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 집에 있기

덮쳐오는 추위에 다시 생긴 두통

by 관리비

오늘도 비가 왔다.

가을비는 집안에 있는 사람조차 오한을 느끼게 한다.

나는 겨울 실내용 경량 패딩을 입고 추위에 떨며 또 낮잠에 빠져 들었다.

베란다에서 풍월을 읊던 고양이들도 침대로 모여들었고 나는 고양이들에게 빼앗긴 침대 한쪽에서 웅크려 선잠을 자야 했다.


서늘해진 날씨에 따뜻한 이불속 공기에 의지하며 꿀 같은 낮잠을 자고 일어나 나는 생각했다.

참 춥다. 겨울은 더하겠지. 이 겨울을 잘 날 수 있으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


나는 겨울이 싫다. 유독 추워하는 체질이기도 하고 공기가 찰 때면 움츠러드는 어깨와 목 때문에 두통이 심해져 겨울이 싫었다.

날씨가 슬슬 추워질수록 나는 숨통이 조여왔다. 이번 겨울은 어떻게 잘 보낼 수 있을까.


얼마 전 족욕통을 하나 샀다. 화장실이 작은 탓에 그럴싸한 족욕통은 놓기가 어려웠고 주머니처럼 생겨서 접을 수 있는 그런 족욕통을 말이다.

화장실에 작은 의자를 하나 놓고 따뜻한 물과 뜨거운 물을 적당히 섞어 넣으면 발이 뜨거워 족욕통에서 얼른 빼고 싶은 온도가 된다.

그렇게 좀 참아내다 보면 나는 발목까지 오는 빨간색 피부를 가질 수 있었다. 가끔은 이러다 저온화상을 입는 게 아닌가 싶다가도 족욕을 할수록 몸이 따뜻해지는 느낌이 들어 요즘 끊기가 어렵다.


나만의 루틴이 점점 생기고 있다. 책을 간간히 읽는 습관과 브런치에 매일 글을 올리는 것, 그리고 블로그를 운영하는 것이 그것이다.

그에게 브런치에 발행한 글에 대해 소소한 칭찬을 받거나 블로그에 찾아오는 방문객이 하나라도 더 생길 때마다 짜릿한 성취감을 가진다. 그러다 어느 날은 글도 그저 그렇다 평가받고 블로그에 방문객도 적어져 침울한 날이 오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다.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발전시켜 나가다 보면 내가 꿈꿀 수 있는 가장 원대한 꿈에 닿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다.


나의 그는 요즘 달리기를 하고 있다. 그래서 상황이 안된다면 이 좁은 집을 걸어 다니며 하루 3만보를 걷고 있다. 말이 3만 보지 이건 정말 어마어마한 일이다. 짧은 거리를 왔다 갔다 왔다 갔다 수없이 반복하는 모습을 보다 보면 가끔은 나도 어지러워 속이 울렁이기도 한다.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고 지금도 내 앞을 왔다 갔다 하는 그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하지만 식사량까지 줄여가며 움직이는 그를 보면 걱정이 앞선다. 내가 그러해보았듯 초절식 다이어트만큼 위험한 게 없기 때문이다. 내가 초절식 다이어트를 해서 얻은 것은 결과 잠깐의 기쁨과 더한 요요현상이었다. 그럴 때면 나는 좌절하였고 이제는 다이어트를 다시 하는 것조차 두려워지기 시작했다.

이러한 구실로 나는 족발을 먹자고 제안했다. 단백질에 야채쌈은 더할 나위 없는 다이어트식 아닌가. 언젠가 터질 폭식을 대비해 미연에 예방주사를 놓는 다 생각하고 족발을 먹자 논리적으로 설득했고 그도 곧 승낙하였다.


우리는 맛있게 족발을 먹었다. 둘 중 나는 더 맛있게 먹었다. 고기는 옳았다. 그리고 내가 젓가락을 놓기도 전에 그는 제안했다. 입가심이 필요하다고. 설빙으로 가자고. 우리는 족발이 정리되기 전에 설빙을 주문했고 족발을 먹은 그릇을 분주히 치웠다.


참. 쓰다 보니 어제도 먹는 이야기를 한 거 같은데 약간 자괴감이 온다. 이거 누가 보면 어떡하지. 누군가 내 글을 보면 30대 후반의 뚱뚱하고 머리숱 없는 어떤 사람의 글이라고 생각할 것이 분명했다. (사실이다.)


마저 이야기하자면 우리는 설빙의 애플망고 빙수를 시켰고 여기에 연유와 망고소스까지 더해 참 맛있게도 먹었다. 만족스러운 식사가 끝나고 나와 가끔 시간을 보내는 그는 오늘도 그렇게 걷고 또 걷고 있는 중이다. 집안에서 걸어서 그렇지 이 정도면 국토대장정이다. 존경의 마음을 표한다.


일주일 된 나만의 루틴이 나에게 뿌듯함을 주고 있다. 이것이 내 목표의 종착점이 아니기에 나는 별 부담 없이 수행하려 노력 중이다. 그리고 언젠가 한 단계 한 단계 넘어가다 보면 내가 결국 이루고 싶다 생각하는 그곳에 서있을 것이다. 그날을 위해 하루를 충만하게 산다면 당장 죽음이 다가온다 해도 두렵지 않을 것이다.라고 ‘멘털의 연금술’에 쓰여있었다.


공감이 가면서도 내가 꼭 생각할 점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는 불안도가 높은 사람이다. 미래에 대한 불안, 직장생활의 내 적응도에 대한 불안, 직장동료와의 관계에서 오는 불안 등 불안하지 않은 것이 없는 사람이다.

하지만 책은 이야기한다. 좀 더 원대한 목표를 가지고 간다면 매일 부딪히는 작은 문제들은 더 이상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그렇게 생각하니 나의 불안이 조금은 잦아지는 것 같다.


나는 나만의 루틴을 만들어 매일매일 그것을 수행할 것이다. 가끔씩 모든 걸 지키지 못하는 날이 있더라고 꾸준히 해나가려 할 것이다. 그것은 나만의 원대한 목표를 위한 과정이며, 그 과정에서 오는 작은 시련은 나를 성장시키기 위한 기회임을 알아차릴 것이다. 그리고 절대 절대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오늘은 이러한 나의 생각을 한번 더 확고히 하는 시간으로 글을 마무리하려 한다.

내일은 비가 좀 잦아 들길.

작가의 이전글연휴의 시작