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영화기획이란?
영화의 소비자인 '관객의 선택', 이를 우리는 다른 말로 '흥행'이라고 부른다. 영화를 기획하는 입장에서 흥행은 늘 꿈이고 목표이다. 아마도 대박의 꿈을 꾸지 않고 영화를 만드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아무리 '실리'보다 '명분'이 있는 영화를 제작하려는 사람도 ‘내 영화는 몇 명 보지 않아도 괜찮아~’ 아니면 '자신만의 만족을 위해'라고 생각하며 혼자 보려고 작품을 기획하지 않는다. 결국 흥행에 대한 기대치는 만드는 사람마다 차이는 있을지 모르지만 모두가 관객의 선택을 꿈꾸며 영화를 제작한다. 이렇듯 영화에 있어서 흥행은 절대적이다.
그러나 영화의 흥행은 예측이 쉽지 않고 영화 흥행만큼 알다가도 모를 일이 없다. 그래서 흔히 업자들끼리는 '영화의 흥행은 하늘만이 안다’, ‘신만이 안다’라는 자조 섞인 농담을 한다. 즉 흥행을 예측하는 것은 매우 어렵고 정확하게 맞출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심지어 개봉 전 시사회에서 영화를 먼저 봤음에도 불구하고 흥행 예측은 번번이 빗나가기 일수이다. 그래서 모두들 영화 흥행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예측은 하지만 마치 하루에 두 번만 맞는 고장 난 시계처럼… ‘때로는 맞고 때로는 틀리다’. 이는 너무나도 다양한 요소들이 흥행에 영향을 미치고 실제 영화의 완성도나 작품이 가진 본질적인 재미와는 별개로 흥행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가 늘 존재하기 때문이다.
한번 생각해 보라! <워낭 소리>,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와 같은 다큐멘터리 영화의 흥행을 누가 상상이나 한번 했을 것이며 조정래 감독의 영화 <귀향>이 358만 명의 관객을 모을 것이라고 기대를 했겠는가?
<귀향>의 경우는 위안부를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영화이다. 이전까지 위안부 문제를 영화의 소재로 다루는 것은 위험한 시도였다. 너무나도 아픈 역사적 사실이기는 하지만 가부장적인 유교문화의 한국사회에서 위안부는 오랜 시간 입 밖으로 쉽게 꺼낼 수 없는 이야기였고 피해자인 당사자의 아픔을 공감하기보다는 굳이 드러내고 싶지 않은 우리 사회의 암울한 치부로만 여겨졌었다. 하지만 <귀향>은 조정래 감독의 진정성 있는 용기에 함께한 시민들이 클라우드 펀딩에 힘을 보탰고 당시 일본 대사관 앞의 '소녀상' 지키기와 같은 움직임이 사회적 공감대를 이루며 일본의 진정성 있는 사과와 배상을 요구하는 국내 여론으로 확장되었다. 바로 그런 변수가 영화 흥행에 큰 도움을 주었다. 이를 기획하고 제작하던 당시에는, 심지어 배급사를 선정할 시점에 조차도 흥행을 낙관적으로 예측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다. 그렇기에 제도권의 투자도 받지 못해 어렵게 클라우드 펀딩으로 제작비를 조달할 수밖에 없었고 배급도 신생 배급사인 (주)와우픽쳐스에서 맡게 되었었다.
이뿐 아니라 2018년 10월 개봉한 이지원 감독, 한지민 주연의 영화 <미쓰백>은 ‘영혼 보내기’[1]라는 신조어를 탄생시키며 대부분의 독립예술영화가 관객 1~2만 명을 넘기기 힘든 현실에서 개봉 23일 만에 손익분기점을 넘기며 최종 72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였다. 페미니즘의 화두가 사회적 이슈로 급부상하고 있기에 흥행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정도는 누군가 예측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영혼 보내기’와 같은 신박한 아이디어로 이 영화의 흥행에 일조할 것이라는 것은 아무도 예상치 못했다.
반대로 의외의 복병을 만나게 되는 경우도 있는데 영화의 내용이나 설정 그리고 상황들이 시대적 여론이나 정치, 외교 상황과 맞물리면서 원치 않는 결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예를 들어 '친일' 시비나 중국의 '동북공정', '남북관계' 그리고 '역사왜곡'과 같은 논란에 휘말리게 되는 경우는 정말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과 같은 흥행 결과를 얻게 된다. 특히 반일감정이나 동북공정같이 주변 나라들 간에 얽혀 있는 역사문제는 두 나라의 관계가 악화되는 경우에 아주 사소한 것도 생각보다 크게 확대 해석되며 영화 흥행에 심각한 타격을 주는 경우가 많다. <마이웨이>나 <군함도>에서 발생했던 일들을 되돌아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만드는 제작자나 감독이 전혀 의도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관객들의 오해는 불길처럼 번지게 되었고 그것은 곧 흥행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최근에는 SBS 드라마 <조선구마사>가 역사 왜곡 및 동북공정 논란에 휘말리며 급기야 방영 자체가 취소되는 상황까지 발생하였다.
이처럼 영화는 '웰메이드' 되었다고 '흥행'하는 것도 아니고 반대로 ‘뭐 이런 영화를 만들었지’ 하는 영화라 해서 '필패'하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아무리 치밀한 기획으로 좋은 시나리오를 개발하고 성공적인 프로덕션을 이끌었다 해도 정작 영화가 개봉할 때 어떠한 변수가 작용할지 예측하기 어렵다.
정말로 흥행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의 흥행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을 아는 것은 당신 영화의 흥행 가능성을 높이며 실패에 대한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또한 이러한 흥행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은 영화가 완성된 후 홍보 마케팅 단계에서 셀링포인트로서 활용되는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이 요소들을 기획단계에서부터 염두에 두고 어떻게 극대화할지 미리 고민한다면 당신의 영화 흥행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흥행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을 크게 작품의 '내적 요소'와 환경적인 '외적 요소'로 나누어 설명하고자 한다. 물론 여기서 언급된 요소들 외에도 흥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양한 요소가 존재할 수 있다. 그러나 여기서는 공통적인 주요 '흥행인자'들을 위주로 살펴보고자 한다.
‘스토리’, ‘장르’, ‘배우’, ‘원작’, ‘감독’, ‘속편’이나 ‘시리즈’, ‘관람 등급’, ‘제작비 규모’ 등은 흥행에 영향을 미치는 내적 요소이다. 이 외에도 ‘최초’라는 타이틀이나 ‘성(SEX)’적 코드 등도 흥행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이자 중요한 셀링 포인트로 마케팅에 사용되는 요소이다.
1. 스토리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흥행 요소는 바로 '스토리'이다. 영화는 영상을 통해서 이야기를 보는 것이다. 다시 말해 우리가 영화를 보는 이유는 바로 '재미있는 이야기'를 듣고 싶기 때문이다.
[2018년 영화소비자 행태조사](이하 보고서)에서 '관객들의 영화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2]에 대한 조사를 하였는데 이중 영화 선택에 가장 큰 고려 요소로 전체 조사 대상의 83.7%가 ‘내용, 줄거리’라 응답하였다. 특히 여성의 경우는 86.1%로 나타나 관객들은 '스토리를 보고 영화를 선택한다' 할 정도로 영화의 스토리가 흥행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강력한 요소로 꼽았다. 즉 매력적 스토리는 관객들을 극장으로 불러 모으는 흥행 요소이다.
그러다 보니 스토리는 영화를 마케팅에서 가장 중요한 ‘셀링 포인트’로도 활용된다. 매력적이고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스토리는 영화 마케팅을 한결 수월하게 만들고 관객을 극장으로 이끄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 영화 마케터들은 스토리를 관객들이 매력적으로 느끼도록 포장하려고 노력하고 그 스토리를 포스터와 예고편을 비롯한 다양한 선재물에 함축적으로 담아내려 한다.
2. 장르
다음으로 흥행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장르’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영화를 선택할 때 ‘장르’를 고려한다는 응답이 81.4%로 이는‘스토리’ 다음으로 높은 선호도를 나타냈다.
영화 장르[3]는 그 영화의 성격을 좌우하고 관객들이 그 영화에서 기대하는 재미가 무엇인지 또 스토리가 어떻게 진행될 것인지 예측하게 한다. 또한 영화의 제작비 규모도 가늠할 수 있게 한다.
그렇다면 관객들은 어떤 장르를 선호할까?
전체 응답자의 67.4%가 가장 선호하는 장르로 ‘액션’을 꼽았고 다음으로는 ‘SF/판타지’ (64.4%), ‘범죄/스릴러’ (60.8%), ‘로맨틱코미디’ (53.7%), ‘코미디’ (50.9%) 순으로 조사되었다. 성별로 나누어 보면 남성의 경우는 ‘액션’ (78.4%)을 가장 선호했고 이어 SF/판타지’ (70%), ‘범죄/스릴러’ (64.1%), ‘로맨틱 코미디’(53.7%), 코미디(50.9%) 장르 순으로 선호하였다. 여성의 경우에는 남성과 달리 ‘로맨틱 코미디’ (61.4%)를 가장 선호하였고 그다음으로 ‘SF/판타지’ (58.7%), ‘범죄/스릴러’ (57.4%), ‘액션’ (56.1%), ‘멜로/로맨스’ (55.5%), ‘드라마’ (54.3%) 순으로 나타났다. ‘성인물’의 경우는 남성이 20.8%로 여성의 12.2% 보다 상대적으로 큰 선호도를 보였다.
2016년으로 좀 거슬러 올라가 [영화 소비자 조사]보고서와 비교해 보면 선호 장르가 약간 변화했음을 알 수 있다. 2016년에 극장 관객들이 주로 관람하는 장르 1위로는 역시 ‘액션’이라 응답했고 2위는 ‘SF/판타지/어드벤처’로 2018년과 동일했지만 2016년의 관객들은 2018년에 3위를 차지한 ‘범죄/스릴러’ 장르 보다 ‘드라마’, ‘로맨틱코미디’ 장르를 더 선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보면 '관객들의 선호 장르는 시대에 따라 변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000년대 초반에 ‘코미디’ 장르는 ‘액션’과 함께 극장 관객들이 가장 선호하는 장르였다. 그래서 이 당시 한국영화의 중흥기를 이끈 영화들이 거의 ‘코미디’ 영화였고 설이나 추석과 같은 명절 성수기에는 반드시 코미디 영화가 개봉되었다. 그러나 20년이 지난 오늘날 관객들은 ‘코미디’ 장르를 그리 선호하지 않는다. 이처럼 장르의 선호는 절대적이지 않다.
그래서 선호 장르를 살펴볼 때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장르의 선호가 소위 대박 난 1,2편의 특정 영화의 영향 때문인지 아니면 일시적인 유행인지 또는 그 장르를 선호하게 된 사회적 시대적 분위기 때문인지 면밀이 검토하고 '장르별 관객분포의 변화'를 추적해보아야 한다. 이러한 분석은 당신이 흥행하는 장르의 추이를 파악하고 앞으로 어떤 장르를 관객들이 선호하게 될지 예측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는 영화를 기획하고 마케팅 함에 있어 가이드라인이 된다. 따라서 장르 선호도 변화와 추이를 연도별로 비교하며 살펴보고 그 변화를 파악하는 것은 영화 흥행에 흐름을 앎과 동시에 현재 관객들의 니즈를 알 수 있기에 중요하다.
[영화소비자 행태조사]에는 장르에 대한 성별 선호도뿐 아니라 연령별 장르 선호도, 극장 관객 이외의 온라인 및 극장 외 영화의 장르 선호도에 대하여도 조사하여 분석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당신이 특정한 연령대를 타깃으로 한 영화를 기획하거나 극장 이외에 매체를 겨냥한 영화를 기획한다면 이 통계들도 주의 깊게 살펴보기를 바란다. 왜냐하면 오늘날 극장 이외에 OTT서비스와 같은 인터넷 플랫폼을 통한 영화의 상영이 새로운 시장으로 떠오르고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과연 극장 이외의 윈도우에서는 어떠한 장르의 영화가 선호되고 실제 소비되고 있는지를 파악한다면 향후 영화를 기획할 때 플랫폼이나 매체에 따른 관객들의 소비 행태 또한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
3. 배우
세 번째로 흥행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배우'이다. 배우가 흥행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한 연구는 이미 오랜 전부터 많은 학자들에 의해 연구되어 왔고 결과적으로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조사되었다. 이는 [영화소비자 행태조사]에서도 역시 같은 결과를 보이고 있는데 극장 관객의 71%가 ‘배우’를 보고 영화를 선택한다고 응답했을 만큼 흥행에 있어서 '배우'가 차지하는 비중은 크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할리우드에서는 이러한 주연배우를 ‘movie star’라 불렀으며 이들은 할리우드 스튜디오 시스템이 산업적 틀을 갖추는데 크게 기여를 했고 지금까지 영화 흥행에 견인차 역할을 해왔다. 그래서 ‘개봉 주말 흥행을 책임지는 '배우'라는 뜻으로 ‘opening a movie’ 라 하기도 한다. 즉 스타 배우의 출연이 관객의 영화 선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유니버설의 전 사장 톰 폴락(Tom Polloc)은 천문학적인 배우 개런티(Guarantee)에 대해 ‘그만한 비용을 지불하더라도 가치가 있다. 스타는 관객을 극장에 오게 한다.’라 말하며 배우가 영화 흥행에 얼마나 영향력이 있는지 강조하였다.
이렇듯 흥행에 배우가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은 배우가 그동안 쌓아 온 관객들의 신뢰 때문이다. 그것이 연기력에 대한 신뢰일 수도 있고 또는 잘 생긴 외모에서 오는 매력일 수도 있고 배우가 그동안 쌓아온 이미지일 수도 있다.
오늘날은 이렇게 흥행력을 가진 ‘스타배우’를 우리는 소위 ‘티켓 파워 있는 배우’라고 하는데 그 '배우' 때문에 티켓을 구매한다는 것이다. 물론 티켓 파워가 있는 배우의 캐스팅이 꼭 흥행은 담보해 주는 것은 아니지만 ‘스타배우’의 출연만으로도 그 영화는 기대작으로 분류가 되고 각종 미디어와 관객들의 관심을 끌 수 있다. 이는 ‘스타배우’가 출연하지 않은 타 영화에 비해 흥행에 있어서 출발선 자체가 다르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마케팅에서 ‘스타배우’를 적극 활용하여 관객들의 기대를 이끌려한다.
또 다른 장점은 ‘스타배우’의 캐스팅만으로 자연스럽게 투자받기 쉬운 환경이 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투자자 입장에서는 막대한 제작비를 투여해야 하고 영화라는 상품이 가진 '경험재'라는 불확실성의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안전장치로서 배우가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배우의 몸값이 아무리 천정부지로 높아져도 티켓 파워가 있다면 그만큼의 투자할 가치를 있다고 보는 것이다.
4. 원작 / 화제성
'원작' 또한 흥행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 중에 하나이다. 오늘날 이 원작의 중요성은 나날이 커지고 있는데 그러다 보니 영화사마다 좋은 원작을 찾으려는 힘겨운 노력을 하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에 2021. 4. 26 뉴스에 따르면 Netflix는 할리우드 영화사들이 가진 경쟁력 있는 프랜차이즈 IP를 발굴하려 갖은 힘을 쏟고 있다고 한다. “넷플릭스는 라이언 존슨 감독의 영화 <나이브스 아웃 2, 3>의 권리를 사들였는데 거래 금액이 4억 5,000만 달러(약 5,000억 원) 선으로 추정된다『데드라인』에 따르면 스트리밍 플랫폼이 사들인 영화 금액으로는 최고가에 해당한다.”[4]고 하니 원작이 가진 힘이 얼마나 큰지 다시금 확인시켜 주는 뉴스이다.
한국 영화 역시 <도가니>, <완득이>, <설국열차>, <은교>, <신과 함께>, <지금 만나러 갑니다>, <은밀하게 위대하게>, <리틀 포레스트>, <아가씨> 등과 같은 작품들이 소설이나 만화, 웹툰, 영화, 드라마를 원작으로 제작되어 이슈가 되고 흥행하였다. 실제로 [원작의 유무와 형태가 영화 흥행에 미치는 영향][5]이란 논문에서 실증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원작이 있는 영화가 그렇지 않은 영화에 비해 전국 매출액 대비 흥행성이 높다는 유의미한 결과를 발견하였다. 특히 스토리 비중이 큰 소설 원작이 다른 형태의 원작에 비해 흥행 성과에 높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는 영화/드라마와 또는 만화와 같이 시각적인 이미지가 존재하는 원작보다는 사람들의 머릿속에 스토리로만 존재하는 소설과 같은 원작이 흥행 효과가 더 높다는 결과로써 원작을 활용한 영화를 기획할 때 상상력을 자극하는 문화 콘텐츠를 영화의 원작으로 삼는 것이 흥행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추정할 수 있다. 또한 원작 형태와 더불어 그 원작을 이용하여 제작된 영화의 상업성 여부 또한 흥행 성과에 차별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다시 말해 원작을 바탕으로 한 상업영화가 원작을 영화화한 예술영화에 비해 흥행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것이다.
원작을 영화화할 때 원작이 가진 장점 이자 힘은 무엇일까?
네 가지 정도를 이야기할 수 있다.
가장 먼저는 이미 시장에서 '검증된 아이템'이라는 것이다. 그것이 소설이든, 만화이든, 웹툰이든 간에 원작은 해당 콘텐츠 시장에서 독자들로부터 소재, 스토리, 주제, 재미 등의 측면에서 이미 충분한 검증과 사랑을 받았고 또한 이를 바탕으로 작품에 대한 신뢰가 형성되어 있는 상태이다. 이는 자연스럽게 원작이 영화화될 때 기존 독자들이나 팬들이 영화의 재미를 예상하고 기대할 수 있게 만들어 흥행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두 번째로는 '인지도'이다. 원작은 이미 알려진 상태로 원작에 대한 다양한 정보가 존재하고 평가 또한 내려져 있는 상태이다. 오늘날 영화화된 원작의 경우를 보면 대부분 지명도가 높고 해당 시장에서 성공한 경우가 많다.
세 번째로는 '화제성'이다. 지명도 있는 작품의 영화화는 기획 단계부터 자연스럽게 이슈가 되고 관객들의 관심과 기대를 불러일으킨다. 심지어 원작을 보지 않았던 관객들조차도 원작을 영화화한다는 것만으로도 기대를 갖게 된다. 이때 원작이 유명하여 인지도가 크면 클수록 그 화제성은 커지게 된다.
마지막으로 '두터운 독자층이나 작품에 대한 충성도'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 원작의 독자층은 그대로 영화의 관객층과 일치하며 강력한 주 타겟층을 이루는데 이들은 원작이 영화화될 때 누구보다도 관심과 기대는 물론 적극적으로 그 재미를 주변에 알리는 전도사가 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이런 충성도 높은 독자나 관객의 원작에 대한 과한 충성심은 때로 노이즈를 만들기도 하는데 이것이 영화 흥행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주호민 작가의 웹툰 <신과 함께>의 경우 영화화 과정에서 주인공의 직업 변경과 각색된 내용에 대해 설왕설래하는 노이즈가 있었다. 하지만 결국 이 노이즈는 그것을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싶어 하는 관객들과 노이즈들로 인해 높아진 인지도 덕분에 흥행몰이에 도움이 되었다.
5. 감독
'감독'은 영화 선택에 미치는 영향이 34.3%로 '원작의 화제성' 37.5% 보다 낮게 조사되었지만 남성의 경우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배우'와 '감독'에 대한 고려를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원작의 화제성'보다도 영화 선택에 더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서 말하는 감독은 흥행 검증을 받아 지명도가 있는 감독을 말한다. 즉 작품성이나 흥행성이 높은 감독을 말하며 관객이 영화를 고를 때 이들의 전작에 대한 신뢰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또한 이런 감독들은 일종의 팬덤을 형성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기생충>의 봉준호, <헤어질 결심>의 박찬욱, <도둑들>의 최동훈, <명랑>의 김한민, <극한직업>의 이병헌, <부산행>의 연상호, <해운대>의 윤제균 감독 등이 대표적이다. 현재 김한민 감독은 이순신 3부작 중 두 번째이자 <명량> 후속작으로 <한산:용의 출현>을 코로나 중에서 개봉하였고 3부 <노량>을 준비중이다. 또한 이병헌 감독은 아이유, 박서준과 함께 <드림(가제)>을, 윤제균 감독은 안중근 의사의 사형 판결 후 마지막 1년을 그린 뮤지컬 <영웅>을 완성하여 개봉하였다. 그리고 최동훈 감독은 한국에 사는 외계인을 소재로 한 SF범죄물 <외계인>이란 작품을 1,2편 동시에 제작하였다.
이들의 작품은 기획 단계에서 부터 관객들과 언론의 기대를 받고 있고 흥행이 어느 정도 보장되어 있는 감독들 중에 하나라 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신과 함께>의 김용화 감독, <내부자들>의 우민호 감독, 류승완 감독, 강형철 감독, 추창민 감독, 장유정 감독 등도 브랜드화가 되어 있는 감독들이라 할 수 있다.
감독이 흥행에 미치는 영향은 학자들의 연구에서도 입증되었는데,
Litman(1983), Litman and Kohl(1989)은 유명 감독이 제작한 영화일 경우 영화의 흥행 성적이 좋아진다고 밝혔다.
국내에서는 김휴종(1997), 최관호(1999) 등이 연구에서 흥행 감독과 흥행 성적의 상관관계가 있음을 밝혔다.
또한 ‘김은미(2003)는 영화가 개봉되는 시점 이전 3 년 동안 감독이 국내영화제에서 수상한 횟수, 감독한 작품의 편 수 등이 흥행 여부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았다.
임성주 · 김주수(2005)는 '수상 횟수/감독한 작품의 편수' (수상 횟수 : 1971∼제작 직전 연도까지 국내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한 횟수)가 흥행 여부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았다.
고정민(2008)은 1997년 이후 감독한 작품의 총 흥행실적/감독한 작품의 수가 흥행 여부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았다.
박승현, 정완규(2009)는 개봉 시점을 기준으로 이전 2년 동안 10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한 영화를 연출한 작품의 수가 흥행 여부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았다.
최상범(2012)은 감독이 영화 개봉 연도 이전까지 흥행에 성공한 영화를 연출한 횟수 (흥행에 성공 한 영화는 전국 관객 100만 명 이상을 동원한 영 화)가 흥행 여부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았다.’
이렇듯 감독이 흥행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많은 연구가 이루어졌고 상당히 그 상관관계가 입증되었다.
6. 속편, 시리즈
'속편'이나 '시리즈' 또한 흥행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배우’나 ‘감독’에서와 마찬가지로 '경험재'로서 영화가 가진 흥행의 불확실성을 줄여주는 역할을 한다. 왜냐하면 전작에서 이미 보여준 재미와 감동을 기억하고 있는 관객들이 이어지는 스토리와 캐릭터의 연속성을 통하여 후속작에 대한 기대하기 때문이다. 특히 이런 속편이나 시리즈는 13세~18세 남성에게서 많이 고려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고 남성이고 연령대가 낮을수록 속편이나 시리즈 여부가 영화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속편은 꼭 오리지널[6] 작품과 이어지는 다음 이야기를 말하지 않는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오리지널 작품의 다음 스토리인 속편, 시퀄(Seguel) 뿐 아니라 프리퀄(prequel)도 속편 중 하나로 시간상으로 오리지널 스토리의 과거 사건을 다루고 있다. 또한 트릴로지(Trilogy)라 부르는 3부작 시리즈도 있다. 특히 할리우드에서는 블록버스터나 흥행에 성공한 오리지널 영화들이 시리즈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크게는 스토리의 연관성보다는 주인공 캐릭터를 중심으로 시리즈를 이어간 경우와 스토리를 이어가는 시리즈가 있다. 대부분은 스토리의 연속성보다 주인공 캐릭터를 중심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그 대표적인 예가 숀코넬리, 로저무어로 대변되는 <007> 시리즈, 브루스 윌리스의 <다이하드> 시리즈, 아놀즈 슈왈즈제네거의 <터미네이터> 시리즈, 톰크루즈의 <미션임파서블>과 <트랜스포머>, <배트맨>과 같은 슈퍼히어로 시리즈 등을 들 수 있다.
스토리의 연속성을 바탕으로 한 시리즈 영화의 예로는 <스타워즈>를 꼽을 수 있다. 이 영화의 경우는 프리퀄, 오리지널, 시퀄이 모두 존재하고 각각 3부작씩 트릴로지로 되어있다.
1977년 개봉한 첫 번째 <스타워즈>는 이어 개봉한 2, 3편의 3부작(스타워즈 에피소드 4~6)을 오리지널로 설정하여 과거 이야기 프리퀄 3부작(스타워즈 에피소드 1~3)과 30년 뒤의 이야기를 담은 시퀄 3부작(스타워즈 에피소드 7~9)으로 확장하며 총 9편의 영화에 걸쳐 스토리를 이어가고 있다. <스타워즈>는 최종 2020년 <라스트 오브 스카이워커>를 마지막으로 개봉하며 40여 년의 긴 여정을 마쳤다. 또한 번외 편으로 <스타워즈 스토리 : 한솔로 & 로그원>이 있다.
이와는 다르게 영화 <다크나이트>에서는 주인공 ‘배트맨’의 안타고니스트였던 악당이자 조연이었던 ‘조커’를 주인공으로 하여 ‘왜 그가 그런 악당이 되었는지’ ‘조커’의 과거 성장 서사를 다룬 <조커>라는 영화 같은 경우가 있다. 이 또한 <다크나이트>의 프리퀄 성격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뿐 아니라 오늘날은 서로 다른 서사를 가지고 있는 전혀 다른 캐릭터들을 하나로 묶어서 시리즈를 만들고도 있는데 그것은 바로 우리가 좋아하는 마블엔터테인먼트의 <어벤저스> 시리즈이다. 마블은 마블코믹스가 소유한 수많은 슈퍼 히어로 캐릭터들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하여 소위 MCU(Marvel Cinematic Universe)라 불리는 세계관을 구축하고 이 세계관을 바탕으로 각각의 캐릭터를 중심으로 하는 슈퍼히어로 영화뿐 아니라 이들을 한 영화에 출연시키는 것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이는 이전의 캐릭터의 연속성을 가진 속편과 스토리의 연속성을 가진 속편의 장점을 합쳤기 때문에 가능해졌다. 즉 각각의 캐릭터와 그들의 서사를 하나의 스토리로 엮을 수 있는 세계관이 구축이 되었기 때문이다.
또한 이것은 단지 영화에만 국한되지 않고 다른 미디어 장르와 공유되면서 영화와 드라마, 게임, 만화, 애니메이션 등에서 그 스토리가 이어지도록 하는 새로운 형태의 시리즈 물을 만들어냈다. 이는 오늘날 IP산업(Intellectual Property Industry)의 중요성이 강조되며 원천콘텐츠를 바탕으로 다양한 트랜스미디어(transemedia) 전략을 구사하려는 영상콘텐츠 시장에서 새로운 롤 모델이 되고 있다. ‘워너브라더스’ 역시 ‘DC코믹스’의 캐릭터 ‘배트맨’, ‘원더우먼’, ‘플래시’, ‘사이보그’, ‘아쿠아맨’을 프랜차이즈하여 DCEU라 불리는 세계관을 구축하여 이를 통해 <저스티스 리그>, <배트맨 vs 슈퍼맨>, <원더 우먼>, <플래시>, <아쿠아맨>, <수어사이드 스쿼드>라는 작품들을 선보였다.
특히 이러한 지적재산권인 원천 콘텐츠의 개발 및 활용 의존도가 높아지는 이 시점에 이는 단순히 좋은 영화 한 편을 기획해서 상영하는 것이 아니라 속편과 시리즈로 연속해서 제작하려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고 위에 언급한 원작과 연결되는 이야기이지만 이런 IP의 개발이 결국 시리즈로 이어질 때 그 흥행력은 폭발적인 시너지를 낼 수 있다. 최근에는 Phase 4 for the MCU로 새로운 영화 라인업이 발표했다.
실제로 ‘마블엔터테인먼트’의 모회사인 거대 공룡 미디어 그룹 ‘디즈니’는 지난 10년간 <어벤저스> 시리즈로 박스오피스로만 182억 달러(21조 3천,941억 원)의 대박을 터트렸다. 이는 캐릭터 상품 판매 수입 등을 제외한 금액으로 실로 어마어마한 흥행일 뿐 아니라 이에 자극받은 많은 영상콘텐츠미디어 회사들이 이런 킬러 IP를 찾으려 혈안이 되게 만드는 기폭제가 되었다.
국내의 속편, 시리즈 영화의 대표적인 사례를 살펴보자면 무엇보다 가장 긴 시리즈물로는 1982년부터 1990년대 말까지 총 13편의 시리즈로 제작된 영화 <애마부인>이 있다. 비록 소위 ‘에로영화’라 불리며 야한 영화라고 평가절하되고 있지만 80년대 군부독재 시대와 민주화 과정이라는 우리나라 현대사의 질곡의 시간을 따라 제작되며 무엇보다도 억압된 여성의 굴레를 성으로 탈출하고자 했던 여성 해방을 다뤘다는 점에서 시대성 또한 담고 있는 영화라 평가받는 명작들도 있다.
이후에 장르영화로서의 시리즈물의 영역을 넓인 영화들로는 ‘씨네 2000’에서 제작한 공포영화 <여고괴담> 시리즈와 ‘태원엔터테인먼트’에서 제작한 <가문의 영광> 시리즈를 들 수 있다. <애마부인>을 제외하고 이전까지의 속편이 본편의 흥행에 힘입어 이후 한두 편 만들어지고 마는 정도였다면 위의 두 작품은 연속해서 시리즈로 제작되었고 시리즈 영화의 가능성과 영화의 브랜드화가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시켜 주었다. <여고괴담>은 1998년 처음 개봉한 이래 <여고괴담 두 번째 이야기:메멘토 모리>, <여우계단:여고괴담 세 번째 이야기>, <목소리:여고괴담 네 번째 이야기>, <동반자살:여고괴담 다섯 번째 이야기> 그리고 2019년 <여고괴담 리부트 : 모교>까지 무려 22년간 6편의 작품으로 이어졌다. 또한 <가문의 영광>은 <가문의 귀환>까지 이어지며 10년간 총 5편이 제작되어 흥행에 성공하였다. 특히나 공포 장르는 여름마다 TV에서 납량특집으로 방영되던 <전설의 고향>이 각 지역에서 전해져 내려오는 숨겨진 귀신 이야기라는 콘셉트로 브랜드화한 것처럼 <여고괴담>은 여자 고등학교라는 공간을 콘셉트로 하여 이야기를 풀어내는 신선한 기획을 바탕으로 유수의 스타 배우를 배출하며 한국영화 시장에서 공포영화 장르를 정착시키는데 일조를 하였고 뿐 만 아니라 킬러 아이템이 되었다.
최근에는 기획단계부터 두 편의 영화를 동시에 제작하는 경우도 있었다. 바로 김용화 감독의 <신과 함께>의 경우이다. 김용화 감독은 <신과 함께>를 2부작으로 기획하며 1편 <신과 함께 – 죄와 벌>과 2편 <신과 함께–인과연>을 동시에 제작하여 2017년 크리스마스와 2018년 여름 성수기 시즌에 연속해서 개봉했다. 일반적으로 전작이 성공하면 속편을 제작하는 것과 달리 한 번에 제작해서 연속 개봉한 경우이다. 물론 이런 SF판타지 작품의 경우 많은 VFX가 사용되므로 제작비 측면에서는 두 작품을 동시에 제작하는 것이 비용 절감에 도움이 되겠지만 반대로 전작이 흥행에 실패할 경우 속편의 흥행은 담보할 수 없기 때문에 매우 리스크가 큰 모험이었다. 그래서 처음 투자를 하려고 했던 ‘CJ E&M’은 비용이 더 들더라도 1편이 성공한 후에 2편을 제작하자 했고 김용화 감독은 동시 제작을 원하며 새로운 투자배급사를 찾아야만 했다. 결국 이런 파격적인 모험에 기꺼이 뛰어든 ‘롯데엔테인먼트’가 투자 배급을 맡게 되었고 한국 영화 역사상 전무한 1,2편 동시 제작과 함께 6개월 사이에 개봉한 두 작품은 모두 천만 관객을 동원하며 쌍 천만 관객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이에 힘입었는지 'CJ E&M'은 최동훈 감독과 <외계+인>1,2부를 동시에 제작하였고 2022년 7월 <외계+인> 1부를 개봉하였으나 153만 명이라는 참혹한 흥행 성적을 기록하며 2부의 흥행에 부담이 되었다. 물론 코로나 시기에 개봉이었기에 2019년 이전과 같은 흥행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할지라도 2022년 5월 18일에 개봉한 <범죄도시 2>가 1,269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참 마동석의 <범죄도시> 시리즈가 지난 2편에 이어 이미 3편을 찍고 있고 4편도 계획중이라 하니 앞으로 가장 한국에서 인기 있는 시리즈 영화가 되지 않을까 기대가 된다.
그럼 왜 이렇게 속편이나 시리즈를 제작하려 할까? 이는 바로 이전의 흥행을 이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전작의 성공은 이후 이어지는 시리즈 영화들의 사전 홍보가 되고 자연스럽게 관객들은 후속작에 대한 기대를 하게 된다. 이러한 기대는 자연스럽게 영화가 다른 상품들과 같이 브랜드 이미지를 갖기 힘든 어려움을 극복하고 하나의 브랜드가 되게 만든다. 또한 <어벤저스>나 <스타워즈>의 새로운 속편이나 시리즈 영화가 개봉할 때가 되면 후속작의 스토리를 따라가기 위해 이전의 영화를 찾아 보는 것이 보편화되고 있는데 이는 반복 구매(재구매)가 잘 일어나지 영화의 시장의 한계를 또한 극복하게 만들어 지속적인 영화 부가판권 매출을 창출하도록 한다.
물론 이와 같이 긍정적인 면만 있는 것이 아니다. 전작의 영향으로 알리는 것이 쉽고 관객들의 기대를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반대로 그만큼 기대가 크다는 것은 만드는 사람들에게는 큰 부담이다. 즉 관객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영화가 나올 경우에 그 타격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성공적인 속편이나 시리즈 영화를 위해서는 오리지널에 대한 평가가 좋아야 하고, 그 기대를 넘는 재미를 주어야 한다. 또한 오리지널과의 연속성이 있어야 한다. 전편과 연관성이 없거나 다른 영화로 인식된다면 오히려 흥행을 위해 관객을 기만했다고 생각할 수 있다.
이 외에도 박찬욱 감독의 복수 3부작(올드보이, 복수는 나의 것, 친절한 금자 씨), 우민호 감독의 욕망 3부작(내부자들, 마약왕, 남산의 부장들)등과 같이 스토리와 캐릭터의 연관성은 없지만 주제나 소재로 묶어 볼 수 있는 시리즈물과 김한민 감독의 이순신 3부작(명량, 한산, 노량)과 같은 시리즈도 존재한다.
7. 관람등급
우리나라의 모든 영상물은 상영 전 반드시 영상물등급위원회로부터 심의를 받아 등급 분류를 받아야 한다. 등급을 분류하는 목적은 영상물의 공공성과 윤리성을 확보하고 청소년을 유해한 매체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따라서 나이에 맞는 영상물을 선택하고 즐겁고 유익하게 영상물을 관람할 수 있도록 영상물 관람 등급을 분류하고 있는데 영화나 비디오, 예고편 등은 당연히 영상물로서 등급 분류를 받고 있다. 국내의 경우 등급은 총 다섯 단계로 ‘전체 관람가’, ‘12세 이상 관람가’, ‘15세 이상 관람가’, ‘청소년 관람불가’, ‘제한상영가’로 분류되어 있다. 등급 분류는 '주제와 선정성', '폭력성', '대사', '공포', '약품', '모방위험'의 7가지 요소에 따라 결정된다.
이 등급 분류는 결국 영화를 볼 수 있는 연령대를 결정짓는 것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영화를 볼 수 있은 관객의 규모를 규정짓게 만든다. 그래서 ‘제한상영가’나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을 받은 영화 보다 ‘전체관람가’ 영화가 더 많은 관객을 극장으로 불러 들일 수 있고 시장 크기는 관람 제한이 많을수록 작아진다. 그래서 영화사에서는 조금이라도 관객층을 넓히기 위해 어떤 관람등급을 받느냐에 민감해하고 때로는 더 넓은 관람등급을 받기 위해 편집을 다시 하는 등 수위를 조절하는 노력을 한다.
물론 조사에 의하면 '관람등급'이 영화 선택에 영향을 미친다는 응답은 전체의 28.8% 정도로 지금까지 앞서 살펴본 다른 ‘영화 흥행에 미치는 고려 요인’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미미하다. 하지만 연령대로 살펴보면 유의미한 결과를 발견할 수 있다. 10대 남성의 경우의 37.9%가 관람등급을 고려한다 응답하였고 여성의 경우는 반대로 50대가 41.1%로 가장 높고 60대가 37.0%, 40대가 32.8% 순으로 관람등급을 고려한다고 응답했다. 반면 2, 30대 같은 경우는 남녀 모두 관람등급의 영향을 적게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조사를 바탕으로 생각해 보면 관람등급이 단순하게 관객층의 확대나 축소로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영화의 장르에 따라서, 소재나 내용에 따라서 또는 영화를 보는 관객의 연령층에 따라서 관람등급은 흥행에 세밀한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에로물과 같은 성인영화의 경우는 당연히 ‘청소년 관람불가’를 받아야 흥행할 수 있다. 생각해 보라 만약 성인영화가 15세 관람가나 12세 관람가를 받았다면? 과연 이 영화가 흥행이 될까? 당신은 이 영화의 표현 수위가 어떨 것이라고 생각이 되는가? 우리는 관람등급만 봐도 영화의 내용이나 소재 등이 과하지 않을 것이고 어린 자녀와 함께 봐도 될 정도의 표현 수위일 것이라 판단할 것이다. 그런데 이 영화의 주된 타깃 관객은 누구인가? 당연히 성인물에 대한 기대를 갖고 영화관을 찾는 성인관객이다. 앞선 조사로 유추해 보면 주된 관객층은 아마도 40~60대까지의 여성 관객일 것이다. 이들에게 있어서 표현 수위는 곧 강력한 셀링 포인트인데 '15세 관람가'나 '12세 관람가'는 그 자체만으로도 기대가 사라지며 매력이 반감된다.
2015년 5월에 개봉한 민규동 감독의 영화 <간신>은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로 영화가 개봉하고 나서 관객들로부터 “19금 이상이네요!(80***)”, ‘불필요한 음란이 너무 많다(jwse****)”, “잔인하고 선정적이고 슬프다…(ssuk****)” 등의 관람평을 받았지만 오히려 IPTV, 모바일 VOD 시장에서 상위권의 매출 순위를 차지했다.
이것은 노출과 같은 성적 수위에 한정되지 않는다. 폭력의 표현 수위나 소재나 주제의 특수성과도 맞물리며 영향을 받는다. 예를 들어 2010년 개봉한 이정범 감독 연출, 원빈 주연의 <아저씨>는 액션, 범죄, 드라마 영화이다. 옆집 아이를 구하기 위한 전당포 주인의 사투를 그린 영화인데 이 영화의 액션씬은 매우 잔인하다. 감독이나 영화사에서는 고민을 많이 했을 것이다. 과연 이 영화의 폭력의 표현을 어느 정도까지 해야 할까? 15세 관람가로 폭력의 수위를 낮추면 관객층이 늘어나는 장점이 있지만 대신 누아르풍의 톤 앤 매너가 살지 않을 것이고 또한 센 영화를 만들고 싶었던 제작진의 창작 의도 또한 달라질 수 있다. 결과적으로 ‘청소년 관람불가’의 선택은 그동안 꽃미남 원빈의 인생작이 되게 하는 것은 물론 늘 더 강하고 새로운 영화를 찾는 관객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며 큰 성공을 거두었다. 또한 우민호 감독의 <내부자들>도 과감히 우리 권력 사회의 고발이라는 본연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잔인한 폭력성'과 '리얼하고 과감한 기생집' 장면은 영화의 정체성을 만들어주는 동시에 비현실적인 것 같지만 리얼한 현실을 함축적으로 보여주는 역할을 하였다. 이 장면은 본 영화인들은 자조 섞인 농담으로 ‘현실이 더 영화 같은데 이제 우리 어떻게 영화 만들지?’라고 얘기할 정도로 영화의 상상력을 뛰어넘는 현실에 대해 이야기하였다. 이렇듯 영화의 표현과 관람등급의 상관관계는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 입장에서 매우 중요한 선택이며 고도의 전략과 묘한 줄타기가 필요하다.
반대로 애니메이션이나 가족영화 역시 관람등급에 민감하다. 특히 ‘전체관람가’ 또는 ‘12세 관람가’의 경우는 온 가족이 함께 영화를 보기에 큰 무리가 없지만 때로 ‘15세 관람가’ 영화의 경우는 부모와 자녀가 함께 영화를 보기에 민망한 장면들이나 또 부모가 가진 가치관이나 생각과 다른 불편함이 있는 경우가 있다. 대부분 15세 미만의 자녀들과 영화를 볼 경우에 영화 선택권이 부모에게 있기 때문에 이런 것이 느껴지면 관람등급이 ‘15세 관람가’여도 보여주기를 꺼려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영화의 경우는 조금이라도 관객층을 넓히기 위해 표현 수위를 조절하며 관람등급에 신경을 썼지만 정작 성인관객도 만족 키시지 못하고 반대로 15세 미만 관객도 얻지 못하는 어정쩡한 상황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영화의 등급이 흥행에 영향을 끼치긴 하지만 절대적인 건 아니다. 그것보다도 등급에 맞는 관객들의 기대와 동시에 완성도 있는 작품이 곧 흥행에 성공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8. 제작비, 블록버스터, CG
마지막 여덟번째로 '제작비'인데 이 또한 흥행에 영향을 미친다. 물론 저예산으로 만들었는데 영화의 퀄리티가 좋아서 흥행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지만 사실 이는 실제로 영화가 잘 만들어져서 적은 예산에도 불구하고 흥행하며 가성비 좋은 영화가 된 것이지 제작비가 흥행에 영향을 미쳤다고는 하지 않는다. 주로 우리가 제작비와 흥행을 이야기할 때는 블록버스터를 말한다. 즉 새로운 비주얼과 스펙터클한 영상이 관객의 상상력을 만족시키며 경이로움을 불러일으킨 경우 또는 지금까지 전혀 보지 못했던 장면이나 새로운 기술이 접목된 경우나 막대한 제작비가 들어서 그 규모가 기대될 때 그것은 흥행에 영향을 미친다.
1998년 2월 20일에 개봉한 <타이타닉>은 당시 최고의 제작비 2억 달러를 들여 제작하였고 2009년 <아바타>가 개봉될 때까지 최고의 흥행 기록을 가지고 있었다. 또한 너무 막대한 제작비가 들어가니 감독이었던 제임스 카메룬이 자신의 개린티까지 제작비에 투자를 했다는 일화가 홍보되며 작품의 스케일에 대한 궁금증은 커졌고 194분이라는 두 배 정도의 긴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국내외에서 큰 흥행을 하였다. 이후 1999년 <매트릭스>는 지금껏 보지 못했던 액션 장면을 선보이며 새로운 시대가 도래했음을 알렸다. 이후 <아바타>, <트랜스포머>, <해리포터>, <반지의 제왕>, <어벤저스> 등은 제작비 규모뿐 아니라 ‘전에 보지 못했던(never-seen-before)’ 새로운 장면들을 실사로 구현해 내었다. 또한 <분노의 질주>나 <크로우>에서는 영화 촬영 중 사망한 폴 워커나 이소룡의 아들 브랜드 리의 모습을 CG로 재현해 영화를 완성하였는데 이와 같이 궁금증을 자아내는 기술력 또한 흥행에 기여를 한다.
오늘날 VFX 기술의 발달은 표현의 한계를 뛰어넘어 우리가 상상하는 것은 무엇이든 눈으로 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는 창작자에게 무한한 상상력을 자극하여 관객들에게 늘 새로움을 선사할 수 있게 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역시 제작비는 흥행에 영향을 미친다. 한국형 블록버스터의 효시를 따져보자면 아마도 1997년에 개봉해 60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한 <쉬리>를 생각할 수 있다. 이 당시에는 지금처럼 멀티플렉스가 보편화되어 있지 않던 시대여서 전국 관객 600만 명이라는 숫자는 신드롬이라고 불릴 정도의 신기록이었고 한국영화가 오늘날 이렇게 성장하는데 큰 역할을 하였다. 이 영화의 순제작비는 23억 원(총제작비 30억 원)으로 당시 한국영화 평균 순제작비가 10억 원 내외였던 것을 가만하면 실로 과감한 도전이었다. 이렇게 시작된 한국형 블록버스터는 해를 거듭할수록 규모가 커지더니 2013년 <설국열차>의 순제작비는 약 4,000만 달러로 한화로 400억 원(P&A비용을 합한 총제작비는 570억 원)이 훌쩍 넘는 막대한 제작비로 제작되었다. 이후 제작된 블록버스터들의 순제작비로는 <백두산>이 260억 원, <승리호>가 220억 원, <암살>이 180억 원, <인랑>이 190억 원, <마이웨이> 280억 원, <신과 함께> 시리즈가 350억 원 등 오늘날 한국형 블록버스터의 평균 제작비는 200억 원을 웃돌고 있다. 이러한 투자는 한국영화의 완성도를 세계적인 수준에 이르게 하며 오늘날 K-Movie, K-Drama가 세계적으로 인정받게 만든 원동력이 되기도 하였다. 특히 VFX의 완성도는 돈과 시간의 지원이 뒤따른다면 이제 할리우드에 버금갈 완성도를 낼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이렇게 한국 영화가 짧은 시간에 매우 크게 성장과 반대로 심각한 부작용 또한 낳고 있다.
먼저는 영화 제작에 있어 '부익부 빈익빈'이 심화된다는 것이다. 블록버스터 영화가 시장을 빨아들이는 사이 작은 영화들이나 적은 예산 규모의 영화의 설자리는 점점 사라지고 있다. 물론 이것이 시장의 논리이기는 하지만 영화의 다양성은 사라지고 실험적이고 모험적인 시도보다는 안전하고 규모로 밀어붙이는 영화들이 주를 이루며 한국영화는 더욱 흥행감독과 스타배우 그리고 막대한 제작비라는 흥행 공식에 의존하게 되었고 이는 큰 영화는 더 크게 만들고 작은 영화는 더 작게 만들며 여러 가지 측면에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도드라지게 하였다. 또한 이러한 영화 한 편의 흥행과 실패로 전체 한국영화시장이 불을 뿜거나 위축되거나 하는 롤러코스터를 타기도 한다. 즉 한 편의 영화가 투자사 라인업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보니 블록버스터의 흥행 참패는 다음 작품 투자에 자연스럽게 영향을 미치게 되고 이는 결국 한국영화 시장 전체를 위축시키는 영향을 초래한다.
그러다 보니 이런 블럭버스터의 경우는 조금이라도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한두 명의 스타 배우가 아닌 다수의 스타 배우들을 한 영화에 캐스팅하는 전략과 함께 스토리면에서도 대중의 입맛에 맞고 보다 넓은 관객층을 확보하려는 시도를 하게 된다. 하지만 이는 오히려 감독의 개성이나 새로움 없는 평이하고 뻔한 영화가 되기 일쑤 여서 결국 관객들의 니즈를 충족시키지 못해 흥행에 고배를 마시는 결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블록버스터를 기획할 때 특히 이런 점을 주의해야 한다.
9. 최초
흥행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은 위에 열거한 8가지 외에도 '최초'라는 수식어 또한 흥행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이다.
국내에서 좀비영화는 미국 헐리우드의 B급 무비로 여겨져왔고 소수 매니아들이나 좋아하는 장르로 대중성이 약하다고 치부되었었다. 그래서 많은 제작사가 좀비 영화를 준비하였지만 판타지를 그리 좋아하지 않는 우리나라 사람의 정서에 상업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투자자들에게 외면 받아왔었다. 그러나 2016년 7월에 개봉한 연상호 감독의 <부산행>은 국내 최초의 좀비 영화로 관객 1,156만 명을 동원하며 크게 성공하였다. 물론 이 영화는 B급 마이너 무비인 좀비 영화로 마케팅하지 않고 재난블록버스터로 포장하였지만 국내 관객들에게는 국내 최초의 좀비 영화로 기억되고 있다. 이후 2020년에 <반도>라는 보다 더 좀비 영화의 색채가 강한 영화를 개봉하였고 이러한 시도는 곧 OTT 드라마로 옮겨가 여러 편의 좀비 드라마 시리즈를 탄생시켰다. 그래서 2019년 <킹덤>, 2020년 <스위트홈>, 2022년 <지금 우리 학교는> 등 Netflix나 tvN에서 방영되며 큰 인기를 끌었다.
또한 국내 최초의 재난영화라면 부산 앞바다에 닥친 쓰나미를 배경으로 한 2009년 윤제균 감독의 <해운대>가 있다. 이전까지 국내에서 재난영화는 만들어지지 않았다. 기술적 한계와 막대한 제작비가 투여되기 때문에 만들고 싶어도 만들지 못했는데 <해운대>를 필두로 이후 여러 편의 재난영화들이 시도되었다. <해운대> 역시 1,145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였다. 이뿐 아니라 국내 최초로 남북한의 대결을 액션 스릴러로 푼 강제규 감독의 <쉬리>는 1999년 개봉하여 약 620만 명의 당시 최고 관객수를 동원하였다. 이 영화는 국내 최초의 블록버스터라는 수식어를 가지고 있으며 실제로 <쉬리>를 전후로 한국영화는 전환점을 맞이한다. 특히 제작규모가 당시 5억 ~ 10억을 넘지 못하는 상황에서 무려 30억 원의 초대형 작품이 나오며 한국영화산업의 성장의 원동력이 되었다. 이어 2006년에 봉준호 감독의 <괴물>은 CG를 사용하여 국내 최초로 매우 사실감 있는 '괴물'을 등장시켰다. 이 역시 1,092만 명을 동원하며 이제 꿈의 관객수였던 천만 영화가 1년에 한두 편 나오는 시대가 열렸다. 이와같이 '최초'라는 타이틀은 늘 관객들에게 기대를 품게 하고 그 완성도가 높을 경우 큰 흥행을 선물해줬다. 최초의 깐느영화제 수상작, 최초의 아카데미 영화제 수상작 이런 수식어 또한 관객들을 극장으로 불러모으는 흥행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10. 성적 코드
'성적 코드' 역시 중요한 흥행 요소 중에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성적인 코드는 작품성이 뒷받침된다면 흥행에 아주 커다란 영향을 준다.
성은 마케팅에서 중요한 셀링 포인트로 사용되고 있다. 우리는 매일 보는 광고에서 성적 코드를 사용을 자주 발견할 수 있는데 비주얼적인 표현은 물론 광고 문구에서 노골적으로 성적인 상상을 하게 만드는 카피들이 그 예이다. ‘못생겨도 맛은 좋아(아이스크림 광고)’, ‘새댁, 잘 빨아줘서 좋겠소(세탁기 광고)’ 등과 같은 카피는 중의적 의미를 내포하며 소비자의 성적인 상상을 유발하여 상품이 소비자들의 뇌리에 오래 남도록 기능한다.
영화 마케팅에서도 역시 성을 이슈화하여 성공한 사례가 많다. 이안 감독의 <색.계>는 157분의 긴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노출이 심하다고 소문이 돌았고 영화사는 노골적으로 영화의 주제보다 노출 수위를 적극적으로 홍보했다. 파격적인 정사 장면을 강조하며 ‘숨 막히는 20분’이라는 자극적인 카피는 관객의 성적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고 이를 보기 위해 상당수가 티켓을 구매하고 극장으로 몰려들었다.
<원초적 본능>, <폭로>, <미인도>, <방자전>, <쌍화점> 모두 성적 코드를 마케팅해서 성공한 영화들이다. 마케팅에서 적극적으로 팔았다는 것은 성적인 요소가 관객들의 흥미를 끄는 매우 중요한 요소이고 흥행에 영향을 많이 미친다는 것을 반증한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를 기획할 때 성적인 요소에 대해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그러나 성을 활용할 때 너무 노골적으로 드러내지는 말아야 한다. 성적 코드가 있는 영화의 주 관객층은 여성이다, 특히 주부 관객층이다. 지나치게 노골적이고 야하기만 하면 거부감이 생긴다. 예를 들어 앞서 언급한 민규동 감독의 <간신>은 연산군 시대를 배경으로 하며 조선의 권력다툼을 그린 작품이지만 연산군의 폭정과 향락을 그리기 위해 심한 노출이 자주 등장하였고 이는 관객들이 티켓을 사서 극장에 들어가는 것을 꺼리게 만들었다. 즉 요즘 표현으로 19금이 아니라 29금, 39금, 49금 같다 라는 말이다. 결국 극장관객은 111만 명의 관객 동원에 그치고 말았다. 물론 OTT나 VOD로 수익을 내었지만 극장에서는 관객들에게 외면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 야하기만 한 영화는 아니었는데 아쉬운 부분이다. 반대로 <색.계>의 경우는 베니스 영화제 그랑프리 수상이라는 검증된 이력이 야한 영화에 대한 이미지를 상쇄시켰고 관객들은 '숨 막히는 20분'에 끌려 극장에 가면서도 겉으로는 마치 좋은 문학작품을 감상하러 영화관에 가는 문화인이 된듯 편안하고 자신있게 극장으로 향할 수 있게 되었다. 이를 보면 성적 수위를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 좋은 가이드를 우리는 발견할 수 있다. 성적 수위가 높더라도 관객들이 드러내 놓고 관람할 수 있도록 충분히 설득력있는 예술적 명분을 선사해야 한다.
-> 흥행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요소 2에서 외적요소에 대해 설명합니다.
[1] 특정 영화를 지지하기 위해 영화를 직접 보지 않더라도 표를 예매하는 행위다. 영혼 보내기에 나선 관객들은 영화를 이미 봤거나, 사정이 있어 극장에 가지 못할 때에도 표를 구매해 해당 영화에 대한 지지와 응원을 표현한다. 소비 행위를 통해 자신만의 의미나 취향 또는 신념을 표출하는 '미닝아웃'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문화는 대작의 흥행세에 밀린 작지만 의미 있는 영화들이나 기획 자체가 적은 여성 영화에서 주로 발견된다. 자신의 신념에 맞는 영화가 흥행에 성공하면 앞으로도 이러한 영화가 제작될 수 있을 것이라는 바람을 담은 것이다. 상영관과 상영 횟수가 많지 않은 영화는 초기에 흥행에 성공해야 차후 상영관을 더 많이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영혼 보내기 티켓을 살 때는 주로 평일 조조 등 관객이 적은 시간을 골라, 상영관 맨 앞자리처럼 인기가 덜한 좌석을 구매해 다른 관객에 대한 피해를 줄이는 경향이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영혼 보내기 (시사상식사전, pmg 지식엔진연구소)
[2] 관객들의 영화 선택 고려 요인 : 1) 내용, 줄거리 (83.7%) 2) 장르 (81.4%) 3) 배우 (71%) 4) 주변인의 평가 (67.1%) 5) 관람 동반자 취향 (64.4%) 6) 흥행 성적 및 순위 (62.3%) 7) 온라인 평점 등 평가 (54.9%) 8) 전문가 평가 (37.9%) 9) 원작 및 화제성 (37.5%) 10) 감독 (34.3%) 11) 영화제 출품 및 수상 (32.7%) 12) 시리즈 여부 (32.3%) 13) 제작국가 (30.2%) 14) 상영등급 (28.8%) 15) 제작비 규모 (20%)
[3] 영화 장르란 유사성을 띤 일화의 줄거리, 등장인물, 세트, 사운드, 주제, 화면 구성, 편집, 분위기 등에 따라 영화들을 분류한 것을 말한다. 멜로, 코미디, 로맨틱 코미디, 액션, 서부극, 갱스터, 누아르, 스릴러, 미스터리, 모험, 공포, 전쟁, 탐정, 공상과학, 판타지 등 다양한 장르가 있다. 장르는 영화 분류의 특정한 형식이자 관습으로 영화 장르는 속성과 기준에 따라 분류되고, 영화와 관객의 관습적 상호작용에 대한 약속으로 유지된다. 영화 장르는 고정된 것이 아니라 시대의 흐름과 사회의 변화, 관객의 취향에 따라 끊임없이 재생산된다. [네이버 지식백과] 영화 장르(영화의 이해, 2014. 2. 28., 민경원)
[4] 프랜차이즈 IP 확보에 나선 넷플릭스, 제2의 마블 콘텐츠 만들 수 있을까? 작성자 : 김수빈, 2021.04.26, 출처: https://www.kobiz.or.kr/new/kor/03_worldfilm/news/news.jsp?mode=VIEW&seq=3402
[5] 이윤정, 신형덕(2013). 원작의 유무와 형태가 영화 흥행에 미치는 영향. 한국콘텐츠학회논문지, 13(6), 108-115
[6] 속편(프리퀄, 시퀄)이나 리메이크, 리부트 등의 대상이 되는 기존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