장르는 관객의 선호가 낮아졌다. 그러다 보니 최근에는 이런 장르의 영화가 잘 제작되지 않는 상황이 되었다. 반대로 SF/판타지/어드벤처 장르의 경우는 예전에는 제작비도 많이 들고 창작자의 상상력을 표현하는데 국내 기술의 한계가 있어서 주저하였지만 오늘날 VFX, 촬영, 미술 등 전 분야에서 한국영화의 제작기술이 세계적인 수준으로 발전하면서 이제는 상상하는 것은 무엇이든 표현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영향으로 감독들은 더욱 다양한 소재를 가지고 영화를 만들 수 있게 되었고 이러한 노력은 관객들의 호응을 얻게 되었다.


장르 선호도가 중요한 이유는 당신이 기획한 영화가 어느 정도의 시장을 확보할 수 있는지를 알게 하는 자료이기 때문이다. 선호도가 높은 장르에는 관객이 많이 몰리니 결국 시장이 크다는 것이고 반대로 선호도가 낮으면 시장이 작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이는 당신이 제작할 영화의 제작비에도 당연히 영향을 미친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당신이 '공포 장르'를 기획한다면 상대적으로 시장이 작기 때문에 적은 제작비로 기획을 하여야 그나마 시장에서 투자도 받고 영화가 제작될 환경이 마련될 가능성이 커지는 것이다. 만약 그 반대라면 투자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해진다.


이런 영화 장르의 선호도에 관한 데이터를 항상 트래킹 하고 이전 연도(10년 정도)와 비교해 보고 앞서 살펴본 관객층이나 관객분포의 변화와 함께 분석해 보면 당신은 관객들이 좋아하는 장르의 변화와 함께 앞으로의 시장이 어떻게 움직일지 그 추이 또한 예상할 수 있을 것이다.


영화 장르 선호도 (출처 : 2018년 영화소비자 행태조사)

 

지금까지 살펴본 '시장분석'과 '관객분석'은 영화의 외부 환경적인 요소들에 대한 분석이다. 프로듀서나 기획을 하려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위의 자료들은 매우 주의 깊게 살펴보기를 바란다. 이 자료를 통해 한국영화산업이 어떻게 흐르고 있으며 관객들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파악한다면 당신은 당신 영화의 기획에 관한 기초 근거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1] (재)한국문화관광연구원, 문화예술지식정보시스템 사이트 https://policydb.kcti.re.kr

[2] 영화진흥위원회는 월별, 분기별로 한국영화산업에 대한 각종 통계를 내고 있으며 매년 1분기에는 영화진흥위원회 홈페이지에 [한국영화산업 결산보고서]를 제공하고 있다. 이 자료는 영진위가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https://www.kobis.or.kr/kobis/business/main/main.do)의 통계 데이터와 다수 관련사의 자료협조를 받아 종합적으로 분석한 보고서로 주요 매체별 매출, 각종 통계 지표 및 극장 흥행, 디지털온라인, 독립. 예술영화, 해외진출 등 주요 부분별 시장 동향과 한국영화의 제작비와 추정 수익까지 한국영화산업 전반에 관한 광범위한 데이터가 총망라되어 있다.

[3] 출처 : 영화진흥위원회 홈페이지

[4] 출처 : 2020년 한국 영화산업 결산 (영화진흥위원회 홈페이지)

[5] 극장 의존도 : 전체 매출에서 극장 매출이 차지하는 비율

[6] 출처 : 네이버 블로그 씨네플레이 (https://blog.naver.com/cine_play/222079340924)

[7]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입력된 대표 장르에 따라 구분하여 집계하였다. 그러나 흥행력을 높이기 위해 여러 장르를 혼용한 작품이 증가하고 있어 한 영화를 하나의 장르로 분류하는 것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때문에 장르별 현황을 대략적으로 파악하기 위한 참고용으로만 활용하기 바란다.

[8] 일부 설명의 근거 자료로 [2020년 한국영화산업 결산보고서]가 아닌 [2019년 한국영화산업 결산보고서] 자료를 참조하였다. 이유는 'COVID19'으로 인해 2020년 한국영화산업 통계로 설명하는 것은 무의미하기 때문이다.

[9] OTT (Over The Top: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Set Top Box 없이 스마트 TV나 모바일 등 다양한 기기로 실시간 스트리밍하여 시청할 수 있는 서비스)

[10] VOD서비스와 IPTV서비스는 작품별 다운로드 또는 시청한 횟수만큼 정산하는 방식으로 흥행에 따라 매출의 규모가 결정된다. 따라서 극장 흥행에 영향을 많이 받으며 또한 장르에 따라서도 매출의 편차가 크다.




유사작품 및 경쟁작품 분석 & 작품분석에 대하여는 Things to know when you planning_2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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