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영화기획이란?
앞서서 당신이 영화를 기획함에 있어 꼭 알아야 할 것으로 '시장 분석'과 '관객 분석'에 대해 살펴보았다. 이 두가지 분석은 작품을 둘러싼 외부적이고 환경적인 요소들로 작품의 방향성을 결정짓는 요소들이었다. 그렇다면 이제 당신이 실질적 작품개발 필요한 선행 조사에 대해 알아보자.
먼저 당신이 작품을 개발하기에 앞서 선택한 소재에 대해 연구해야 한다. 이는 지금까지 나와있는 당신의 아이템과 유사한 작품들을 찾아보고 당신과 같은 소재를 어떻게 풀어가고 있는지를 분석해보는 것으로 '유사작품분석(레퍼런스 분석)'이라고 한다. 둘째로는 '경쟁작품'에 대해 분석해 보는 것이다. 현재 개발 중인 작품들 중에 당신의 작품과 비슷한 소재가 있는지 살펴보아야 하는데 이는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영화기획의 과정은 매우 기나긴 여정인데 정작 시간이 지나고 비슷한 작품이 개발되고 있다는 것을 알게되면 매우 당황스럽기 때문이다. 셋째로는 당신 작품을 객관화하는 작업으로 당신 작품에 대해 스스로 장점과 단점, 강점과 약점 등을 객관적으로 분석하는 '작품분석' 이다. 마지막으로 당신의 작품의 퀄리티를 높일 수 있는 다양한 '자료조사'이다. 당신 작품 개발에 직간접적으로 참고할 자료를 찾아 어떻게 당신 작품에 적용할지 연구하는 과정이다. 수많은 자료조사나 분석이 때로는 번거롭고 돌아가는 것 같이 느껴지겠지만 결코 이 시간은 낭비되는 시간이 아니다. 위에 언급한 4가지 알아보아야 할 것들에 대해 이제 자세히 살펴보자!
당신에게 영화화 할만한 어떤 소재나 스토리가 떠올랐다면 가장 먼저 해야할 일은 당신의 기획과 유사한 기존의 작품들을 찾아보고 그 작품들과 당신의 기획을 비교하며 분석해보는 것이다. 이를 소위 '레퍼런스 reference 분석'이라고도 하는데 이때 검색은 '영화'에 국한하지 말고 '드라마'나 '소설', '웹툰', '연극', '애니메이션', '뮤지컬', '다큐멘터리'는 물론 '게임', '캐릭터', '출판물'에 이르기 까지 가능한 다양한 장르와 매체의 창작품을 찾아 비교 분석해야 한다. 또한 국내는 물론 해외 작품들까지 광범위하게 찾아 다양한 레퍼선스를 비교분석하기를 바란다. 이 과정을 통해 당신은 분명 작품의 독창성을 검증할 수 있고 시장에서 살아남고 조금이라도 성공의 확률을 높일 수 있는 작품을 기획할 수 있을 것이다.
첫째, 당신의 아이템과 유사한 작품이 이미 존재했을 확률이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얼마나 다양하고 많은 이야기가 만들어졌겠는가? 당신이 나름 신박한 아이템이 떠올라 흥분되어 빨리 쓰고 싶다 하더라도 '혹시 비슷한 작품이 없을까?' 의심하고 한번 검색해 보라. 십중팔구는 유사한 아이템이 이미 존재할 확률이 높다. '스토리'는 문자나 인쇄술이 발명되기 훨씬 이전부터 존재했고 인류의 시작과 함께 계속 창작되고 지금 이 순간도 새로운 이야기는 생산되고 있다. 어쩌면 우리가 전무후무한 독창적인 스토리를 창작하겠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일일 수도 있다. 굳이 없다 하더라도 지금 이 순간 어디선가 당신의 기획과 비슷한 소재를 떠올린 누군가가 존재할 수도 있다. 오랜기간 열심히 작품을 개발하였는데 누군가로부터 어디선 본듯한 작품이라는 말을 듣게 된다면 얼마나 속상하겠는가? 이런 경우는 우리 주변에 생각보다 많다.
둘째, 당신의 아이템이 독창적인 것인지를 검증하기 위해서 필요하다.
창작에 있어서 '새로움'이라는 명제는 필수적이다. 앞서 세상에 완전 새로운 이야기를 찾기란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사작품을 찾아 분석하는 것은 유사작품과는 구별되는 당신만의 독창적인 새로움, 즉 차별점을 찾기 위한 매우 중요한 과정이기 떄문이다. 당신이 유사작품을 찾았다면 그 작품과 당신 아이템과 비교하여 어떤 새로움이나 차별점이 있는지 꼭 생각해보라. 이것이 바로 기획의 핵심이다.
셋째, 작품의 방향 설정에 도움을 준다.
유사작품의 성공과 실패요인 분석을 통해 당신의 작품이 사람들로부터 어떤 평가를 받을지 예측해 볼 수 있고 작품의 초기 방향설정에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영화'는 '소통의 도구'로 작가나 감독이 세상에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영상'이라는 Tool을 사용해 전하는 것이다. 결국 유사작품의 소재, 메시지, 플롯, 시의성 등 다양한 측면에서 유사작품이 어떻게 사람들에게 평가받고 소통했는지 그 성공과 실패를 들여다보면 관객들이 당신의 작품을 어떻게 받아드릴지 예상할 수 있고 결국 당신의 작품이 어떻게 방향을 설정해야 성공적인 기획이 될수 있을지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이때 반드시 유의할 것은 그 작품이 발표될 당시의 사회, 문화적 배경과 맥락으로 분석해 보아야 한다. 영화는 동시대성을 갖는다. 예전의 작품을 현재에 비추어 분석하다보면 성공이나 실패의 요인이 잘 납득이 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서 이 작품이 지금 발표된다면 사람들에게 어떻게 받아드여질지 분석해보기를 바란다. 그래야 정확하고 유의미한 분석이 된다.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릴 수 있고, 반대로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렸을 수 있다.' '과거에 사람들이 좋아했다고 지금의 사람들도 좋아하겠지' 하고 기획했다가는 시대착오적인 작품이 나올 수 있다.
넷째, 미처 생각지도 못했던 문제들을 발견하여 퀄리티 높은 작품을 개발하게 만든다.
고슴도치도 자기 새끼는 이쁘다고 한다. 즉 작품에 몰두하다보면 모든 것이 좋아보이고 자기 세계에 빠지기 일수다. 유사작품을 잘 분석하고 들여보다보면 생각지도 못했던 당신 작품의 문제점들이 보이기 시작하고 그 솔루션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즉 자기 객관화가 가능해지고 더 깊게 당신의 작품을 이해하게 만든다. 특히 전작의 성공요인 중 당신 작품에 벤치마킹할 것은 무엇인지 찾아보고 또 전작의 실패를 통해 피해야 할 것들은 무엇이 있는지 분석해본다면 분명 당신만의 독창적인 작품 개발은 물론 당신 작품의 퀄리티를 높이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는 단순히 성공한 작품을 따라하고 실패한 작품의 실패요인을 찾아 없애는 것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당신만의 고유의 '새로움'을 발견하고 고민하게 한다.
다섯째, 방황하는 시간을 줄여 효율적인 시나리오 개발을 도와준다.
사전에 다양한 문제점들을 분석하고 비교해봄으로써 당신은 시나리오 개발과정의 수많은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 결국 이러한 시행착오의 절약은 시나리오 개발의 효율성을 높여 개발에 걸리는 물리적 시간을 효과적으로 단축시켜준다. 늘 시나리오 개발하다보면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앞으로 전진하기는 커녕 시나리오 각색이 거듭될 수록 매번 초고를 쓰는 것 같이 제자리를 맴도는 경험을 하게 되는데 이는 명확하게 갈 길을 정해놓지 않고 어렴풋한 생각으로 기획하고 시나리오를 쓰기 떄문이다. 물론 명확하게 생각했다고 그대로 써지는 것이 아니기에 어려운 과정이기는 아니지만 최소한 매번 '이 산이 아닌개벼?' 하며 시나리오를 갈아 엎기를 반복하며 방황하지 않으려면 유사작품을 찾아 잘 분석해 보고 무엇을 표현하고 무엇을 목표로 하는지 명확히 정하고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해야 한다. 타인의 작품을 분석하는 것은 이런 방황을 효과적으로 줄이는 가장 현명한 방법이고 이는 시간의 절약이라는 큰 선물을 당신에게 선물한다. 결국 시간이 돈이니 돈을 절약하는 것이다.
여섯째, 성공 확률이 높은 기획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반복적이고 많은 유사작품을 분석은 자연스럽게 창작자의 기획력을 높여 준다. 작품을 분석하는 습관은 기획자와 작가가 사회와 트렌드를 읽고 예측하는 능력을 디벨롭시켜줄 뿐 아니라 사회현상을 단편적으로 해석하지 않고 깊이 있고 심층적으로 이해하는 능력을 자연스럽게 향상시켜준다. 그래서 기획자나 작가가 무의식 중에도 보다 보편적이고 시의성 있는 작품을 기획하도록 만든다.
1. 소재의 유사성
유사작품을 찾는 기준의 첫번째는 비슷한 소재를 찾는 것이다. 소재의 유사성은 작품마다 소재를 어떻게 다루고 표현하고 있는지, 특히 장르별, 매체별로 어떤 차이가 있는지 생각해 보게 한다. 이는 당신이 작품을 어떻게 디벨롭하면 좋을지 방향을 설정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다. 특히 그 소재에 대한 호불호나 관객과 독자들의 반응은 당신 아이템이 가능성이 있는지 없는지 또는 성공할 수 있는 작품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안내해 줄 것이다.
2. 스토리의 유사성
두번째로는 스토리의 유사성이다. 스토리의 유사점을 찾았다면 당신 스토리의 강점과 단점 그리고 유사 스토리에서의 벤치마킹할 것이 어떤 것이 있고 피해야할 것이 무엇인지 확인할 수 있다. 또한 그 스토리의 표현방식에 있어서도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스토리의 유사성은 내 스토리를 어떻게 비틀것인가에 큰 방향성을 제시해준다. 결국 똑같이 느껴지면 안되기 때문이다. '왕자와 거지'라는 동화를 바탕을 2012년 두편의 한국영화가 개봉하였다. 첫번째는 '광해, 왕이 된 남자'이고 두번쨰는 '나는 왕이로소이다'이다. 둘 다 큰 스토리는 왕자와 거지라는 동화에서 모티브를 가져왔는데 한 편은 광대가 왕이되어 궁 안에서 벌어지는 스토리이고 다른 한 편은 왕이 거지가 되어 궁 밖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되어 있다. 결국 이러한 선택이 유사한 스토리를 차별화 되게 다루는 방식이라 할 수 있다. 즉 스토리의 원형을 찾아 그 스토리마다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나 포인트에 따라 어떻게 이야기를 변형하였는지 그리고 무엇에 포커스가 되었는지 확인할 수 있다.
3. 내러티브, 플롯의 유사성
세번쨰로는 내러티브, 플롯의 유사성이다. 같은 스토리라 할지라도 어떻게 내러티브를 구성하느냐에 따라 새로운 이야기처럼 관객이 받아들일 수 있고 특히 당신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강조할 수 있다. 당신 이야기에 맞는 플롯이 무엇인지 다양한 작품들을 통해 확인해보라.
4. 캐릭터의 유사성
소재나 스토리의 유사성 만큼이나 작가나 감독들이 가장 많이 하는 유사성 분석이다. 특히 자신의 영화에 등장하는 등장인물의 성격이나 직업 등을 설정할 때 많이 참고한다. 예를 들어 사이코패스를 캐릭터로 사용하려는 감독은 수많은 스릴러 공포영화를 참고하여 그 속에서 그리고 있는 사이코패스의 캐리턱을 자신의 영화에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한다. 또한 성장서사의 경우는 성장하는 주인공의 캐릭터가 가지는 전형성과 성장하는 과정을 어떻게 그렸는지 참고하게 된다. 이때 중요한 것은 그대로 모방하는 것이 아니다. 그 유사 캐릭터를 분석하고 연구한 결과를 바탕으로 당신이 작품에 꼭 필요한 새로운 인물로 창조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영리한 관객들은 금방 '아~ 이 캐릭터 그 영화에서 본 캐릭터인데?' 하고 바로 알아차릴 것이다. 물론 익숙한 캐릭터를 모방하는 것의 장점도 있다. 관객들이 캐릭터에 감정이입을 쉽게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설명을 많이 하지 않아도 쉽게 그 인물의 전사와 감정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복잡한 서사를 가지거나 설명이 많이 필요한 SF나 환타지 영화에서는 전형적인 캐릭터가 도움이 되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김용화 감독의 <신과 함께>에서 주인공 '자홍'의 캐릭터와 서사의 전형성은 영화 후반부에 관객의 눈물샘을 쉽게 자극하였다. 혹자는 클리셰하다고 비판하지만 단계 단계마다 펼쳐지는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인물의 감정을 빌드업하기 힘든 상황에서 마지막 한방을 위해 필요한 장치였을 수 있다. 즉 스토리에 따라 어떻게 캐릭터를 활용할 것인가를 유사한 작품들을 통해 생각해보아야 한다.
5. 장르의 유사성
장르의 유사성을 생각할 때 앞에서 언급한 스토리나 플롯의 유사성으로 혼돈하기 쉽다. 하지만 장르는 같은 스토리를 전혀 다르게 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 즉 전래동화 '선녀와 나무꾼'을 스릴러로도 풀 수 있고 멜로드라마로도 풀 수 있고 또한 코미디로도 풀 수 있다. 한번 상상해보라 '선녀와 나무꾼'을 스릴러로 푼다면 어떤 이야기가 될 것인가? 그것이 새롭게 느껴지지 않는가? 아마도 사람들은 그 스토리의 원형이 '선녀와 나무꾼'이었다는 것 조차 눈치채지 못할 수도 있다. 자신의 소재와 영화를 풀어나갈 장르를 선택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내가 선택할 장르의 다양한 영화들을 찾아 분석해보고 그 장르를 선택하는 관객들의 니즈가 무엇인지? 어떻게 장르적 쾌감을 줄 수 있을지 연구하여야 한다.
첫째, '성공한 작품이라고 꼭 당신에게 맞는 것은 아니다.'
먼저 유사작품을 찾았다면 당신이 개발하려고 하는 작품의 시선에서 레퍼런스를 바라보아야 한다. 즉 기준을 가지고 비교 분석해보아야 한다. 모든 작품은 각자의 지향점이 있고 장단점을 가지고 있다. 그것 자체만을 분석하는 것은 당신 작품 개발에 큰 의미가 없다. 반드시 당신의 작품과의 연장선상에서 그 작품을 바라보아야 당신이 얻고자 하는 인사이트를 발견할 수 있다. 작품의 시선으로 보면 때론 전혀 상관없는 것 같은 작품에서도 벤치마킹할 요소를 찾아낼 수 있고 이때 새로운움이란 선물을 받을 수 있다. 예를들어 스릴러 장르의 플롯을 가져와 전혀 다른 코미디 스토리를 전개시킨다면... 아마도 새롭게 느껴질 것이다. 자신만의 관점, 당신 작품의 시선으로 레퍼런스를 바라보라.
둘째, '당신 눈으로만 세상을 보지 말라.'
관객의 입장에서 생각해보아야 한다. 더 깊이 들어가면 그 작품의 타깃의 입장에서 분석해야 한다. 그래야 보다 정확하게 그 작품을 분석하고 성공과 실패에 대해서도 제대로 이야기 할 수 있다. 더불어 제작자나, 감독, 투자자 등 다양한 관점으로까지 분석해 본다면 더 입체적인 분석이 가능할 것이다.
셋째, '무엇이 중헌디~~~'
작품의 성공유무는 시의성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영화는 사회를 투영하는 문화상품이다. 즉 그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들을 영화 속에 그려서 관객들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말이다. 세상과 동떨어진 작품, 우리와 상관없는 이야기는 관객들에게 외면 받을 확률이 크다. 그래서 중요한 것은 작품이 발표된 시기의 사회적, 문화적, 시대적 맥락으로 분석해야 정확한 분석이 가능하다. 다시 말해 그 시대 관객의 '주요 관심사'가 무엇이었는지를 이해하고 분석해야 한다,
넷째,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유사작품을 지금 발표한다면 오늘날 사람들에게 어떤 반응을 얻을 수 있을지 냉정하고 깊이있게 분석해 보아야 한다. 때로는 시대를 앞서서 외면 받았던 작품이 훗날 재평가 되기도 하고 반대로 이전에 대박을 쳤던 작품임에도 오늘날에는 전혀 공감을 얻지 못할 수도 있다. 만약 당신이 벤치마킹 하려는 작품이 있다면 지금 이 순간 관객들은 어떻게 받아들일지 고민해보라. 이 과정에서 당신이 작품의 방향을 설정에 필수적으로 고민해야할 것들을 생각나게 하고 또한 개발에 있어 필요한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다섯째, '나무는 보고 숲은 못본다.'
영화의 성공과 실패의 이유는 하나가 아니다. 영화 흥행은 매우 다양한 요소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나타난다. 어떤 작품은 환경적 요인이나 외부적인 도움없이 작품 자체의 힘만으로 성공하기도 하고 어떤 작품의 단지 배급 상황으로 인해 어부지리로 성공하기도 한다. 반대로 실패의 요인도 작품 자체적인 완성도와는 상관없는 경우도 허다하다. 그러니 성공과 실패의 요인을 단순히 작품 자체만을 놓고 분석하지 말고 다각도로 분석해 보기를 바란다. 그래야 정작 시간을 들여 레퍼런스를 분석했음에도 어이없이 중요한 이유를 놓치지 않을 수 있다. 인터넷 검색이나 언론이나 평론, 소비자들의 다양한 글을 찾아보는 것이 정확하고 객관적인 분석에 도움을 줄 것이다.
마지막으로 '해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 아니 새로워야 한다!'
유사작품분석의 근본적인 목적은 당신 작품의 차별점을 찾는 것이다. 즉 당신 작품은 어떠한 새로움이 있었는가?를 발견하기 위한 것이고 이전 작품들은 어떤 차별점을 내세우고 있는지 분석하기 위함이다. 차별점이란 말은 결국 비교 대상이 있다는 말이다. 비교해서 당신만의 독특한 차별점을 찾아야 됨을 절대 잊으면 안된다.
유사 작품을 연구하는 것은 당신이 하는 기획의 시간을 단축시켜주고 유사 작품의 성공과 실패의 요인을 분석함으로 당신 영화의 차별성을 찾아내고 영화가 관객들에게 성공적으로 다가갈 확률을 높일 수가 있다.
유사작품분석과 함께 당신이 영화기획 과정에서 해야할 중요한 일이 바로 경쟁작품을 분석하는 것이다. 여기서 경쟁작품이라하면 현재 당신의 영화와 동시기에 어떤 작품들이 개발되고 있는지 확인하고 그 작품에 대한 정보를 얻어 분석해 보는 것이다.
현재 어떠한 작품이 개발되고 있는지 또는 제작을 준비하거나 제작 중인지를 알기는 쉽지 않다. 결국 업계의 동향에 대해 항상 귀를 열고 주변의 안테나를 통해 정보를 얻어야 하는 한계가 있기는 하다. 하지만 한국의 상업영화의 경우 1년에 150여편이 제작되고 있고 매년 작품을 제작하는 제작사가 그리 많지 않으므로 적극적으로 발품을 팔아 알아보면 생각보다 쉽게 정보를 얻을 수 있고 때로는 개발 중인 시나리오를 얻을 수도 있다. 물론 대부분의 제작사가 자신의 작품이 외부에 노출되는 것을 극도로 꺼리기는 하지만 주변에 모니터를 받거나 투자 캐스팅을 받는 과정에서 시나리오가 노출되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
이와는 별도로 영화진흥위원회는 매월 <한국영화 제작상황판>을 제공하고 있다. 이는 영화진흥위원회 사이트(www.kofic.or.kr) 내의 [영화제작현황]이나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www.kobis.or.kr) 내의 영화정보검색 창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 자료에서는 작품의 진행 정도에 따라 '촬영준비', '촬영진행', '후반작업', '개봉준비', '개봉예정', '월별개봉작품'을 분류하여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물론 여기서 현재 개발 중인 모든 작품을 다 검색하거나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는 없다. 최소한 투자가 메이저 투자배급사로부터 투자가 확정되어 프리프로덕션을 시작한 작품들이라면 영화에 대한 장르, 감독, 배우 및 투자배급, 제작사 등의 정보는 어렵지 않게 얻을 수 있다.
경쟁작품분석을 위해서는 먼저 현재 개발중인 작품, 제작중인 작품(프리포함), 개봉예정작품 등 아직 개봉 이전의 작품들에 대한 정보를 얻을 필요가 있다.
첫째는 현재의 영화 제작 현황 및 동향을 알 수 있다. 요즘 제작되는 영화의 장르는 무엇이고 어떤 소재를 주로 다루고 있으며 제작비의 규모는 어느 정도인지, 배우들의 동향은 어떠한지, 작가나 감독이 어떤 작품을 현재 준비하고 있는지 등 매우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그래서 경쟁작품분석은 유사작품분석과는 달리 일회성이 아니라 꾸준히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이와함께 만약 당신과 함께 할 작가나 감독을 섭외하려고 한다면 작가나 감독의 동향들도 아는 것은 역시 중요하다.
둘째로는 당신 기획과 유사한 작품이 개발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이것은 매우 중요한데 만약 당신이 열심히 작품을 개발하여 투자나 캐스팅을 하러 갔더니 투자담당자나 매니저로부터 당신 기획과 비슷한 시나리오를 현재 검토 중에 있다는 소리를 들어보라. 대략 당신이 투자사나 매니지먼트에 시나리오를 의뢰했을 때는 이미 당신이 시나리오를 디벨롭한지 1~2년은 최소한 지났을 경우이다. 이 시간이 자칫 물거품이 될 수도 있다. 이런 경우는 생각보다 자주 접하게 된다. 저자가 기획한 <파송송 계란탁>이란 영화가 개발될 당시에 CJ 엔터테인먼트 내에서는 자체제작으로 <철인 28호>라는 작품이 기획개발되어 캐스팅 중에 있었다. 우연한 기회에 <철인 28호>의 시나리오를 읽고 그 작품 보다 <파송송 계란탁>이 더 상업성이 있다 판단하여 CJ 엔터테인먼트에 투자 의뢰를 하였고 결국 <파송송 계란탁>이 제작되었다. 그리고 몇 년 후에 <파송송 계란탁>과 유사한 작품 <과속스캔들>이 제작되었는데 이 작품을 연출한 강형철 감독은 이 작품의 시나리오를 쓰고 있던 중에 <파송송 계란탁>이 개봉하여 결국 작품의 제작을 뒤로 미루게 되었다고 인터뷰를 하였다. 결국 주변에서 어떤 작품이 준비 중에 있으며 그것이 당신 작품의 기획과 어떤 면이 다른지 깊이 있게 확인해야 한다. 또한 저자는 <덕혜옹주>를 영화로 할 계획을 가지고 국내의 탑클래스 감독들을 섭외하고 있었다. 그런데 모 여배우의 매니저로부터 허진호 감독이 소설 <덕헤옹주>의 영화화 판권을 사서 시나리오 작업 중이라는 정보를 얻게 되었다. 결국 <덕혜옹주>는 손혜진을 캐스팅하며 2016년 8월에 개봉하였고 저자는 준비하던 시나리오를 멈추게 되었다. 이뿐 아니라 같은 소재가 동시기에 개봉된 사례가 있다. 우리가 잘 아는 동화 <왕자와 거지>를 바탕으로 한 추창민 감독과 이병헌 주연의 <광해, 왕이 된 남자>는 2012년 9월 추석에 개봉하였고 장규성 감독, 주지훈 주연의 <나는 왕이로소이다>는 같은 해 3월에 개봉하였다. 개발 당시 <광해, 왕이 된 남자>의 원제목은 <나는 조선의 왕이다>였다. 이 두 작품은 비슷한 시기에 개발되어 같은 해에 개봉되었고 제목까지 비슷한 상황이었다. 물론 한 작품은 광대가 왕이 되어 궁궐 안에서 벌어지는 상황이고 다른 작품은 왕이 거지가 되어 궁 밖으로 나와 벌어지는 이야기로 큰 차이는 있지만 어찌됐건 개발 당시부터 유사한 제목에 유사한 소재로 인해 왈가왈부가 많았던 작품이다. 그나마 이 두 작품이 모두 제작될 수 있었던 것은 아마도 <나는 조선의 왕이다>을 개발한 감독이 영화계의 파워랭킹 1위였던 강우석 감독이었고 다수의 코미디 영화로 흥행에 성공했던 장규성 감독이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만약 현재 개발하고 있는 당신의 작품과 유사한 작품이 개발되고 있다면 더욱이 그 작품의 감독이나 작가가 히트한 소위 A급이라면 분명 당신은 쉽지 않은 싸움을 하게 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이 당신 작품을 계속 개발하려면 분명 그들 작품보다 뛰어날 무엇가가 확실히 있어야 할 것이다.
시장분석과 관객분석 등 환경적 요소를 분석하고 유사작품과 경쟁작품까지 잘 분석하였다면 이제 이를 바탕으로 당신 작품을 객관적으로 냉철하게 분석해보아야 한다.
당신의 작품이 가진 강점은 무엇이고 그리고 또 치명적인 약점이나 단점이 무엇인지 살펴보아야 성공기획에 다가갈 수 있다.
'지피지기백전불태(知彼知己百戰不殆)'라는 말이 있다. 이는 중국 전국시대에 지어진 병법서 [손자]에서 유래한 말로 '상대를 알고 나를 알면 백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는 뜻으로 흔히 우리에게는 '지피지기백전백승'으로 알려져 있으며 '상대편과 나의 약점과 강점을 충분히 알고 승산이 있을 때 싸워야 승산이 있다'는 말이다.
영화기획도 마찬가지이다. 지금까지 상대편에 대해서 알아보고 또 이전에 싸움들을 분석하며 승패의 원인도 분석하였다면 이제 당신은 당신 자신에 대한 잘 알아야 할 때이다.
당신 영화의 최대 핵심 강점이나 장점이 무엇인가? 즉 '필살기'가 무엇인가 하는 것이다.
이는 상업영화에 국한되지 않는다. 앞서서 언급한대로 명분있는 영화, 실리를 추구하는 영화 모두에 적용된다. '무엇이 관객을 움직일 수 있는 요소인가?', '왜 관객이 이 영화를 보아야만 하는가?' 그것이 스케일일 수도 있고 스토리일 수 있고 원작일 수도 있다. 무엇이 되었건 당신 이야기의 강점을 생각해보라
반대로 약점이나 단점은 무엇이 있을까? 결국 그것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시나리오 개발은 끊임없이 단점과 약점을 찾아 보완하는 작업이다. 그러니 잘 개발하려면 약점과 단점에 대해 명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다. 내 영화의 치명적인 약점은 없는지 또 그것이 실제로 관객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를 면밀하게 검토해보아야 한다. 즉 약점과 단점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것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를 도출하기 위해 약점과 단점을 분석해야 한다.
그런데 때로는 극복할 수 없는 약점이나 단점이 존재할 수 있다. 이럴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저자가 수많은 시나리오 작가나 감독과 시나리오를 개발하며 이와 같은 위기의 순간에 많이 봉착했었다. 그때마다 극복할 수 없는 약점이나 단점을 극복해보려고 시간낭비한 경험이 많다. 오랜 시간 후에 드는 생각은 어떤 영화도 약점이나 단점이 없는 경우는 없다는 것이다. 우리가 영화를 보고 분석해보면 그런 오류들을 심심치 않게 발견하지 않나? 그래서 내린 결론은 극복할 수 없는 약점이나 단점이라고 생각된다면 너무 거기에 집착하지 말라는 것이다. 오히려 그 약점이나 단점을 어떻게 하면 관객들이 눈치채지 못하게 할까 고민하라. 그럼 어떻게 하면 될까? 그것은 당신이 가진 장점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그래서 저자가 경험으로 내린 결론은 약점이나 단점을 보완하기 힘을 낭비하기 보다 장점을 극대화하여 관객들이 더 그 재미에 푹 빠져서 약점이 작게 보이고 애교로 봐줄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현명하다는 것이다.
즉 강점과 약점, 장점과 단점을 파악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강점과 장점으로 약점과 단점을 가리기 위한 것이다. 그래서 강점과 장점을 극대화해서 관객들이 그 재미만으로도 충분히 즐길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그것이 내 작품분석의 목적이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지금까지 강점과 약점, 장점과 단점을 분석하는 것은 작품 자체 즉 내적인 요소를 분석한 것이다. 이와 더불어 작품과 둘러싼 외적 요소를 분석해볼 필요가 있다.
그 첫번째가 외적인 기회요인이다. 예를 들어 '위안부' 할머니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조정래 감독의 '귀향'이라는 영화가 있다. 또한 비슷한 시기에 유관순 열사를 다룬 '항거'가 있다. 위 두 영화가 개봉하기 전까지 한국영화계에서 '위안부'나 '항일'소재는 그리 환영받는 소재가 아니었다. 그 말뜻은 그리 관심이 없었다는 말이다. 특히 '위안부' 문제는 유교 문화에 익숙한 기성세대에게는 금기시 되는 단어였고 그 피해자들 조차 드러내지 못하는 아픔이었다. 그런데 일본의 강제징용이나 위안부 문제가 수면위로 드러나기 시작했고 특히 위안부 할머니들의 연세가 높아지며 그들이 돌아가시기 전에 이 한을 꼭 풀어야 한다는 여론이 일어나기 시작했고 대학생들이 일본대사관 앞에 설치된 위안부 소녀상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언론에 노출되며 이 소재는 국민적 관심사가 되었다. 그래서 '귀향'은 투자사와 배급사를 구하지 못해 애먹었음에도 불구하고 클라우드 펀딩 등을 통해 제작비를 마련하고 군소 배급사에서 배급했음에도 불구하고 358만명을 동원하며 우리 사회에 큰 울림을 주었다. 여기서 이러한 시대적 움직임이 바로 기회요인이다.
기회요인은 우리가 통제할 수는 없지만 작품이 성공하는데 기회로 작용할 수 있는 요인들을 말한다. 이러한 기회요인을 찾아내는 것은 시나리오를 개발하고 기획할 때 왜 만들어야 하는지? 때론 명분을 제공하는 큰 역할을 한다.
이와 반대로 두번째로 외적인 위협요인이다. 기회만 있는 것이 아니라 작품 흥행에 위협이 될만한 요인들도 존재한다. 복병처럼 숨어있는 위협요인은 생각지도 못하게 작품에 큰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특히 이러한 위협요인이 투자자들이 투자 결정을 할 때 중요한 결정요인이 되기도 한다.
만약 이러한 위협요인이 있다고 생각된다면 시나리오를 개발하는 단계에서 어떻게 이 위협요인을 제거하거나 최소화할 것인지, 그것을 작품의 내적인 요소로 다룰 수 있는 문제인지 심각하게 고민해서 해답을 찾아야 한다. 마찬가지로 위협요소를 찾아만 놓고 간과하는 것은 매우 어리석은 일이다.
그래서 정리해보면 강점과 기회요인으로 약점과 위협요인을 제거하거나 상쇄시켜야 한다. 그것이 작품분석의 본질이다.
'강점'과 '약점', '기회요인'과 '위협요인'은 바로 마케팅에서 주로 사용하는 분석법이다. 저자는 작품분석을 위해 이 SWOT 분석을 활용하였다. 물론 다양한 분석법이 존재하겠지만 시나리오를 개발하고 영화를 기획함에 있어 SWOT 분석은 효율적이고 체계적으로 작품을 객관화하는데 도움이 된다.
시나리오를 쓰는 과정에서 자료조사는 필수적인 과정이다. 작가가 얼마나 치밀하고 많은 자료를 조사하였는가는 이야기의 '생명력'과 작품의 '퀄리티'를 높이는 것은 물론 당신만의 '독창적인 작품'을 만드는데 밑거름이 된다, 이는 결국 영화를 보는 관객들이 당신이 꾸며낸 인물이나 배경, 스토리를 실재하는 진짜 이야기로 진정성있게 받아들이게 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다음은 시나리오를 개발하는데 필요한 자료조사 방법에 대해 소개하려고 한다.
자료조사는 시나리오를 쓰기 전부터 시작해서 쓰는 과정 내내 이루어지며 그 노력의 댓가는 반드시 관객들을 움직이는 결과로 나타날 것이다. 그러니 모든 것을 작가의 상상력에만 의존하지 말고 철저한 조사를 통해 리얼리티를 확보하려고 노력하기를 바란다.
1. 주제나 배경 조사
시대적 배경 : 스토리의 시대적 배경에 대한 조사이다. 시대적 배경조사란 영화의 배경이 되는 시대에 대한 문화적, 사회적, 환경적 요소들을 조사하는 것이다. 현재라면 현 시대에 대한 사회상, 사람들의 인식, 가치관 등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한 통찰이 필요하고 시대가 과거나 미래라면 역사적 사실에 근거한 정확한 고증이나 합리적이고 동의할 수 있는 미래의 예측이 필요하다. 왜냐하면 관객이나 독자들은 자신들의 지식이나 인식에 부합하는 근거가 부족한 작품을 보면 쉽게 동의하지 못하고 역사왜곡이나 비현실적이고 황당무개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래서 관객을 설득할 수 있는 근거를 확보하는 자료조사는 중요하다. 당신이 시대극을 기획중이라면 당시의 사회 구조, 문화, 의상, 언어 등 작품의 사실적 표현이 가능하도록 최대한 많은 자료를 조사해야 한다. 우리는 때로 역사를 왜곡하였느니 비현실적이고 황당무개하다는 비판을 받는 작품들을 보게 되는데 이는 시대적 배경에 대한 철저한 이해가 부족해서 발생하기도 한다. 이는 심각한 흥행에 타격을 준다.
장소조사 : 영화는 공간의 예술이다. 공간은 기본적으로 시대적 배경을 나타내주고 시대나 배경의 분위기, 문화, 환경을 표현해줄 수 있다. 특히 인물의 성격을 나타낼 수 있다. 그래서 공간은 하나의 캐릭터이고 관객을 영화 속 세계로 빠져들게 하는 게이트이다. 조사는 장소를 방문하거나 다양한 시각적 자료, 책 등을 통해서 찾아볼 수 있다. 오늘날은 인터넷과 유투브를 통해서 실제 가보지 않고도 다양한 자료를 확보할 수 있다.
2. 캐릭터 조사
인물을 우리는 캐릭터라고 부른다. 캐릭터는 어떻게 나타날까? 캐릭터는 인물이 어떠한 특정 상황을 만났을 때 그것에 반응하는 것으로 표현된다. 예를 들어 운전하는 중에 앞차가 갑자기 끼어들 때 다혈질적인 사람은 바로 창문을 열고 욕부터 내지른다. 반대로 아무리 앞차가 잘못해도 순둥순둥 넘어가는 사람도 있다. 이렇듯 캐릭터는 어떤 상황에 대한 인물의 리액션으로 표현되어질 수 있다.
저자는 작가나 감독이 창조하고자 하는 '새로움'은 인물이 어떤 상황을 만나게 하느냐의 조합과 변주로 만들어진다고 생각한다. 시나리오를 개발하다보면 시나리오에서 캐릭터가 안보인다는 말을 자주 듣곤 하는데 결국 인물의 안보인다는 이야기는 바꿔 말하면 인물에 따른 부닥치는 상황에 대한 리액션이 없다는 말과도 같다. 결국 인물의 성격의 부여는 상황에 대한 반응이고 이를 캐릭터라 한다.
이러한 캐릭터의 통일성은 관객들이 인물의 행동을 예상하게 만들어 영화의 재미를 극대화시킬 수 있다. <범죄도시>의 마동석을 생각해보라.
살아있는 캐릭터를 창조하기 위해서는 여러 요소를 조사하고 연구하여야 한다.
직업, 성격, 생활 환경 : 캐릭터가 어떤 직업을 가지고 있는지, 어떠한 환경에서 자랐는지에 따라 좋아하는 것은 무엇이고 싫어하는 것은 무엇인지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난다. 결국 캐릭터 조사는 이러한 인물에 대한 전방위적인 조사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경찰을 주인공으로 한 시나리오를 쓴다면, 경찰의 일상, 직무, 심리 상태 등을 인터뷰나 다큐멘터리를 통해 깊이 있게 조사해야 하고 경찰들이 가진 애환이나 습관, 그리고 그가 가진 경찰에 대한 신념이나 경찰이 된 계기나 살아온 삶의 궤적을 연구해보아야 한다. 우리는 이러한 것을 인물의 전사(前史)라고 부른다.
인터뷰 : 실제 인물과의 인터뷰는 살아있는 캐릭터를 창조하기 위한 좋은 방법이다. 캐릭터와 관련된 인물의 진짜 경험을 듣고 그것을 작품에 잘 녹여낼 수 있다면 영화는 더 생동감있고 관객들이 사실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3. 관련 문학 작품 및 영화 분석
이는 앞서 분석하기로 한 유사작품 분석과 경쟁작품 분석이다. 같은 테마나 장르의 기존 작품들을 분석해 보고 더불어 다양한 선행콘텐츠 즉 영화를 비롯하여 소설이나 웹툰, 만화, 애니메이션, 드라마 등의 플롯, 캐릭터 구성, 대사 처리 방식 등을 참고하여 당신 작품에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참고해보라.
4. 뉴스 및 최신 정보 조사
작품과 관련되 뉴스와 최신 정보를 조사하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하다. 특히 뉴스의 경우는 당신이 다루려는 작품에 대해 관객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 중요도를 알 수 있기도 하고 어떤 방향으로 스토리를 이끌어가야 하는지 가이드를 제공해줄 수 있다. 특히 시대착오적인 스토리로 전개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현재 시사 문제나 사회적 이슈를 다루는 시나리오라면, 뉴스, 기사, 논문 등을 통해 최신 정보를 조사하는 것은 필수이다. 이러한 자료는 스토리의 배경을 더욱 현실감 있게 만든다.
또한 현대 사회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다룬 시나리오라면, 관련 사건 기사나 전문가의 의견을 참고하는 것은 스토리를 보다 구체적으로 발전시키는데 도움을 준다.
5. 전문가와의 상담
주제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가 필요하다면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디테일을 보완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법률, 의학, 과학 등의 복잡한 주제를 다룰 때는 해당 분야의 전문가와 오랜 논의를 통하여 정확한 정보를 얻어 시나리오에 반영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때, 생각보다 작품에 활용할 수 있는 질 좋은 아이디어를 얻게 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영화가 완성되어 극장에 걸렸을 때 관객들이나 전문가들로부터 어설픈 영화로 공격받는 것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6. 현장 조사 (필드 리서치)
실제로 그 장소를 방문하거나 관련 직업군, 사회적 그룹을 관찰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현장에서 보고 듣는 정보는 화면에 담을 세부적인 디테일을 구체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책상에 앉아서 인터넷 서핑만으로 조사를 한다면 정작 실제 현장에서 주는 여러 감정을 놓치게 되기 쉽다. 특히 역사적 사실을 다루는 시나리오라면 역사의 현장에 방문했을 때 느껴지는 숨결은 영화에 표현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저자는 '비무장지대'를 배경으로 한 시나리오를 개발하며 직접 DMZ를 방문해 보았다. 유투브의 다양한 영상과 시각 자료를 찾아 보았던 것과는 다른 공간감이나 실제 장소가 주는 생동감은 이어 시나리오 작업하는데 큰 도움을 주었다. 현장이 주는 숨결을 꼭 느껴보기 바란다.
7. 시청각적 자료 수집
마지막으로 다양한 영감을 줄 수 있는 시청각 자료를 수집하는 것도 좋다. 특히 SNS나 인터넷을 하며 작품과 관련된 사진이나 이미지, 그림 등을 모아 폴더링 해놓으면 시나리오 쓸 때 영감을 떠올리게 하고 더욱이 작품에 적합한 톤과 분위기를 미리 구상할 수 있게 만든다. 시각적인 자료 뿐 아니라 작품에 어울리는 또는 영상이 떠오르는 음악을 찾아 수집해 놓고 시나리오를 쓸 때마다 들으며 작업하기를 추천한다. 때로는 테마곡이 될 수도 있고 당신 작품의 정체성을 규정짓는 매우 좋은 자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자료조사는 시나리오를 쓸 때 당신의 생각을 풍부하게 만드는 매우 중요한 과정이다. 따라서 이 과정에 충분한 시간을 투자하기를 바란다. 결코 이 시간이 당신에게 허비하는 시간이 되지 않을 것이고 오히려 당신의 시나리오를 더 짜임새있고 디테일하게 만들 뿐아니라 종국에는 시간도 세이브하게 할 것이다. 이제 어떤 자료를 조사할지 미리 목록을 정리하고, 자료를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하면서 시나리오 구성을 단계적으로 진행한다면 시나리오 작업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특히 당신의 스토리를 구체화하는데 큰 기여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